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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지금과는 전혀 다른 낯선 세상, 그 정체는? 『세계미래보고서 2055』(평점 ☆)
  • 이민주
  • 등록 2017-07-08 16: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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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는 전혀 다른 낯선 세상이 온다! 『세계미래보고서 2055』(평점 ☆)
박영숙, 제롬 글렌 공저. 비즈니스북스 펴냄. 2017년 1월

세계미래보고서2055

우리 모두는 아프리카 남부의 어디에선가 존재를 시작한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ce)의 후예이다. 이 종족은 600만년의 장구한 세월동안 오로지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질주해왔는데, 그것은 바로 '생존'(Survival)과 '번식'(Breeding)이었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당신이 행하는 모든 행동을 되돌아보라. 그 배후에는 생존과 번식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가 어두운 밤길을 걷다가 낯선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는 것은 오래 전 암흑의 대평원에서 날짐승의 습격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생존 본능의 흔적이다. 우리는 서로 협력하면 생존에 유리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사회를 만들었고 분업을 시작했다. 종교는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게 해준다.
또, 우리는 단일 개체로는 영원히 생존할 수 없다는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번식을 한다. 우리가 이성을 보면 흥미를 느끼고 가족을 이루는 것은 번식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그간 고정불변이라고 여겨온 인간성, 문화와 도덕, 사회 조직, 종교 이 모든 것들이 '생존'과 '번식'의 과제를 해결하기위한 방편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만약 호모 사피엔스의 생존과 번식의 문제가 해결된다면?
그러면 호모 사피엔스는 상상하기 어려운 대격변의 시기를 경험할 것이다. 가족과 사회 구조, 도덕관은 물론이고 심지어 선악의 개념조차 바뀔 수 있다.
우리가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할 사실은 지금이 바로 '그 시기'라는 점이다.

먼저, 생존의 문제를 살펴보면 우리 앞에는 영생 불멸 혹은 여기에 근접하는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100세 시대를 앞두고 있는데, 이는 불과 수십년전만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다. 호모 사피엔스의 평균 수명을 살펴보면 크로마뇽인 18세, 고대 이집튼인 25세, 1800년대 유럽인 27세로 600여만년동안 거의 변화가 없다가 최근 수십년 사이에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룩했다.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우리는 영생 불멸할지도 모른다. 생존 문제의 해결이 눈앞에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번식의 문제를 살펴보자. 현재 지구상에 호모 사피엔스의 개체수는 70억개인데, 솔직히 이건 너무 많다. 세계 인구는 1804년에 10억명이었다가 1927년에 20억명을 돌파했고 1960년에는 30억명, 1974년에는 40억명을 돌파했다. 10억명이 20억명이 되기까지 123년이 걸렸지만 20억명이 30억명이 되기까지는 불과 33년밖에 걸리지 않았고, 30억명이 40억명이 되는데는 14년에 불과했다. 번식의 문제가 해결되고 있는 것이다.

세상은 도대체 얼마나, 어떻게 바뀔 것이며, 이런 극적인 시기를 보내고 있는 나는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까? 다가오는 세상은 인류에게 재앙인가 축복인가? 거리의 남녀는 어찌 이리 평온한가?
미래학자 박영숙씨가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제룸 글렌 회장과 함께 펴낸 '세계미래보고서 2055'는 나의 이런 궁금증에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주었다.

이 책이 제시하는 다가오는 세상은 얼핏 공상과학소설에 나오는 것 같다.
저자는 2030년쯤이면 지구촌 경제는 지금의 경쟁에 기반한 체제를 뒤로하고 '자아 실현 경제'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자아 실현 경제란 구성원들이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꿈이나 소망을 이룩하기 위해 일하는 체제를 말한다.
"2030년부터 기본소득이 보편적으로 제공되면서 인류는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자아실현을 위해 일하게 된다. 기본소득이 보편화돠면서 인류는 1년에 2~3개월만 일하거나 하루에 2~3시간만 일할 것이다. 이같은 변화가 가능해지는 이유는 2030년부터 풍요의 시대가 도래해 의식주, 교통, 에너지, 교육 등이 모두 무료화되기 때문이다."(24 P)
기본소득이란 인간에게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는 정도의 소득이 조건없이 제공되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금 이 세상은 인간이 자신의 노동을 기업이나 조직에 제공하는 대가로 생계를 유지하는 '고용 사회'(Employee society)에 기반하고 있는데, AI(인공지능)를 필두로 하는 신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으면서 소비자가 소득을 얻을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 이대로 가면 자본주의 경제는 붕괴할 수 밖에 없는데, 대안이 기본소득이다.
얼핏 공상과학소설에 나오는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지금 이 세상은 공상같은 일들이 현실로 등장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알파고가 인간 이세돌을 이길 것이라고 누가 예상했까?).
일자리의 개념이나 형태도 바뀔 것이라고 저자는 내다보고 있다. 저자는 "2020년부터 일자리의 약 40%가 프리랜서(계약직)로 바뀌며, 2025년께는 거의 모두가 프리랜서로 살아갈 것"이라며 "풀타임, 즉 한 회사의 정규직은 이른바 노예계약으로 대부분이 회피하는 일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24 P)

또, 다가오는 새로운 세상에서는 인간이 로봇을 이성 혹은 친구처럼 하나의 인격체로 여기며 함께 지낼 것으로 이 책은  내다보고 있다.
"향후 로봇은 인간과 얼굴 표정이 완벽하게 비슷하거나,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가 될 것이다. 인간과 같거나 혹은 더 나은 감정을 추가해서 만들어 내는 로봇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로봇은 인간의 삶의 전부 혹은 일부가 될 것이다"(129P)
이 책은 인간과 로봇과의 결혼도 법적으로 허용될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로봇이 인간과 똑같이 감정을 느끼고 행동하면 인간은 로봇을 인격체로 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생명이 없는 로봇을 우리가 어떻게 인격체로 대할 수 있겠느냐고 고개가 갸웃거려진다면 당신은 애니메이션 영화에 나오는 미키마우스나 백설공주에 감정이입을 느낀 적 있음을 상기해보라. 이미 당신은 비생명체를 인격체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인간과 로봇의 결혼이 허용되면 지금의 종교, 도덕, 문화, 법과 제도는 혁명적 변화를 겪을 것이다. 가족의 개념, 선악의 개념도 다시 써야 할 것이다.

이밖에 이 책은 인구 과잉이 이슈로 대두되면서 각국 정부가 국민들에게 '임신허가증'을 발급하고, 100세가 넘는 고령자를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가 탄생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간 내가 당연하게 생각해온 모든 것들을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점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이 책의 미덕일 것이다. 이 책은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지침은 제공하지 않는다. 여기에 대답할 능력을 가진 선지자가 솔직히 나의 눈에는 뜨이지 않는다.
다가오는 세상이 좋은가, 나쁜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분명한 것은 그런 세상이 다가오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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