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워렌 버핏 되기] 왜 버핏은 굴뚝 기업을 선호하는 걸까?
  • ksb3433
  • 등록 2018-03-08 13:33:47
  • 목록 바로가기목록으로
  • 링크복사
  • 댓글
  • 인쇄
  • 폰트 키우기 폰트 줄이기

기사수정

[편집자주 : '가치투자의 대가' 워렌 버핏의 투자법을 한국 주식 시장의 종목들을 바탕으로 소개하는 '워렌 버핏 되기'를 연재합니다. 1956년 고향 오마하에서 가족과 지인들로부터 10만달러를 투자 받아 정식으로 투자 인생을 시작한 그가 세계 최고의 투자 대가가 되기까지의 과정도 정리해해봅니다. 칼럼을 맡은 이민주 버핏연구소 설립자는  2017년 5월 미국 오마하에서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 미팅을 취재하고 워렌 버핏 인터뷰했습니다. 저서로는 <지금까지 없던 세상> <워렌 버핏> <대한민국 업종별 재무제표는 법> 등이 있습니다]

 

이민주 버핏연구소 전 대표. 설립자

 

한국에는 시장을 지속적으로 이기고 있는 성공한 개인 투자자들이 존재한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적어도 세자릿수인 것은 분명하다. 이들이 수익을 내는 종목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된다.  이들 종목의 상당수가 굴뚝주라는 사실이다. 굴뚝주란 음식료, 의류, 제과 등 고전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을 말한다.   

 

▶ 버핏을 성공 투자로 이끈 굴뚝

 

그런데 굴뚝주는 워렌 버핏이 선호하는 투자 유형이기도 하다.  버핏은 굴뚝 기업 투자를 통해 오늘의 부를 쌓았고, 지금도 굴뚝 기업에서 그의 부가 창출되고 있다. 그가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 계열사들을 살펴보면 저스틴 부츠(신발), 데어리퀸(아이스크림), 프루츠 오브 더 름(의류), 시즈캔디 등으로 온통 굴뚝 기업이다. 그가 미국의 정보 기기 회사 IBM이나 중국 전기차 업체 BYD 같은 첨단주를 매입하면 그 자체가 화제가 될 정도이다.

여기에서 한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왜 미국의 주식 시장에서건, 한국의 주식 시장에서건 굴뚝주가 투자 성공 확률이 높은 걸까?

 

▶ 내가 아는 범위가 어느 정도인가? '인지 범위'(Circle of competnece) 


워렌 버핏은 이를 인지 범위(circle of competence)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인지 범위란 내가 잘 알아낼 수 있는 영역을 말한다. 인간은 시간과 재능의 한계 때문에 이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알 수는 없으며, 자신이 잘 알 수 있는 범위 이내에서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성공 확률이 높다. 이것이 인지 범위의 핵심 개념이다.

버핏이 첨단주에 좀체 투자하지 않는 이유는 첨단주가 자신의 인지 범위 바깥에 있기 때문이다. 버핏은 10년 정도 앞을 내다보고 기업이 얼마나 수익을 낼지를 예측한 다음, 그것을 현재 가치로 할인하는데 첨단주에 관한 한 버핏은 10년 앞을 예측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투자할 수가 없다.

굴뚝주는 그렇지 않다. 지금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아이스크림, 음료, 패션은 향후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인간의 입맛과 기호는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버핏은 굴뚝주 투자를 선호한다.
그런데 현실 투자 세계를 살펴보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은 첨단주이다. 무언가 화끈하고 성장성이 두드러져 보이기 때문이다. 첨단주 투자를 권유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국내의 어느 투자 전문가는 1990년대 휴대폰 등장 초기에 휴대폰 기기의 대중화 가능성을 확신하고 투자에 나섰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첨단주 투자가 고수익을 가져다 준다고 말하고 있다. 그의 말대로라면 요즘 뜨고 있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는 훌륭한 투자 대상이다. 그런데 실제의 투자 성과는 다르게 나온다. 왜 그럴까? 앞서 언급한 대로 인지 범위 때문이다.

