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모바일과 인터넷뱅킹이 확대되면서 은행 점포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 거세지면서 가장 보수적인 성향이 짙은 은행권도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ICT기술을 접목해 오프라인 지점에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도입이 예상되기 때문에 점포 없는 은행의 시대가 점점 빨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 점포수는 2012년 12월 7,835개 이후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9월 집계된 은행 점포수는 7,460개로 연간 100~200곳의 은행 점포가 사라지고 있다. 각 은행장들이 신년사 등을 통해 영업실적이 부진한 점포들을 통폐합 할 것으로 밝혀 올해도 감소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 KEB하나, 신한,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올해 통폐합 방식으로 100곳 이상의 점포를 정리할 예정이다.
은행이 오프라인 점포를 없애는 가장 큰 이유는 「비대면 거래」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기기와 인터넷 인프라의 발전으로 금융소비의 금융거래 패턴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입출금거래의 경우 CD와 ATM 기기의 업무처리 비중이 39.6%로 가장 높지만, 인터넷뱅킹 이용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뱅킹은 2013년 33.9%에서 지난해 9월 37.8%로 지속 늘고 있다. 잔액 조회 등 조회서비스의 경우 인터넷뱅킹이 78.1%로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입출금이나 조회 서비스 각각에 대한 대면 거래는 10% 대에 그치고 있지만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계적인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초저금리 시대로 은행들의 실적이 줄어들고 있는 점도 점포수 축소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크게 감소해 보험업에도 밀렸다. 순이자마진(NIM)은 10년 만에 거의 반토막이 났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 점포 및 인력 구조조정은 절실한 상황이다.
또한 올해는 K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이 본인가를 받는 해로, 은행업계에서는 이에 맞춰 「핀테크」를 통한 생존 전략을 내세웠다. 지난해 대면을 기본 원칙으로 하는 실명확인 방식이 22년 만에 비대면으로도 가능하게끔 규제가 풀렸고, 여기에 보안성과 편의성의 장점으로 핀테크 기술이 은행의 변실을 이끌고 있다.
은행들은 저마다 핀테크 대표 은행임을 내세우며 핀테크 업체와 함께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은 최근 계열사 포인트 제도를 통합한 「하나멤버스」 서비스를 출시했다. 신한금융은 「신한 퓨처스랩」을 중심으로 앞으로 다가올 '핀테크 격전'에 대비해 실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철옹성과도 같았던 은행산업에 ICT, 유통업계를 필두로 점포가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이나 IT기업들의 지급결제 시장 진출 등의 도전이 이어지면서 이 같은 은행업계의 변신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최신 핀테크를 도입하고 오프라인 점포를 없애는 것만으로 은행산업이 돌파구를 찾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어디까지나 기술의 중심에는 「소비자」와 「시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근 은행권이 도입한 핀테크에 시장의 요구를 긴밀하게 접목하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으로는 남아있는 오프라인 지점에 대한 차별화 전략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글로벌 은행들의 경우 이미 비대면 채널에 대한 투자를 크게 확대하는 한편, 비용 절감을 위해 점포를 줄이고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 미니 점포, 랜드마크, 포터블 브랜치 등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는 혁신 점포를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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