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 시장의 30대 제약·바이오 기업 가운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1위는 SK바이오팜(대표이사 이동훈)으로 조사됐다. 이들 30대 제약·바이오 기업의 평균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15.75%(1377억원)였고, 연구개발비 총액은 2조3409억원이었다.
기업분석전문 버핏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SK바이오팜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38.78%를 기록했다. 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31.72%), 메디톡스(24.60%), 대웅제약(16.91%), 동아에스티(16.31%) 순이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연구개발(R&D)=기업 경쟁력'으로 통한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성장과 생존에는 신약 개발이 결정적 영향을 미치며, 신약 개발을 하려면 연구개발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 2년 연속 1위… 38.78%
1위 SK바이오팜(대표이사 이동훈)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38.78%였다. 지난 2022년에 기록한 49.89%에 비해 낮아졌지만, 연구개발비 절대액은 오히려 전년비 12.05% 증가했다(1228억원 → 1376억원). 2위 SK바이오사이언스(31.72%)와는 7%p 가량 차이를 보였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매출액 3548억원, 영업손실 372억원, 당기순손실 353억원을 기록했다(이하 K-IFRS 연결). 전년비 매출액은 44.11% 상승했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개선됐다. 지난 2021년 일회성 수익인식 효과 소멸로 인해 악화됐던 수익성이 매출액이 증가하며 개선됐다. 대표 제품 '세노바메이트'의 전대비 매출액 증가(2401억원 → 3241억원) 및 솔리암페톨 매출 비율 확대(2.4% → 3.6%)가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 및 항암분야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전체 매출액의 91.3%를 차지하고 있는 뇌전증 혁신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있다. 지난 2019년 미국 FDA로부터 신약허가신청 승인받은 것을 시작으로 미국 출시(2020. 5), 일본지역 기술수출(2020. 10), 유럽지역 기술수출 및 EC(유럽연합) 판매허가 획득(2021. 3), 유럽시장 출시(2021. 6), 중국 및 캐나다지역 기술수출(2021. 12), 이스라엘(2022. 5) 및 라틴아메리카 17개국 지역(2022. 7) 기술수출 등을 통해 글로벌 입지를 확장했다. 지난해 8월에는 MENA(중동&북아프리카) 지역 16개국에 기술수출을 진행하기도 했다.
◆2위 SK바이오사이언스 31.72%…코로나 엔데믹 여파로 적자 전환
2위 SK바이오사이언스(대표이사 안재용)는 지난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31.72%를 기록했다. 1위 SK바이오팜에 이어 2위도 SK계열사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년비 20% 가량 연구개발비 비중을 늘렸다(2022년 12.95%). SK케미칼에서 분할한 이래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다만 지난해 영업적자 전환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몇년 간 코로나19 백신 사업에 주력해 왔다. 지난 2021년 매출액 9290억원 중 6388억원이 코로나 백신 관련 매출이었고, 2022년에도 전체 매출액 4567억원의 44% 가량을 백신 제품이 책임졌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엔데믹이 열리면서 대표 제품 '스카이코비원' 실적이 급감해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3695억원(YoY -19.1%), 영업손실은 120억원(YoY 적자전환)이다.
그럼에도 R&D 투자를 지속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폐렴, 장티푸스, 자궁경부암 등 코로나 이외 분야 백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프랑스의 제약사 '사노피'의 백신 5종 국내 유통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R&D 입지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3위 메디톡스, 보툴리눔 시장 개척... 뉴럭스, 코어톡스
3위 메디톡스(대표이사 정현호)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24.6%이다. 전체 매출액 2211억원 중 544억원을 R&D에 투자했다.
메디톡스는 흔히 '보톡스'로 알려진 미용시술 제재 보툴리눔 시장을 개척했다. 대표 제품으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뉴럭스’, ‘코어톡스’가 있다. 지방분해 주사제 ‘뉴브이’, 뉴로더마 코스메틱 ‘뉴라덤’을 올해 출시 예정이다. 지난해 매출액 2211억원, 영업이익 173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메디톡스의 당면과제는 올해 출시 예정인 지방분해 주사제 '뉴브이' 등을 필두로 한 신사업 분야의 성장, 그리고 미국·일본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개발 중인 비동물성 액상 톡신 제제 'MT10109L'의 미국 허가 절차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다.
