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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눈치보는 '주총', 삼성·현대車·한화 지배구조 개선방안 나올까
  • 이현지 기자
  • 등록 2018-03-14 11:3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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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연구소=이현지 기자] 대기업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예년과 다른 기운이 감지된다. 주요 계열사 주총 분산 개최, 전자투표 도입 등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경영을 위한 방안이 대거 도입되는 상황에서, 재벌 기업들의 이같은 행보가 공정위 눈치보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주총 시즌의 주요 안건은 신규 사회이사 선임과 주주친화 정책이다. 특히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3월 주총을 두고 "재벌들이 스스로 (지배구조를) 개혁할 의지가 있는지 볼 것"이라며 "최소한 방안이라도 공개해 달라"고 요청한 데 따라 관련 안건이 언급될지도 관심이다.

문재인 정부와 김상조호 공정거래위원회 출범 이후 정부는 강력한 재벌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공정위는 '기업집단국'까지 출범시키며 재벌 기업들의 지주회사 전환 등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화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관심이 가는 그룹은 삼성, 현대차, 한화 등이다. 삼성과 현대차는 아직 이렇다할 지주회사 전환 계획을 내놓지 않았고, 한화는 승계 구도에서 핵심으로 지목되는 한화S&C의 물적분할이 공정위가 제시한 지배구조 개선 모범사례에서 빠졌다. 공정위는 총수일가 사익편취와 관련 한화S&C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

 

삼성 그룹

삼성그룹. 사진-구글 이미지 캡처

 

삼성 계열사의 경우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연다.

삼성전자는 신임 이사진을 선임하고 주식 액면분할 등의 안건이 주요 의제다. 삼성은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계열사별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선포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한다. 이사회 의장은 이상훈 전 사장이 맡고, 사내 이사로는 김기남 DS부분장 사장, 김현석 CE부문장 사장, 고동진 IM부문장 사장 등이 신규 선임된다.

사내이사가 기존 3명에서 4명으로 늘어나며 사외이사 정원도 1명 늘어나게 됐다. 그러면서 여성과 외국인이 사외이사로 포함된다.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김선욱 이화여대 교수, 박병국 서울대 교수가 삼성전자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됐다. 김 회장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박근혜 정부 시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으나 국적이 문제가 되며 낙마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50대 1의 주식 액면분할도 확정한다. 삼성전자 주식은 유가증권시장 대장주로 일반 투자자들 매입에 부담이 커 그간 액면분할 요구가 꾸준히 있어 왔다. 삼성전자의 이번 액면분할은 투자저변을 확대하고 주주가치를 높이며 주식 거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출석 여부에 정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앞서 이사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아직 대법원 최종심을 남겨두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6일 주총을 가질 계획인 현대자동차그룹은 주주권익 확대와 경영 투명성을 위해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 후보를 주주들이 직접 추천해 선임할 계획이다. 임기는 3년이다.

현대차는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취임 초부터 주목했던 그룹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순환출자가 총수 일가 지배권 유지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곳은 현대차그룹 하나 뿐"이라고 지적했고, 9월에는 "모든 가신 그룹들이 회장만 받드는 구도가 형성돼 사업구조나 지배구조 변화를 위한 어떤 결정도 하지 않고 시간만 보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제시한 2차 데드라인이 이번 주총 기간인 만큼,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선과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승계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발표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화그룹은 상장 계열사의 주총을 분산 개최한다. 이른바 계열사의 주총을 하루에 몰아서 진행하는 '슈퍼 주총 데이'를 없애 주주권익 보호와 주총 활성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전자투표제를 도입해 소액주주의 주총 참여율을 높이고 주주권리도 강화한다.

그럼에도 지난 2월 공정위가 발표한 지배구조 개선 모범사례에 빠지고, 일감몰아주기 관련 한화S&C가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는 것은 부담이다. 한화는 승계구도에 핵심으로 지목되는 한화S&C를 물적분할하면서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한화S&C는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사실상의 가족회사로 인적분할 후 (주)한화와의 합병을 통한 승계 등의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점쳐졌었다.

공정위는 한화S&C의 물적분할을 지배구조 개선 방안으로 보는 것을 '유보'했다. 지분 관계상 여전히 김동관 전무 등 삼형제가 한화S&C를 지배할 가능성이 있고,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 빠져나가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선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이번 주총을 통해 한화가 보다 발전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lhj@buffett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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