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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에리히 프롬의 인간 존재에 관한 한 단상 『소유냐 존재냐』
  • 이민주
  • 등록 2017-07-20 13:5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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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냐 존재냐. 까치글방-114. 에리히 프롬 지음. 차경아 옮김. 200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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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약속의 좌절'

무한한 발전이라고 하는 위대한 약속, 자연의 지배에 대한 약속, 풍요의 약속, 최대 다수를 위한 최대 행복의 약속, 개인의 자유 보장의 약속은 산업 시대가 열린 이래 사람들에게 희망을 가져다 주었다. 인류가 자연에 대해 능동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기 시작하면서 인류 문명이 시작됐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산업 시대는 그 약속을 이행하지 못했다.
1. 모든 욕망의 무한한 만족이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 것은 아니며, 그것은 행복이나 극도의 쾌락에 이르는 길조차 되지 못한다
2. 우리의 생각, 가고, 감정은 미디어와 인터넷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
3. 경제 발전은 허구였다.
4. 인터넷의 발전은 문명과 생명체에 종말을 가져다 줄지도 모른다. 스마트폰의 발전도 마찬가지로 그러할 것이다.

- 우리는 지금 지독하게 불행한 사람들끼리 모여 사회를 이루고 있다. 외로운 사람, 걱정 많은 사람, 의기소침한 사람, 파괴적인 사람, 남에게 의지해 살려는 사람, 시간을 아끼려고 그렇게 애쓰다가 그 시간을 허송해버리고 기뻐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 그렇게도 삶의 위기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저녁이면 TV에 앉아 서너시간을 아무런 문제 의식없이 보내는 것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TV의 3시간에 담겨 있는 정보는 책의 5페이지 분량에 블과하다. 나는 이런 사람들을 보면 쾨스텔러 대령이 생각난다. 
 
우리에게 요구되는 삶의 변화가 너무나 격심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들이 당장 감수해야 하는 희생보다는 차라리 미래의 재난 쪽을 택하는 경향이 있다.(직장인의 모습). 아르투어 쾨스텔러(Arthur Koestler)가 스페인 내란 동안에 겪은 경험에 대한 묘사는 이런 태도를 잘 보여준다. 프랑코 군대가 진격해 온다는 보고를 받았을 때 쾨스텔러는 한 친구의 별장에서 태평스레 앉아 있었다. 프랑코 군대가 밤 사이에 당도하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으먀, 이 경우 쾨스텔러는 십중팔구 총살형이었다. 그가 목숨을 건지는 길은 오로지 줄행랑을 놓는 것 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따뜻하고 아늑한 별장을 떠나 춥고 비오는밤거리를 헤맬 생각이 없었다. 그리는 별장에 머물다가 포로가 됐다. 그의 목숨은 그를 옹호하는 신문 기자들에 의해 기적적으로 구출됐다. 이런 태도는 대수술을 요하는 중병의 진단이 내려질 수도 있는 어떤 검사를 받기보다는 차라리 죽음을 무릅쓰려 하는 사람들에게서도 볼 수 있는 반응이다.생사의 문제에 있어서의 인간의 이런 치명적인 수동성을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 새로운 사회는 새로운 인간이 탄생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다시 말해 현재의 인간의 사고 방식과 성격의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에만 새로운 사회는 온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없다.

- 역사를 돌이켜보면 부유한 자들이 극단적 쾌락을 누려왔다. 로마의 엘리트 계급, 르네상스기의 이탈리아 상인 계급, 19세기 영국의 엘리트 계급은 한없는 쾌락을 추구하는데서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 했다.

-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소유해야만 한다. 특히 우리는 즐기기 위해서는 그것들을 소유해야 한다. 그래서 더욱더 많이 소유하는 것을 지상 목표로 하는 문화의 시대에 우리는 있다. 아무 것도 소유하고 있지 못하는 살마은 아무 것도 아닌 존재이다. 소유가 존재인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 새로운 사회는 새로운 인간이 탄생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다시 말해 현재의 인간의 사고 방식과 성격의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에만 새로운 사회는 온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없다.

- 사람들이 소비에 중독되는 이유는 그것이 소유의 한 형태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자동차, TV시청, 여행, 섹스가 그러하다. 그것은 불안을 일시적으로 제거해준다.
- 자동차를 가진 사람에게는, 자동차는 사활이 걸린 필수품처럼 여겨진다. (광사마가 차를 좋아하는 것 쓰기. 그렇게 냉철한 투자자인데도...) 자동차에 대한 애정은 오래 지속되는 것 같지 않다. 그것은 한낮의 정사처럼 보인다.

