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범 코오롱글로벌 대표가 2026년을 실적 반등의 ‘골든타임’으로 선포하고, 직접 ‘질적 성장’을 위한 전면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장기화된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건설업계의 파고 속에서, 김 대표는 단순히 외형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수익 구조 자체를 완전히 뜯어고치는 ‘환골탈태’식 경영 혁신에 나섰다.
코오롱그룹 지배구조. 단위 %. 2025. 9. [자료=코오롱사업보고서]
최근 김영범 대표는 타운홀 미팅을 통해 2026년 경영 목표로 신규 수주 4조5000억원, 매출 3조1000억원, 영업이익 1200억원 달성이라는 구체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부실을 털어내느라 잠시 멈췄던 엔진을 김 대표가 직접 재가동해, 코오롱글로벌의 옛 명성을 회복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대내외에 공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가 올해 자신감을 내비치는 가장 큰 근거는 지난해 단행한 과감한 ‘빅배스(Big Bath·누적 손실 일시 대규모 반영)’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단기적인 실적 악화를 감수하더라도 잠재적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김 대표의 결단에 따라 회사는 지난해 4분기 대전 선화 3차, 대전 봉명, 인천 송도, 광주 도척물류센터 등 주요 4개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상 손실을 선제적으로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공사비 상승분과 분양 지연에 따른 금융 비용을 김 대표 임기 내에 미리 털어낸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영업이익은 39억원 수준까지 내려앉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김영범 사장이 ‘아픈 손가락’을 미리 잘라내는 결단을 내린 덕분에 올해는 추가 손실 우려 없는 실적 반등의 기틀이 마련됐다”고 평가한다.
코오롱이 지난해 경기 침체와 건설 업황 부진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종속회사인 코오롱글로벌의 대형 프로젝트 종료에 따른 기저효과로 매출은 소폭 줄었으나,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견조한 실적이 전체 수익성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 '모빌리티' 끌고 '건설' 버티고…영업익 ‘V자 반등’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액 5조8511억원, 영업이익 63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도 적자 늪에서 벗어나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이번 실적 개선의 일등 공신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다.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프리미엄 수입차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비효율 사업 정리 등 강력한 경영 효율화 작업이 성과를 내며 그룹 전체의 이익 체력을 끌어올렸다.
코오롱글로벌 역시 건설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3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특히 비주택 부문에서만 1조6586억원의 수주를 따내며 총 수주 잔고를 확대, 향후 실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 대표는 코오롱글로벌을 더 이상 ‘집만 지어 파는’ 회사에 머물게 하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그가 주도한 지난해 말 계열사 코오롱LSI(자산관리 전문기업)와 엠오디(골프·리조트 운영사)의 흡수합병은 ‘김영범식 체질 개선’의 핵심이다.
건설업은 분양 경기나 원가율에 따라 수익 변동성이 매우 크다. 반면 코오롱LSI와 엠오디는 임대 관리비와 골프장 이용료 등을 통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연간 매출 280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 규모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할 전망이다. 김 대표는 건설업의 변동성을 상쇄하기 위해 매달 고정 수익이 들어오는 ‘캐시카우(수익창출원)’를 확보하는 데 주력해 왔으며, 전체 영업이익 목표치 중 약 17%를 비건설 부문에서 확정 짓는 성과를 거뒀다.
김 대표는 주택 경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하이테크 사업실을 신설하는 등 수주 포트폴리오의 ‘질적 변화’를 직접 챙기고 있다. 그는 삼성전자 평택 공사, 대형 데이터센터 등 공기 단축과 매출화 속도가 빠른 고부가가치 산업 시설 수주를 독려해 왔다.
현재 김 대표가 확보한 수주 잔고는 약 13조8000억원으로, 이는 연 매출의 약 5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향후 4~5년간의 먹거리가 이미 확보된 상태다. 주요 프로젝트는 대한항공 엔진정비공장, 머크(Merck) 바이오 시설, 번동 모아타운(1~10구역), 왕십리 정비사업, 선화·봉명 등 지역 거점 사업 등이다.
김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매출 목표 3조1000억원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특히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등 정부 주도의 공공 인프라 사업권을 전략적으로 확보하며 사업의 안정성을 한층 강화했다.
[사진=코오롱글로벌]
◆ '신사업은 김영범의 미래 먹거리'… 풍력·그린수소·수처리 가속
김 대표의 시선은 이미 건설을 넘어 ‘친환경 에너지’로 향해 있다. 국내 육상풍력 점유율 1위를 공고히 한 김 대표는 단순 시공을 넘어 발전소 운영과 지분 투자 배당으로 수익 모델을 확장했다. 풍력 단지 운영만으로 연간 200억원 규모의 배당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 그의 구체적인 로드맵이다.
또한, 김 대표는 풍력 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와 반도체 수처리 신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초의 ‘저에너지 분리막 수처리 기술’을 반도체 공정에 적용해 비주택 부문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가 그리는 그린수소 밸류체인은 코오롱그룹 전체의 신성장 동력인 ‘H2 플랫폼’에서도 생산 기지라는 핵심 축을 담당하게 된다.
그는 최근 타운홀 미팅에서 직원들에게 “올해는 단순히 실적을 회복하는 해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구조적 틀을 완성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나부터 앞장서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와 운영 사업 확대를 이끌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도 김 대표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김영범 사장이 부임 후 리스크 관리와 신사업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며 이미 바닥을 확인했다”며 “비건설 부문의 시너지가 가시화되고 있어 김 사장이 제시한 영업이익 1200억원은 충분히 실현 가능한 숫자”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리스크라는 ‘독배’를 마시는 결단력을 보이며 기초 체력을 다진 김영범 대표. 그가 2026년 목표 달성을 통해 코오롱글로벌을 단순 건설사를 넘어 ‘에너지·자산관리 리딩 컴퍼니’로 우뚝 세울 수 있을지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영범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사진=코오롱글로벌]
◆ 김영범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는...
△1966년생(60)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미국 에모리대 경영학 석사(MBA) △코오롱플라스틱 대표이사 부사장 △코오롱글로텍 대표이사 사장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장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사장 (現)
김영범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사장은 35년간 코오롱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해결사'이자 '전략가'로서 굵직한 실적을 남겼다. 특히 소재·화학 부문에서 보여준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 코오롱글로벌의 체질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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