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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자본주의는 유럽에서 어떻게 탄생했나? 『하룻밤에 읽는 유럽사』
  • 이민주
  • 등록 2017-07-27 21: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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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유럽사. 윤승준 인하대 교수 지음. 랜던하우스 펴냄.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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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제국은 말기에 이르러 국경 방어를 위한 조세 수입의 증대를 목적으로 농민들의 이동을 금지시켰다. 이는 자유민인 토지 경작자들의 다수가 콜로누스(Colonus)라는 예농으로 전락하는 결과를 낳앗다.
한편 게르만족의 침입이 본격화되자 원로원 의원을 비롯한 대귀족들은 위험한 도시를 떠나 자신의 영지가 있는 농촌으로 생활 근거지를 옮기고 저택(Villa)을 지었다. 그들은 현재의 예농 집단과 자유민들을 피보호인으로 거느렸다. 대지주는 촌락민들에게 생활의 안정과 국가 권력으로부터의 보호를 제공했다.
9세기 노르만족의 침입에 따른 빈번한 전투는 이런 관행을 고착화시켰다. 군사적 방어력을 갖지 못한 농촌 주민들은 대귀족들의 보호에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중세 유럽의 봉건제는 이런 배경에서 등장했다. 촌락의 지도자로 부상한 특정 기사를 영주로 받아들이고, 그의 지배와 보호 아래 생활하기에 이른 것이다.

- 농노는 영주를 물질적으로 부양하는 동시에 그에게 존경심을 표시하고 예의를 갖춰야 했다. 여기에다 세속인들의 영적 구원을 담당하는 그리스도교 사제가 '기도하는 사람'으로서 이들과 나란히 지배 집단을 구성했다. 쉽게 말해 장원에서는 영주, 사제, 농노의 3부류가 생활햇다.

- 장원의 중심은 성채였다. 성채는 오늘날 흔히 상상하는 것과는 달리 소규모였고 외관도 그리 훌륭하지 못했다. 성채의 내부에는 영주, 그리고 그의 대리인이 기거하는 저택,교회와 사제관, 빵을 굽는 화덕과 제분소, 우물 같은 공동 시설물이 있었다.
성채 너머에는 농노들의 가옥과 농사용 창고들이 한데 모여 있었다. 이뉸 유사시 신속한 대피를 위해서였는데, 성채 중심의 취락 구조는 외부의 위협이 실질적으로 사라진 10세기말 이후에도 반복됐다.

- 영주는 절대 권력을 누렸다. 영주는 단순히 지주로서 갖는 경제적 차원의 권한 뿐만 아니라 사법, 행정, 재판권을 갖는 절대적 통치자였다. 영주는 자신에게 예속된 농노가 범죄를 저지르면 재판을 열어 그를 처벌할 수 있었다.
영주는 제분기, 화덕, 포도압착기 등의 필수 시설을 독점하고 사용료를 받았다.

- 농노는 구속된 몸이었다. 농노는 해마다 정기적으로 생산물의 절반 가량을 영주에게 바쳤고, 부활절이나 영주 집안의 결혼식이 있을 때는 특별 공납을 했다.
이로 인해 농노는 극도로 궁핍했다. 농노는 죽을 때 자기 몫의 농지를 자식들에게 물려줬는데, 이때는 상속세를 내야 했다.

- 10세기에 4,000만명 가량이던 유럽의 인구는 14세기초에 이르러 7,000만명을 넘게 된다. 농업혁명으로 평가받는 삼포제, 거름의 사용 등이 원인이었다. 제철 기술의 발전도 원인이었다. 편자가 보급됐다. 중세 초기의 가축들에게는 편자가 장착되지 않았다. 그래서 가축들은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고, 걸핏하면 미끄러졌다. 발굽이 쉽게 상했다.
그런데 편자가 장착되면서 땅과의 마찰력을 높이고 부상을 방지할 수 있었다.

- 인구의 증가는 물품의 수요의 증가를 의미했다. 이는 도시의 상업의 발전을 가져왔다.

- 영주들은 처음에는 도시에 대해 적대적이었다. 도시민들은 영주에 맞서 단결할 필요가 있었다. 도시민들은 공동 서약을 통해 코뮌을 결성하고 영주와 대결했다.
이 결과 중세 도시는 영주들로부터 특허장을 얻어냈다. 특허장은 오늘날의 헌법과 유사한 것으로 이 문서에는 도시민의 3대 특권이 명시됐다. 첫째, 도시 설립 당시의 도시민과 도시에서 1년 이상 거주한 사람은 누구나 자유민으로 인정받는다. 2. 도시민은 화폐지대 이외에 봉건적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3. 도시민의 재산권은 영주의 자의적 침입을 받지 않는다.

또, 특허장에 따르면 중세 도시는 사법권과 전용 재판소를 설치하고, 한명의 시장과 참사회로 구성된 시 정부를 운영할 수 있었다. 시장은 영주가 임명하거나 시민들에 의해 선출됐고, 시 정부는 국왕을 대리했다.

- 중세 도시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피렌체, 제노바, 밀라노, 나폴리가 5대 도시였다. 영국 런던, 브뤼해, 헨트도 있었다 이들 도시의 인구는 각각 10만명 안팎이었다.
 
- 영주는 12세기부터는 도시를 장려했다. 세금을 거둬들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종교와 상업은 절충점을 찾았다.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공정 가격을 준수하며, 고리 대금으로 이득을 취하지 않는한 어떤 상업적 이윤 추구도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600년에 이른 기나긴 갈등이 봉합된 것이다. 이때부터 자본주의는 죄의식에서 해방돼 무한히 날아오를 수 있었다. 

 

ihs_buffet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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