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오뚜기 ‘볕뜰 날’ 올까… 보기 드문 ‘K푸드’ 소외주
  • 이승윤 기자
  • 등록 2025-09-30 08:01:37
  • 수정 2025-10-02 23:26:34
  • 목록 바로가기목록으로
  • 링크복사
  • 구글 선호 출처로 추가
  • 댓글
  • 인쇄
  • 폰트 키우기 폰트 줄이기

기사수정
  • 12일 최고가 47만원, 케데헌 공개 후 주가↑...'진라면' 케데헌 디자인 비슷해 관심 모아
  •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 글로벌사업본부 부사장으로 영입...오너 장녀 美 법인 합류
  • BTS 진 기용 후 진라면 판매량 34.7%↑... 美 동서부 물류거점・울산 수출 거점 마련

한류의 선풍적인 인기로 국내 식품사들이 주목받고 있지만 오뚜기(007310) 만큼은 날개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삼양식품, 농심, 빙그레 등 많은 기업들이 두 자릿수의 해외 매출 비중을 유지하고 있지만 오뚜기는 ‘마의 10%’에 갇혀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오뚜기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한류의 인기가 재점화되고, 특히 주인공들의 소울푸드인 컵라면이 화제가 되면서 오뚜기 '진라면'을 비롯한 한국 라면 브랜드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오뚜기가 이번 호황에 편승해 ‘내수형 기업’이라는 한계를 극복할지 기대된다.


◆내수 기업 오뚜기, ‘수혜’로 해외 진출 가능성 열렸다


케데헌의 성공 이후 국내 라면 회사들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불닭볶음면의 기적을 만든 삼양식품은 지난 11일 최고가 166만5000원을 찍었고 신라면으로 국내외 입맛을 모두 사로잡은 농심도 지난 12일 최고가 57만9000원을 기록했다. 두 브랜드 모두 케데헌 공개 이후 주가가 급속히 오르기 시작했다.


오뚜기 ‘볕뜰 날’ 올까… 보기 드문 ‘K푸드’ 소외주오뚜기 지난 3개월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오뚜기 역시 케데헌 수혜를 받아 지난 12일 최고가 47만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0일 최저가 38만원을 찍은 지 약 3주만이다. 오뚜기 대표 제품인 컵라면 '진라면'은 케데헌에 등장하는 라면과 유사한 디자인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매출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오뚜기는 오랜 기간 높은 내수 의존도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삼양식품과 농심의 해외 매출 비중은 각각 78.9%, 15.4%(지난해)지만 오뚜기는 2022년 10.3%, 2023년 9.6%, 지난해 10.2%로 최대 1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10.6%다.


오뚜기 ‘볕뜰 날’ 올까… 보기 드문 ‘K푸드’ 소외주오뚜기 해외 매출액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다행인 점은 매출액이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다. 오뚜기 해외 매출액은 2016년 이후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18.4% 증가한 96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라면과 즉석밥을 중심으로 베트남, 미국 등에서 성장 중이다.


◆오뚜기 해외 진출 과제 “현지 인프라, 시그니처 제품, 해외 고객 입맛 공략”


오뚜기가 그동안 해외 장사가 부진했던 이유는 인프라와 현지화 전략 부족, 시그니처 제품 부재, 한국인 입맛 맞춤형 제품 등이 꼽힌다.


오뚜기 ‘볕뜰 날’ 올까… 보기 드문 ‘K푸드’ 소외주오뚜기가 판매하는 상품 예시. [사진=오뚜기]

오뚜기는 1988년 미국에 첫 수출을 시작하며 국내 업계 중 일찍 진출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을 현지화 과정 없이 그대로 판매하는 등 제대로 된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했고 이를 극복할 만한 전략도 마땅치 않았다. 오뚜기가 다루는 제품은 건조식품(분말카레), 양념소스, 유지류(참기름, 콩기름), 면제품(라면, 당면, 국수), 농수산가공품(즉석밥, 참치, 미역), 기타(신선식품, 냉동식품, 수입품) 등 다양하다. 대부분은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다. 그리고 이 제품들 중 오뚜기를 상징하는 시그니처 제품도 딱히 없다.


물론 노력을 안 한 것은 아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2023년 11월 장녀 함연지의 시아버지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을 글로벌사업본부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지난해 5월에는 함연지가 미국 법인에 합류해 남편과 함께 일하는 중이다. 황성만 대표도 미국과 베트남 법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진 못했다. 초기에 소극적 행보를 보였던 것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해 7월 창립 55주년을 맞아 ESG 보고서를 공개하며 해외 매출을 2028년까지 1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해외 매출액 3614억원의 약 3배 수준이다. 오뚜기는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지 얼마 안 됐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스타 마케팅과 현지 거점으로 ’마의 10%’ 벗어날 준비...올해 예상 PER 13배


오뚜기 ‘볕뜰 날’ 올까… 보기 드문 ‘K푸드’ 소외주방탄소년단 진이 진라면 순한맛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오뚜기]

