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연구소=홍지윤기자] 국내 편의점이 포화 상태에 도달했지만 지적에도 불구하고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 농협까지 뛰어들어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협 하나로유통은 오는 14일 충남 천안직산농협 내에 하나로미니 4호점을 연다. 하나로미니는 지난해 12월 경기 성남유통센터점을 시작으로 서울 관악구 문성로점과 경남도청점까지 생겼다. 하나로미니는 기존 하나로마트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이와 더불어 전국 NH농협은행 내 특산품을 파는 신토불이 매장 옆이나 농협은행 내 사용률이 저조한 현금지급기를 없애고 그 자리에 소규모로 입점하는 형식을 구상하고 있다. 농협의 목표는 일단 올해 안으로 전국 50개 매장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150개 매장을 열겠다는 것이다. 모든 지점을 직영점으로 운영한다는 게 원칙이지만 가맹점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하나로유통 관계자는 "하나로마트는 다른 마트와 달리 장사가 안된다고 해당 지역에서 철수할 수 없어 대신 편의형 매장으로 바꾸기로 했다"며 "농협은행을 찾아온 사람들이 가볍게 커피나 과자류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부터 규모가 큰 편의형 매장에선 각 지역의 농산물과 하나로유통이 자체 개발한 간편식인 '오케이 쿡'까지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면ㆍ간편식ㆍ간식ㆍ봉지라면ㆍPB상품ㆍ냉동식품ㆍ셀프서비스바에 좌석까지 마련해 겉으로 봐선 일반 편의점과 다를 게 없다.
하나로미니 성남유통센터점
편의형 매장인 만큼 기존 운영시간도 늘렸다. 보통 하나로마트의 경우 대부분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오후 9시에서 10시에 문을 닫는데 하나로미니의 경우 오전 6시나 7시부터 시작해 오후 11시까지 운영한다. 다른 편의점처럼 24시간제는 아니지만 직장인들의 출퇴근 수요까지 최대한 흡수하기 위해 운영 시간을 늘린 것이다. 가격 경쟁력도 있다. 하나로마트와 똑같은 가격으로 음료와 과자, 맥주, 아이스크림 등을 판매해 기존 편의점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편의점 업계는 하나로미니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하나로유통이 밝힌 목표 점포 수의 측면에선 기존 사업자들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앞으로 어떤 식으로 확장할 지가 관건이기 때문. 특히 지방마다 비교적 목이 좋은 곳에 농협은행과 하나로마트가 자리잡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하나로미니가 들어서는 상권 내 다른 편의점은 긴장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하나로미니가 직영점으로 운영되면 가맹점이 많은 편의점들과는 기본 체력이 우월할 것"이라며 "농산물에 특화된 제품들을 판매하는 것이 농협 본연의 임무인데 기존 편의점과 똑같은 형태로 농협까지 편의형 매장을 내는 건 나눠먹기식밖에 안 돼 달가울 리 없다"고 토로했다.
hjy@buffett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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