1990년대의 한국인들은 누구나 휴대폰이 향후 수십년동안 성장 산업이 될 것이라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문제는 그런 정도의 분석으로는 수십 개의 휴대폰 기업 가운데 생존 기업을 가려낼 수 없다는 점이다. 당시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은 신세기통신, 누리텔레콤, 온세텔레콤 등 지금은 파산했거나, 흡수합병됐거나, 사업 영역을 바꾼 수십개의 휴대폰 관련 기업 가운데 하나일 뿐이었다. 확률적으로 따지면 당시 한국이동통신에 투자하지 말라고 조언한 전문가가 오히려 현명한 조언을 한 것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요즘 뜨고 있다. 이 기업들의 성장성, 시장 점유율, 경쟁의 진행 양상을 비롯해 수십 가지 요소에 폭넓게 파고들 자신이 있다면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자신의 인지 범위를 알고 그 이내에서 머무르는 것이 시간 대비 효과적인 투자법이다.
버핏은 1996년 주주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워렌버핏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사진=구글 이미지 캡처

 

"현명한 투자는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복잡하지도 않다. 투자자는 선별된 기업들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능력이다. 여기서 '선별된'이라는 말이 중요하다. 여러 분이 모든 기업에 대해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많은 기업을 잘 알 필요도 없다. 오로지 자신의 능력 영역 내에 있는 (선별된) 기업들만 평가할 수 있으면 된다. 영역의 크기는 그리 중요하지 않지만 그 경계를 정확히 아는 것은 필수이다."

한국 주식 시장에서 거래되는 기업은 1,800여개이다. 이 원(cricle) 안에 50개 이하의 기업만 들어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계를 잘 설정해야 하며, 원을 너무 크게 그리지 않도록 주의하라. 이 원 안에 있는 기업들 가운데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거나, 이익이 개선되는 기업을 고른다면 성공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hankook66@naver.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hs_buffett@naver.com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주식투자 조기교육 필요할까? 이상하게도 한국에서 ‘주식투자’는 공공연한 금기어가 되어 있다. 주위 사람들에게 자식들에게 주식투자 공부를 시키자고 하면 대부분 집안 망한다고 손사래를 친다. 눈치없이 자꾸 이야기를 하면 기피인물이 되어 연락조차 뜸해진다. 대학에서 정식으로 주식투자 공부 좀 가르치자고 하면 대체로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객장에 앉...
  2. 세방, 항공화물운송과물류주 저PER 1위... 2.84배 세방(대표이사 최종일. 004360)이 10월 항공화물운송과물류주 저PER 1위를 기록했다.버핏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방은 10월 항공화물운송과물류주 PER 2.84배로 가장 낮았다. 이어 동방(004140)(4.48), 한솔로지스틱스(009180)(4.71), KCTC(009070)(4.88)가 뒤를 이었다.세방은 지난 2분기 매출액 3638억원, 영업이익 11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
  3. [버핏 리포트]KT&G, 담배가 부동산 실적 살렸다..."해외 담배 실적 역대 최대 전망"-신한 신한투자증권이 18일 KT&G(033780)에 대해 부동산 부문의 실적 공백을 국내외 담배사업 부문이 방어했고, 특히 해외 담배 사업부문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하고 목표주가를 12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KT&G의 전일 종가는 10만7500원이다.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KT&G는 3분기 매출액 1.62조원(전...
  4. [버핏 리포트] 대덕전자, IT 세트 수요 부진에도 AI 신규 고객사 확보 가능성 -NH NH투자증권이 18일 대덕전자(353200)에 대해 주요 전방산업인 IT세트 및 전장 수요 둔화가 고려되지만, 다음해 업황 회복 및 AI 가속기향 다중회로기판(MLB) 신규 고객사 확보가 가능하다며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 주가는 기존 3만1000원에서 2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대덕전자의 전일 종가는 1만8010원이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
  5. [버핏 리포트] 효성중공업, 중공업 마진 후상향 기대...이익 비중 증가할 듯 -하나 하나증권이 18일 효성중공업(298040)에 대해 계절적 비수기인 2분기 건설 부문에서의 일회성 비용 해소 및 중공업 부문 이익률이 두 자리 수로 회복돼 양호한 실적이 기대된다며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52만원으로 기존대비 30% 상향했다. 효성중공업의 전일 종가는 40만6500원이다.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효성중공업의 3분기 실적으로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