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구 연구원]
정부가 국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제당 업체들이 적지 않은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제당업계를 대표하는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3개 업체는 대체 제품 찾기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7일 ‘당류 저감 종합계획’을 발표해 2020년까지 국민들의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하루 섭취열량의 10% 이내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이를 위해 앞으로 영양표시 의무대상 식품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가공식품에 당류의 ‘%영양성분 기준치’ 표시를 의무화해 당류 섭취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국내 제당업계는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대한제당 등 3곳이 과점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60%, 삼양사 22%, 대한제당 15%으로 점유율을 구성하고 있다. 이 3개 업체는 이번 정부의 당류 저감 계획 발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의 설탕, 밀가루 등 식품부문 매출액은 4조원, 삼양사는 6978억원, 대한제당은 5794억원을 각각 기록한 바 있다.
식약청의 발표 이후 주식시장에서도 이를 반영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4월 6일 종가 361,500원에서 오후 1시 10분 현재 352,500원으로 2.4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삼양사도 9.50% 하락한 99,100원에, 대한제당은 5.50% 하락한 23,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은 이미 2011년 설탕의 60% 가량 당도를 지니면서 체네 당 흡수 저감 기능이 탁월한 자일로스 물질을 활용해 이를 설탕과 일정 비율로 섞은 「백설 자일로스 설탕」을 내놓으며 일찌감치 국내 소비자 대상 대체감미료 시장에 뛰어들었다. 식후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기능을 지닌 타가토스를 상품화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설탕 당도의 70%에 달하면서도 열량은 설탕의 5% 정도에 불과한 알룰로스를 세계 최초 생물학적 효소 기법으로 양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일본이나 미국 등에서는 화학적 공법으로 알룰로스를 생산해 수율(생산효율)이 낮은 편이었다.
CJ제일제당은 이 기술을 발판 삼아 지난해 미국 음료 제조업체를 상대로 알룰로스 수출을 시도했으며 올해 3월에는 알룰로스를 활용한 첫 국내 소비자용 제품(「스위트리 알룰로스」 「알룰로스 올리고당」)을 선보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은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건강한 단맛」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대체품 개발에 지속적으로 R&D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양사는 정부의 당류저감화 정책과 유업계 및 음료업계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재 B2B(기업간거래)소재인 설탕을 올리고당으로 대체하는 등 기능성 당류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B2C(기업과소비자간거래) 제품으로는 「식이섬유 풍부 올리고당」과 「식이섬유 풍부 요리올리고당」을 지난해 7월 출시했다.
삼양사 관계자는 『저칼로리, 저감미의 기능성당류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고, 연중 추가출시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실제로 건강을 위해 당 섭취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늘면서 설탕 판매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설탕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시장의 규모는 1439억 원으로 17.1% 감소했다. 정부의 당 규제가 본격화되면 B2B(기업간 거래)시장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거기에 원재료가는 상승하고 있는 상태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후 변화로 주요 원당 생산국인 브라질, 태국 등에서 작황에 대한 염려가 커지면서 원당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설탕사업은 정부규제를 받는 사업이기 때문에 국제 원당 가격이 급등하더라도 국내 소비자 가격에 즉각 반영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Copyrigh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I.H.S 버핏연구소(buffettla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