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2016년 30대 기업 평균 유보율이 8682%, 왜 그렇게 높을까?(윤진기 교수의 경제와 숫자 이야기)
  • 윤진기 교수
  • 등록 2018-05-02 08:41:06
  • 수정 2024-02-13 09:03:55
  • 목록 바로가기목록으로
  • 링크복사
  • 댓글
  • 인쇄
  • 폰트 키우기 폰트 줄이기

기사수정


작년(2017년)에 신문과 국정감사에서 유보율에 관한 비판이 있었다. 기자나 국회의원들이 주장하는 요지는 “국회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회계연도 기준 30대 기업 사내유보율은 평균 8682%에 이르기 때문에 기업의 유보율이 너무 높아서 현금이 넘치는데 투자는 하지 않고 있어서 법으로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이 과연 맞는 내용일까? 여기서 말하는 ‘사내유보율’은 ‘유보율’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당기유보율에 해당하는 순이익유보율(earnings retention ratio)도 실무에서는 간혹 사내유보율이라고도 하기 때문에 유보율을 사내유보율로 표현하는 것은 혼동을 일으키기 쉽다.


부채를 제외하고, 회사에 있는 돈은 자본금, 이익잉여금, 자본잉여금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자본총액(자기자본)에서 자본금을 빼면 잉여금(이익잉여금+자본잉여금)이 되고, 이것을 자본금으로 다시 나누면 유보율이 나온다. 

   

유보율 = (자기자본-자본금)/자본금×100%
유보율 = (이익잉여금+자본잉여금)*/자본금×100%

또 바람직한 유보율 산식을 ‘유보율 = 이익잉여금/(자본금+자본잉여금)’으로 제시하는 학자도 있다. 이렇게 산정하면, 유보율은 크게 낮아질 것이다. 


그런데 이익잉여금은 아래 공식에서 보는 바와 같이 누적 개념이기 때문에 유보율도 누적 개념으로 나타난다.

이익잉여금 = 회사 창립 시부터 발생한 당기순이익의 누적액-모든 배당금지급액의 합계액
당기말 이익잉여금 = 전기말 이익잉여금 + 당기순이익 – 당기 중의 배당금


유보율을 생각할 때, 시간의 개념을 고려하지 않으면 쉽게 오해를 하게 된다. 2018년 현재 유보율은 언제를 기준으로 하여 계산해야 할까? 자본금을 언제 것으로 계산할까? 대체로 주식의 액면가액을 납입자본금으로 계산하는 것을 고려하면, 수년 또는 수십 년의 시간 간격이 존재한다. 공식에서 분모에 해당하는 자본금은 주식의 액면가로 고정된 반면에 분자에 적립되는 잉여금은 인플레이션 비율이 반영되어 커지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유보율이 증가하게 된다. 그러니 자산의 덩치가 적은 가계 자산보다 덩치가 큰 기업 자산이 더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 당연한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다. 


우리 사회는 기업이 유보율이 높으면 마치 부도덕한 기업인 것처럼 생각하지만, 유보율의 시간적 측면을 고려하면, 유보율이 낮은 기업보다 높은 기업이 우량기업이고, 더 오래된 기업이고, 더 열심히 사업을 한 기업이다. 2016년 30대 기업의 유보율이 평균 8682%라는 것은 액면가를 기준으로 하여 그 동안 누적된 기업의 자산이 그 주식이 발행된 당시에 비해서 그렇게 가치가 증가되었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보율이 높아서 여유자금이 로비나 지하경제로 유출되거나 한국경제를 썩게 만드는 것이라는 시각으로 보는 것은 참으로 근거 없는 일이다. 특히 규제를 통해서 유보율을 제로 베이스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은 어이없는 것이라 하겠다.

*유보율을 계산하는데 자본조정, 기타포괄손익누계액 등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나 이들은 액수가 많지 않으므로 재무분석에서는 이 항목들은 생략하여 계산해도 무방하다.


ⓒ저작권은 저자에게 있습니다.

sunhwa771@naver.com

'버핏연구소' 구독하기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삼양바이오팜 분할 출범, 삼양홀딩스는 순수 지주사되고 경영 효율성↑ 삼양홀딩스에서 삼양바이오팜이 인적분할되면서 삼양홀딩스는 순수 지주사로 색깔이 선명해지고 그룹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양홀딩스가 의약바이오 부문을 인적분할해 지난 1일 삼양바이오팜을 출범시켰다. 이 분할은 의약바이오사업의 가치를 시장에서 재평가받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환경에 ...
  2. NI스틸, 건축자재주 저PER 1위... 6.38배 NI스틸(대표이사 이창환. 008260)이 11월 건축자재주 저PER 1위를 기록했다.버핏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NI스틸이 11월 건축자재주 PER 6.38배로 가장 낮았다. 이어 한일현대시멘트(006390)(6.63), 노루홀딩스(000320)(6.64), 삼표시멘트(038500)(6.8)가 뒤를 이었다.NI스틸은 지난 3분기 매출액 652억원, 영업이익 8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15.81%, 영업...
  3. [버핏 리포트]DL이앤씨, 영업이익 예상 수준...수익성 리스크 완화 시 가치 부각 기대 - 메리츠 메리츠증권이 7일 DL이앤씨(375500)에 대해 매출 및 수익성 리스크가 해소된다면 안정적인 방어주, 가치주로서의 역할이 부각될 전망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5만3000원을 '유지'했다. DL이앤씨의 전일종가는 3만9900원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DL이앤씨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1168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추...
  4. [버핏 리포트] 롯데웰푸드, 코코아 가격 하락 시작…인도 법인 성장까지 더해져 마진 반등 본격화 - 한국 한국투자증권은 21일 롯데웰푸드(280360)에 대해 글로벌 코코아 가격이 톤당 5000달러 아래로 내려오며 원가 부담이 완화되고, 내수·해외 가격 인상 효과가 더해지면서 4분기부터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 17만원을 제시했다. 롯데웰푸드의 전일 종가는 12만3700원이다.강은..
  5. [버핏 리포트] 아모레퍼시픽, 북미·유럽 고성장 지속…에스트라 매출 급증 - 삼성증권 삼성증권은 7일 아모레퍼시픽(090430)에 대해 “라네즈의 미국·유럽 호실적이 이어지고, 미국 신규 론칭 브랜드 에스트라의 성장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5만2000원을 유지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 6일 종가는 11만8600원이다.이가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연결 매출액은 1...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