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2분기 실적발표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지난해 실적보다 더 많은 기업이 있어 화제다.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 기계업체와 테스, 유진테크 등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동원산업과 코스맥스비티아이도 식료품 업체 가운데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 가운데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규모를 넘어선 곳은 25곳(유가증권시장 17곳, 코스닥시장 8곳)으로 조사됐다.
두산중공업은 2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1,255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에 비해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623억원으로 57.98% 늘었고 매출액은 3조5,984억원으로 3.67% 줄었다.
두산중공업은 올 상반기에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621억원)의 8배에 가까운 4,900억원을 벌여들였다. 또 지난해 27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두산인프라코어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 규모는 2,847억원에 달했다. 상반기에 자회사의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 안정성을 높였던 것이 영업이익 증가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적 부진에서 벗어났다는 점도 영업이익 증가에 큰 역할을 했다. 성기종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013~2014년 2년간 매출이 감소한 반면 최근 수주가 회복되며 2년 이상의 수주를 확보했다』며 『올 3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이 이뤄질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같이 영업이익의 증가는 재무구조의 안정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10조1,593억원 수준이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올해 2분기말 9조1,583억원까지 줄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288%에서 264%로 내려갔다. 두산중공업은 하반기 두산밥캣 IPO(기업공개)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차입금을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게임빌도 올 상반기에 지난해의 두배가 넘는 6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게임빌은 2분기에 역대 최대 분기 매출(432억원) 기록을 다시 썼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게임빌은 시즌4 업데이트로 「별이되어라」 매출이 증가했던 것이 주효했고 「MLB 퍼펙트이닝16」이 새로 출시되면서 기존 게임들의 매출 감소를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연구원은 『게임빌은 신작 출시 없이도 기존 게임의 업데이트와 해외 마케팅을 통해 매출을 꾸준히 늘려왔다』며 『하반기 집중된 신작 라인업에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반도체 제조용 기계 제조업체 유진테크의 상반기 실적이 이미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으면서 주가도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진테크의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07억원, 11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8.1%, 51.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동기대비 40.3% 늘면서 94억원을 벌어들였다.
유진테크는 지난 1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유진테크는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4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10.7%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40억원으로 222.0% 늘었고, 당기순이익 역시 120억원으로 230.1% 증가했다.
이로써 상반기까지 매출 948억원과 영업이익 265억원을 달성해, 지난해 연간 실적(매출 945억원, 영업이익 186억원)을 넘었다. 올해엔 2012년 기록한 사상 최대 실적(매출 1,680억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호실적은 주요 고객사(SK하이닉스ㆍ삼성전자)의 D램 미세공정과 3D낸드 투자 수요가 증가한 덕이다. 유진테크는 올해 들어 SK하이닉스 및 삼성전자와 총 9건(약 883억원 규모)의 수주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유진테크의 1년치 매출에 육박한다.
한편 지난해 영업손실을 냈지만 올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상장사는 유가증권 9개, 코스닥 5개사였다.
이중 지난해 1,4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OCI는 2분기 증권사들의 추정치보다 20% 가량 높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공매도 잔량이 늘어 주가는 지난 5월 12만원대에서 현재 9만원대로 하락했다.
김예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OCI는 대형주 중에서 주가 등락률이 심한 편에 속한다』며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이 되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해 공매도가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1조 5,401억원 영업적자에서 올 상반기 8,824억원 흑자로 돌아선 현대중공업 주가는 최근 한달간 30% 올랐다.
성기종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은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위험 요인을 떨쳐냈다』며 『앞으로 추가적인 자기자본 손실 요인이 없을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구조조정 수혜 기대감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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