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구 연구원]
코스피 지수가 연중 최고가 경신을 이어가며 2,060선을 넘어섰다. 외국인 매수가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16일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9.61포인트(0.47%) 오른 2,060.08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장중 2,060대를 밟은 것은 지난해 10월29일(일중 최고가 2064.72)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내가 가지고 있는 주식의 주가는 제자리다.
도대체 왜 지수는 빨간 불인데 내 주식은 매번 파란 불을 켜고 있는 걸까?
이 같은 괴리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인 코스피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980년 1월 4일 상장 종목의 시가총액을 100으로 하고 현재 상장 종목의 시총을 모두 더한 값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산출한다. 하지만 코스피의 경우 삼성전자, 한국전력, 현대차, 삼성물산 등 대형 우량주들의 시가총액 비중이 매우 높다. 시총 1위인 삼성전자 한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은 유가증권시장 전체의 17.2%(7월 말 기준)을 차지하고 있다.
대형 우량주들의 변동성에 따라 지수가 쉽게 따라가는 「지수 왜곡현상」이 코스피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를 빼면 현재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밑돌 것이라는 말도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실제로 최근 코스피 랠리의 주역은 단연 삼성전자를 포함한 대형주들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1·2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주가는 올 1월 108만8,000원에서 이달 초 158만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외에도 한국전력, 삼성물산, SK하이닉스 등 대부분의 시총 상위 종목들이 우상향곡선을 그리며 상승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유진 파머(Eugene Fama) 시카고대 재무학 교수는 액티브 투자전략과 패시브 투자전략을 들어 설명했다. 액티브 투자전략은 특정 종목 또는 업종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내는 투자 방식인 반면 패시브 투자전략은 지수를 따라가며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뜻한다.
지난 2010년 파머 교수가 발표한 논문 「행운 대 기술(Luck versus Skill)」에 따르면 액티브 펀드는 종합주가지수의 변동성을 반영하는 시장수익률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논문에 실린 「지난 20년(1984~2006년)간 조사한 펀드투자 수익률 비교」 결과에서도 액티브 투자는 시장 전체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패시브 투자를 이기지 못했다.
즉 「지수는 오르는데 왜 내 종목은 떨어지나」하는 고민에 빠지게 되면 액티브 투자 전략을 버리고 패시브 투자를 따라가라는 게 파머 교수의 조언이다.
물론 특정 종목으로 시장수익률을 뛰어넘는 수익을 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행운」에 의한 것일 뿐이지 「기술」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파머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연거푸 대박을 내는 종목을 고르는 기술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시장을 이길 수 있는 투자자를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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