오뚜기는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 먼저 ‘스타 마케팅’을 꺼냈다. 2022년 11월 글로벌 스타인 방탄소년단 멤버 진을 모델로 기용해 진라면의 해외 인지도를 높였다. 진이 촬영한 광고 영상 2개를 공식 유튜브에 업로드하자 10일 만에 누적 조회수 250만회를 넘어섰고 2023년 1분기 라면 수출액도 사상 최대치인 2억 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3월에는 진라면 멀티팩 프로모션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방탄소년단 진의 초상과 자필 손글씨, 오뚜기 캐릭터 ‘우떠’가 담긴 씰스티커 12종이 동봉된 제품 1300만개를 생산했는데 50일 만에 완판됐다. 지난 3월 오뚜기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배 증가했고 4월 진라면 판매량은 전월대비 34.7% 늘었다. 올해 하반기에도 진의 새로운 초상이 담긴 컵라면 패키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주요 과제였던 해외 인프라 마련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 3월 321억원을 투자해 미국 뉴욕 오렌지버그의 현지 시설을 인수했다. 앞서 2022년 9월 인수한 캘리포니아 온타리오 물류센터와 함께 미국 동서부를 잇는 물류체인을 완성했다. 또 2027년까지 캘리포니아 라미라다에 생산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생산라인 확보 효과는 내년 상반기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국내에도 수출 거점을 마련한다. 내년 5월까지 울산 삼남공장 내에 '글로벌 로지스틱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226억원을 투자하여 지난 3월 착공에 들어갔다. 완공 후 삼남공장의 사용면적은 4배 증가한 5500평이 되고 물류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보관 및 처리능력이 기존에 비해 2.5배 증가하게 된다. 현재 경기도 평택, 경남 경산과 함안, 충북 음성에 나눠져 있는 물류센터를 통합해 효율화도 진행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오뚜기의 올해 예상 실적과 관련, 증권가에서는 매출액 3조 6600억원, 영업이익 1920억원, 당기순이익 1180억원을 내놓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오뚜기의 올해 예상 PER(Price Earnings Ration)을 계산해보면 13.9배이다. PER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낮을 수록 저평가돼 있다고 본다. 한국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F&B(식음료)주의 평균 PER이 15~20배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평가 상태는 아니다. 또 다른 가치평가지표인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69배로 1배 미만이다. 그렇지만 오뚜기의 최근 3년 평균 ROE(자기자본이익률)가 한자리수(7.06%)라는 점은 개선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lsy@thevaluenews.co.kr

'버핏연구소' 구독하기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769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버핏 리포트] KCC, 보유 삼성물산 주식의 특별배당 재배당...'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 - 삼성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KCC(002380)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한 주주환원 정책 방향성이 긍정적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65만원을 유지했다. KCC의 전일 종가는 47만4500원이다.조 연구원은 "지난 20일 KCC가 2026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며 "작년과 가장 큰 차이는 투자자산 매각 가능성을 명문화하고 삼성물산 특...
  2. [원자재] 런딘 마이닝, 칠레 폭풍 여파로 구리 생산 전망 하향 캐나다 광산업체 런딘 마이닝(Lundin Mining)이 칠레(Chile) 아타카마(Atacama) 지역의 연이은 겨울 폭풍으로 카세로네스(Caserones) 구리 광산의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서 올해 구리 생산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기상이변에 따른 공급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국제 구리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런딘 마이닝은 카세로네스 광산의 2026년 연간 구...
  3. KCTC, 항공화물운송과물류주 저PER 1위... 4.63배 KCTC(대표이사 류주환. 009070)가 8월 항공화물운송과물류주 저PER 1위를 기록했다.버핏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KCTC가 8월 항공화물운송과물류주 PER 4.63배로 가장 낮았다. 이어 로젠(033290)(4.75), 세방(004360)(5.15), 동방(004140)(6.39)가 뒤를 이었다.KCTC는 2분기 매출액 2909억원, 영업이익 15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0.7%, 5.4% 증가했다.지난 3개월 .
  4. [버핏 리포트] 나이스정보통신, KIS정보통신 인수 효과 본격화…결제·텍스리펀드 성장 기대 - LS LS증권은 나이스정보통신(036800)에 대해 KIS정보통신 인수 효과가 연결 실적에 반영되면서 향후 4개 분기 영업이익이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기존 8000원에서 1만원으로 상향했다. 나이스정보통신의 전일 종가는 6700원이다.정홍식 LS증권 연구원은 "나이스정보통신의 올해 3.
  5. [버핏 리포트] NHN KCP, 결제는 커지고 방식은 달라진다...'AI 자동결제' 상용화 '눈앞' - 신한 신한투자증권은 NHN KCP(060250)에 대해 신규 가맹점 유입과 해외 결제 성장으로 본업 성장세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AI 에이전트 결제와 스테이블코인 등 차세대 결제 인프라 준비도 구체화되고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만2000원을 유지했다. NHN KCP의 전일 종가는 1만4760원이다.김유민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올해 2분기 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