[머니위크 이주의 책] 고용 종말 시대의 문제작 「지금까지 없던 세상」
작성자 | hankook990 | 작성일 | 2016-04-22 14:27 | 조회 | 21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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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의 종말,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양준영 교보문고 북모닝CEO 편집팀|입력 : 2015.10.10 11:38
현재 한국은 경제활동 인구의 85%가 조직의 구성원으로 고용돼 있다. 이런 ‘고용사회’가 이뤄진 것은 언제부터일까. 그 기원은 아마도 포드자동차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헨리 포드가 1908년부터 본격적으로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했다으니, 미국에서는 고용사회의 역사가 100년에 이른다. 한국에서는 정부 주도의 경제개발이 시동을 걸고 대기업이 등장하기 시작한 1960년대 초반부터라고 볼 수 있다.
출퇴근제, 피라미드처럼 층층이 쌓인 직급제, 호봉에 따라 매년 일률적으로 올라가는 급여체계를 근간으로 한 고용사회. 이 사회에서 피고용인이 된다는 것은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한국 그리고 세계는 고용사회를 유지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없던 세상>을 보면 그에 대한 답이 보인다.
책에서는 고용사회가 붕괴하기 시작해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또한 붕괴를 촉발시키고 촉진하는 요인을 분석한다. 평생직장과 안정된 생활이 보장된 고용사회는 미국에서는 1970년대 말, 한국에서는 1990년대 말에 크게 흔들렸다. 고용사회의 중심에서 기능하던 거대 기업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저자는 ‘신기술의 등장, 개도국의 미국시장 점유율 확대, 유통 대기업의 등장’을 주요 원인으로 거론한다.
새로운 기술로 생산성이 오르고 작업의 형태가 달라지면서 기존의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던 일자리 상당수가 사라졌다. 시장이 글로벌화 되면서 독과점의 안온한 경쟁은 과거의 일이 되고 수익을 올리기 위한 조치들이 취해졌다. 구조조정이 ‘전가의 보도’처럼 쓰이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유통의 힘이 강해지면서 대형 제조업체들에게 마른 수건을 짜는 듯한 비용절감의 압박이 더욱 강해졌고 인건비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거의 1순위로 행해졌다. 1981년 GE의 최고경영자로 부임해 ‘중성자탄’이란 별명을 얻었던 잭 웰치와 같은 경영자로 상징되는 ‘상시 구조조정’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한국의 경우도 큰 틀에서는 다르지 않다. 새로운 기술, 특히 IT기술의 발달은 기업 내부의 일하는 방식도 변화시켰을 뿐 아니라 산업의 지형을 바꿔 놓았다. 기존 고용사회의 조직이 돌아가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프리랜서형의 일자리가 대규모로 나타났다. 수입자유화는 경쟁의 근본을 흔들었고 정부의 보호우산도 걷힌 채 기업들은 효율성을 기본으로 삼는 치열한 경쟁의 세계로 내몰렸다. 국내에 대형 할인 유통점이 등장했고 비용 절감이 최우선 과제로 대두됐다. 고용사회의 붕괴가 이미 현재진행형을 넘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붕괴되는 이 고용사회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 책의 후반부는 이에 대한 답을 담고 있다. ‘무리에서 벗어나 생존하는 법’, ‘빈틈에서 찾는 업(業)의 전략’과 같은 매우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특히 ‘2030년, 6대 슈퍼섹터’와 같은 장(章)은 기존의 트렌드 책이나 창업 서적에서는 없는 인사이트를 담고 있다. 종(縱)으로 시대를 훑으며 고용사회의 기원으로서 헨리 포드와 이전의 비슷한 구조인 주식회사의 기원, 횡(橫)으로는 글로벌을 무대삼아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사례들을 담은 이 책의 미덕은 그런 면에서 빛난다. 이민주 지음 | 쌤앤파커스 펴냄 | 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