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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화의 주식톡톡]가치투자를 알기까지
  • 홍순화
  • 등록 2017-01-27 00:17:11
  • 수정 2024-02-13 18: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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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화의 주식톡톡!’의 필자로 새롭게 인사드립니다. 주식에 관심을 가지면서 가치투자를 알게 되기까지 좌충우돌한 경험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나아가 투자자 모두 안전하고 성공적인 가치투자로 성공투자 하시길 응원합니다.


◆우량기업이 뭐예요?


제가 주식투자를 처음 접하게 된 때는 1997년쯤입니다. 컴퓨터가 보급 된지 10년정도 된 시절로, HTS 도입은 초창기였습니다. 지인을 통해 '데이 트레이딩' 기법을 처음 소개 받았는데, 첨단 기능을 익한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데이 트레이딩'은 이슈와 수급에 따라 수시로 주식을 사고 파는 것을 반복해 하루의 수익을 챙기는 투자법입니다. 기업의 가치는 염두해 두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연습삼아 몇십만원 정도의 작은 금액으로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작한지 얼마지 않아 매일 10% 정도의 수익을 거두게 되었을 때, 나름 투자에 소질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작은 수익을 내는 것이 익숙해졌고, 성취감과 안정감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손실에 대한 두려운 마음도 사라져갔습니다.


본격적으로 투자를 해보고 싶어 전문가 교육도 받았습니다. 당시 여의도 증권가에서 진행하는 강의는 고액 수업이었는데 높은 수익을 기대하며, 먼 길 마다않고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제가 수강 했던 강의는 당연히 '기술적 분석'에 관한 수업이었습니다. 가치투자에 관한 개념이 전무한 시기였기 때문에 당연했습니다.


저는 수업을 이수하고 나서 투자금을 1000만원으로 올렸습니다. 투자금이 높이니 이전보다 수익금이 높아져 하루 하루가 즐거웠습니다. 강의 수강에 대한 효과를 보는 듯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투자한 종목 중 1개의 종목이 상장폐지 되어 투자한 금액을 하루 아침에 날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데이 트레이딩'은 장 중 등락이 크게 움직이는 종목을 골라 투자하기 때문에 대부분 루머와 이슈로 수급이 몰리곤 했습니다. 제가 투자한 종목은 며칠동안 시장에서 열광했고 상한가를 달렸던 종목이었습니다. 시장에서는 장미빛 전망을 계속해서 내 놓았습니다. 저는 좀 더 지켜보면 수익이 몇 백% 이상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리고 빨갛게 달아 오른 수익을 며칠 더 지켜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며칠 뒤, 빨갛게 수익을 알려주기를 기대했던 종목이 제 주식계좌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을 보고 눈을 의심했습니다. 며칠 휴가를 다녀와서 평소처럼 주식계좌를 살펴보았는데, 보유했던 주식은 어디에도 없었던 것입니다. 투자한 금액은 상장폐지로 휴지조각이 되어버렸습니다. 망연자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투자금액이 200만원 정도여서 손실 폭을 줄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 순간에 200만원을 휴지 조각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는 것은 저에게 뼈아픈 경험임은 분명했습니다.


이런 경험은 저에게 잘못된 투자가 얼마나 위험한 지를 잘 알려주었으며, 무엇보다 실적에 기반한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했습니다.


◆장기투자가 좋은가요?


그 이후 저는 펀더맨탈이 튼튼한 기업에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재무제표를 잘 알지 못했던 때라 내가 알고 이해하는 기업 중에서 소비자의 인지도가 높은 기업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삼성전자는 그런 면에서 운이 좋은 투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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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에 삼성전자가 13~18만원 하던 때가 있었는데, PER, PBR도 모르던 시절 매일 1000개가 넘는 기업들을 검토하면서 우연히 삼성전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내가 잘 아는 기업인데 주가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주부였기 때문에 관심이 컸던 것 같습니다.


소비자로서 삼성전자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중점을 두고 기업을 생각해 봤습니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가전제품은 무엇인가? 내 주변 사람들은 어떤 제품을 선호하는가? 해외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은 어떠한가? 향후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는 어떠한가?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반도체 시장에 대한 향후 기대는 어떠한가? 등


삼성전자에 대한 신뢰감이 생기니 계속 빠지는 주가는 턱없이 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18만원 대에서 상당히 조심스럽게 투자금을 늘려갔습니다. 제가 매수한 이후에도 삼성전자는 몇 달 동안 14만원대까지 조정기간을 거쳤습니다. 예측했던 것과 달리 손실 폭이 커지니 손절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여러 번 생각을 해도 망할 기업은 아니라고 생각해 보유하기로 했습니다. 조정기간 뒤 삼성전자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40만원대까지 상승했습니다.


단기투자에 익숙했던 저는 삼성전자 주식을 10개월 이상 보유하고 있을 때를 기억하면 10년처럼 길게 느껴졌습니다. 주가가 하락하는 것도 견디기 어려운 일이지만 오르는 주식을 그저 보유하고 있는 것도 힘든 일이었습니다. 저는 삼성전자를 40만원쯤에서 매도했습니다. 주가가 쉽없이 오르기만 해 향후 가격 하락이 예상됐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기업에 대한 장기적 관점을 볼 수 없었기에 ‘주식을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말을 되새기며 매도를 결정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200만원을 호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유할 정도로 기업에 대한 장기적 안목과 배짱이 있었다면 현재 수익은 12배의 수익을 기록했을 겁니다. 기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기업 환경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계속해서 관찰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는 저에게 '장기 투자'에 대한 매력과 '우량기업'을 싸게 사는 것에 대한 확신을 갖게 했습니다.


◆버핏의 '가치투자'를 알게 됐어요


제가 버핏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2007년쯤 이었습니다. 버핏연구소에서 진행하는 가치투자 강의와 다양한 버핏의 책들을 읽으면서 가치투자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가기 시작했습니다.


버핏이 말하는 가치투자 개념 중에 가장 마음속에 새기는 것이 있습니다. ‘우량기업을 싸게 사라’는 말입니다. 우량한 기업이라도 비싸게 산다면 수익을 얻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버핏의 확신에 찬 주장은 그동안 겪었던 경험을 재정리하듯 전율처럼 느껴졌습니다.


지금도 투자 기업을 정하고 나면 주식을 싸게 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투자 목표금을 여러 차례 나눠 분할매수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입니다. 이런 실천은 가치투자의 창시자인 벤자민 그래이엄이 주장하는 안전마진을 높여주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주가가 바닥인 것은 아무도 알 수 없기에 저는 최대한 싸게 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야만 기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버핏이 강조하는 것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또 있습니다. ‘젖은 눈덩이(종자돈)’의 중요성입니다. 저는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투자한 금액(종자돈)의 차이가 이익에 큰 차이를 가져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투자금이 1천만원일 경우 10% 이익은 100만원이지만 1억을 투자했을 경우 10% 이익은 1000만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손실이 날 경우라면 더 큰 손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집중 투자를 선호합니다.


결국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성장 가능성 있는 우량한 기업'을 골라야 하고, 그 기업을 '싸게' 사야합니다. 그리고 그 기업을 싸게 '많이' 사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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