대웅제약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16.91%를 기록하며 4위를 차지했다. 총 연구개발비용은 2066억원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2022년 12월 업계 최초로 AI신약센터를 발족한 데 이어, 자체 AI 신약개발 플랫폼 'DAISY'를 지난해 사내 오픈했다. DAISY는 8억 종의 화합물 DB 'DAVID'와 신약 후보물질 도출 시스템 'AIVS'가 결합된 혁신 플랫폼으로 현재 동 플랫폼을 활용해 8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가동 중이다.
◆30대제약사 평균 1377억원(15.75%)... 유한양행 10.46%
'지난해 제약사 매출 1위' 유한양행(대표이사 조욱제)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10.46%로 13위에 랭크됐다. 연구개발비용은 총 1944억원이었다.
유한양행은 알러지 치료제와 폐암치료제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알러지 치료제 'YH35324'는 올해 하반기 임상1b상에 대한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YH35324는 항 면역글로불린 E(Anti-IgE) 계열의 Fc 융합단백질 신약으로, 주요 작용 기전은 혈중 유리 IgE의 수준을 낮춰 알레르기 증상을 개선시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이사 존림)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8.80%로 17위에 랭크됐다. 연구개발비는 3253억원이다. CDMO(위탁개발생산)사업에 주력하는 점, 그리고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전문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대표이사 고한승)의 존재로 인해 연구개발비 비율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차바이오텍(대표이사 오상훈 이현정)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1.92%로 30위를 기록했다. 연구개발비 183억원, 매출액은 9539억원이다.
30대 제약·바이오 기업의 평균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15.75%(1377억원)였고, 연구개발비 총액은 2조3409억원이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로 두자리수(10% 이상)를 집행하고 있는 곳은 모두 13곳으로 SK바이오팜(38.78%), SK바이오사이언스(31.72%), 메디톡스(24.60%), 대웅제약(16.91%), 동아에스티(16.31%), 일동제약(16.21%), 셀트리온(15.75%), 한미약품(13.75%), 삼진제약(12.12%), 녹십자(12.01%), 유나이티드제약(11.80%), 에스티팜(10.67%), 유한양행(10.46%)이다.
◆연구개발비 절대액 1위는 셀트리온(3427억원)… 2위 삼바, 3위 대웅제약
연구개발비 절대액을 가장 많이 지출한 1위는 셀트리온(3427억원)이었다. 이어 2위 삼성바이오로직스(3253억원), 3위 대웅제약(2066억원), 4위 한미약품(2050억원), 5위 녹십자(1953억원), 6위 유한양행(1944억원), 7위 종근당(1512억원), 8위SK바이오팜(1376억원), 9위 SK바이오사이언스(1172억원), 10위 동아에스티(1083억원)가 톱텐에 포함됐다.
이어 11위 일동제약(974억원), 12위 JW중외제약(736억원), 13위 HK이노엔(707억원), 14위 휴온스글로벌(612억원), 15위 메디톡스(544억원), 16위 보령(518억원), 17위 제일약품(491억원), 18위 대원제약(425억원), 19위 삼진제약(354억원), 20위 한독(349억원), 21위 일양약품(332억원), 22위 유나이티드제약(329억원), 23위 에스티팜(304억원), 24위 동국제약(292억원), 25위 동화약품(215억원), 26위 광동제약(204억원), 27위 차바이오텍(183억원), 28위 셀트리온제약(129억원), 29위 콜마비에이치(116억원), 30위 서흥(69억원) 순이었다.
연구개발비를 자산으로 회계처리하고 있는 1위는 셀트리온제약(133.33%)이었다. 연구개발비를 비용처리하는 대신에 자산처리하면 해당금액만큼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어 2위 JW중외제약(39.27%), 3위 차바이오텍(33.88%), 4위 대원제약(24.71%), 5위 동국제약(19.86%), 6위 일양약품(14.76%), 7위 제일약품(6.52%), 8위 종근당(5.22%)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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