- 사람들이 자동차를 귀중한 재산으로 생각하면서도 그 자동차에 대해 이토록 일시적 관심밖에 갖지 않는다는 것은 수수께끼이다. 이유를 굳이 찾자면.
1. 자동차는 구체적인 형태가 아니라 지위, 상징이기 때문이다
2. 6년마다가 아니라 2년마다 새로운 차를 사는 것에 의해, 구매자의 흥분은 강해진다.
3.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싶다는 욕구이다.

-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재산을 획득하고 이익을 얻는 일에 전념하므로, 우리는 존재하는 생존 양식의 여떤 증거도 찾을 수 없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유양식을 가장 자연스러운 생존 양식으로 생각한다. 이런 생각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존재 양식의 본질을 깨닫는 것을 어렵게 한다. 심지어 소유가 인간이 지향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도 어렵게 만든다.

- 기록은 또 다른 형태의 소외된 기억이다. 오늘날의 점원은 두세가지 품목의 간단한 덧셈조차도 암산을 하지 않고 계산기를 사용한다.
고대인들은 현대인보다 기억력이 뛰어났다. 기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읽고 쓰는 능력은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결코 고마운 존재가 아니다.

- 가치없는 책을 읽는 것은 낭비이다. 그것은 생산적인 반응을 허용하지 않는다.

- 우리가 진실하고 명백한 것이라고 믿는 것의 대부분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암시적인 영향에 의해 산출된 환상에 불과하다. 지식이란 환상을 깨뜨리는 것, 환상으로부터 깨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있는 그대로의 적나라한 현실을 보는 것을 의미한다. 진리가 당신을 자유롭게 할 것이다.

- 구약 성서의 주요 테마의 하나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네가 갖고 있는 것을 버려라. 모든 속박으로부터 너 자신을 해방하라.

- 히브리족의 역사는 '고향과 친족을 버려라'는 역사로 시작된다. 창세기 12장 1절은 내가 너를 인도할 땅으로 가라고 돼 있다. 아브라함은 자신이 갖고 있던 땅과 가족을 버리고, 미지의 세계로 가지 않으면 안됐다. 그의 자손은 정착하여 새로운 씨족사회를 발전시켰다. 그러나 그들은 이집트에서 부유하고 강력해졌다는 이유로 노예가된다.
- 소유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경고한 선지자들은 적지 않다.
- 어떤 소유물도 부도덕하다는 교부들의 견해는 수백페이지를 인용할 수 있다. 소유욕에 대한 거부가 구약 성서 시대부터 시작돼 초기 기독교 시대를 거쳐 그 후의 수세기까지 계속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토머스 아퀴나스 조차도 '사유 재산은 그것이 만인의 복지를 충족시키는 목적에 가장 훌륭하게 기여하는 경우에만 정당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불교에서도 일체의 소유욕을 포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 가부장 사회에서 남자의 주도권은 6,000년 혹은 7,000년 동안 계속돼왔다. 가부장 사회에서 남자는 가장 하층 계급에 속하더라도 재산의 소유자였다. 그가 절대적인 지배자로서 기분을 맛볼 수 있는 아내, 자식들, 그가 기르는 가축과의 관계에 있어서 적어도 소유권을 획득하기 위해 일할 필요도 없고 자본을 투자하지 않고서도 무언 가를 소유할 수 있었다.  지금도 빈곤한 나라나 사회의 가난한 계급 가운데서는 이것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제 이것은 소멸되고 있다.

- 소유 시대에는 나와 소유물 사이에 살아있는 관계는 없다. 나도 사물이 되며, 나는 그것을 소유한다.

- 재무제표에는 사람이 기록되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기록된다.

-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은 자기 의지대로 살고 있으며, 자기의 의지 자체가 뭔가에 의해 조절되고 조작된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한다.

- 명성에 대한 갈망은 단지 세속적인 허영심만은 아니다. 그것은 전통적인 내세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종교적인 속성을 갖는다.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는 것이 불멸로 통하는 길을 넓혀주며, 홍보 대행자들이 새로운 성직자가 된다. 그러나 필시 재산의 소유가 다른 어떤 것보다도 더 불멸에 대한 욕망을 충족을 대신해주는 것이리라. 그리고 소유 지향이 이토록 강력한 힘을 갖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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