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가 신종자본증권의 만기 도래로 자금 사정이 나빠지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12년 5억 달러(약 5,000어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사업 보고서에는 이 사항이 기재돼 있다(아래 사진). 2007년 밥캣 인수 때 차입한 자금 상환을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를 위해 올해에만 180억 원을 배당해야 한다. 2017년 이후에 채권을 회수하지 않으면 영구채 배당률은 현재 3.25%에서 8.25%로 급증한다. 2020년부터는 배당률이 10%가 넘고 500억 원 이상이 배당금으로 나가야 하는 처지다.
그러자 최형희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CFO)은 지난 1월 투자자들에게 “현재 SC PE와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이고, 현재 실사 과정을 거쳐 본 계약 체결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대규모 M&A 딜의 특성상 일정 지연은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요지의 편지를 보냈다. 이어“시장에서 우려하듯이 이번 딜이 장기 지연되거나 혹은 무산되어 두산인프라코어의 자금 사정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추측은 심각한 오해입니다. 이번 딜이 무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시장의 우려는 가라 앉지 않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지난 2월 15일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을 기존 수익성, 재무부담, 유동성 대응력 등이 전체적으로 하락해 ‘BBB/안정적’으로 하향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은 2014년 9월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등급이 내려간 이후 작년 10월(BBB+/안정적)에 이어 4개월만에 한 단계 더 하락한 것이다.
한신평은 이번 신용등급 하락의 원인을 크게 2가지로 꼽았다. 우선 중국 및 신흥국 영업 부진 등에 따른 수익성 저조 등을 지적했다. 지난 2012년 이후 중국내 건설경기가 급격히 침체, 매출과 수익이 저하됐다는 분석이다. 2011년 2조 원을 상회하던 중국 내 매출이 지난 2014년 8633억 원, 작년 3분기 기준 3993억 원으로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두산인프라코어는 주주 배당을 시행했다. 두산은 2015년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4550원을 결정했다. 전년보다 550원 늘어난 배당금 총액은 912억원이다. 이중 절반 가량이 두산 오너일가(지분 44.05%)의 몫이다.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이 41억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36억원을 가져간다. 박용만 회장의 아들 박서원 부사장도 21억원을 받는다.
배당이 10% 이상 늘면서 두산 오너일가가 낼 세금이 줄어들 가능성도 주목된다. 배당을 일정기준 이상 늘린 상장기업의 주주에 대해 배당소득세를 깎아 주는 ‘배당소득 증대세제’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의 경우 기존에는 약 31%의 세율을 적용을 받았지만 이 제도에 따라 분리과세(25%)를 선택할 수 있다. 이 세제 혜택을 받게되면 두산 오너일가는 배당금이 더 늘어나는 효과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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