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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CEO' 물러나자 시총 780억원 증발한 경동나비엔, 무슨 일?
  • 신현숙 기자
  • 등록 2018-09-06 09:2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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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연구소=신현숙 기자] 국내 보일러 1위 기업 경동나비엔의 경영을 맡았던 홍준기 대표가 올 초 물러난 이후 이 회사 시가총액이 780억원 증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홍준기 대표가 사임하고 오너(손연호) 경영 체제로 변경된 이후 경동나비엔은 주52시간 근로기준법 위반 의혹이 불거지는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홍준기(왼쪽) 전 대표, 손연호 회장.

홍준기(왼쪽) 전 대표, 손연호 회장.

◆홍준기 대표 사임 이후 시총 780억원 증발

경동나비엔은 지난 2월 27일 홍준기 대표이사 사임 이후 주가가 6만1100원에서 5만300원으로 6개월여만에 18% 하락했다. 시가총액 780억원이 증발한 것이다.

홍준기 대표 재임기간 주가추이

경동나비엔의 주가추이. [사진=네이버]

홍준기 전 대표 재임 기간의 주가 및 시가총액 상승분의 절반 가량을 반납한 셈이다.
'스타 CEO'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는 홍준기 전 대표는 지난해 3월 10일 경동나비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당시 경동나비엔은 내수 시장 정체에 직면해 있었다.

홍 대표는 북미,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 경동나비엔의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 홍 대표가 경영권을 행사한 지난해 경동나비엔의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6846억원, 영업이익, 477억원, (지배지분) 순이익 264억원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7.3%, 4.0% 증가했다. 다만 (지배지분) 순이익은 기타 영업 비용의 증가로 28.0%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더욱 양호하다. 올해 1분기 경동나비엔의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1640억원, 122억원, 83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18.1%, 2.0%, 35.9% 개선됐다.

「경동나비엔」 최근 분기 실적

경동나비엔의 최근 분기 실적.

◆일감 몰아주기 의혹 터져나와

그렇지만 이같은 양호한 흐름은 지난 2월 말 홍준기 대표가 사임하고 손연호 대표이사 회장 체제로 변경되면서 흔들리고 있다. 당시 경동나비엔측은 "홍준기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5일 현재 경동나비엔 주가는 5만300원으로 6개월여만에 18% 하락했다.

노사 갈등과 경영 불협화음도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한 SNS에는 경동나비엔 직원 명의로 "회사가 직원들에게 12시간 일할 것을 요구하면서 2시간의 휴게시간을 합의 없이 근로시간에서 제외해 10시간의 근무시간만 인정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오전 8시 30분 출근해 오후 8시 30분 퇴근하지만, 사측이 직원들과 합의 없이 점심 시간 1시간, 2번의 쉬는 시간 30분, 저녁 시간 30분으로 총 2시간을 휴게 시간으로 지정하고 있다"고 나와있다.

직원들은 회사에서 12시간을 보내지만 10시간만이 근무시간으로 인정되는 셈이다. 이 경우 경동나비엔 직원은 하루 12시간씩 주 5일 근무해 총 60시간을 보내더라도 주 50시간만 근로시간으로 인정된다. 주52시간의 편범 운영인 셈이다.

한 관계자는 "홍준기 대표는 업무 시간 이후 임직원들과 술 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며  "홍 대표 사임 이후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다"고 말했다.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경동원은 경동나비엔 등 계열사로부터 168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1472억원) 동기 대비 15%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경동원이 경동나비엔을 비롯한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챙기는 연간 수익은 수천억원대에 이른다.

경동나비엔의 2017년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내역. 자료 전자공시

경동나비엔의 2017년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내역. [자료=전자공시] 

홍준기 전 대표의 현재 직함은 '비상근 부회장'이다. 경동나비엔의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이끈 공로에 비해 '비상근'은 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비상근이다 보니 홍준기 전 대표는 경동나비엔 사업보고서의 '임원 및 직원의 현황'에도 나오지 않는다.  

홍준기 전 대표는 1983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스페인, 헝가리, 멕시코 법인 공장장을 역임하면서 경영 혁신을 이끌었다. 2006년 코웨이 대표이사에 취임해 코웨이를 정수기 회사에서 지금의 생활환경기업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연호 회장은 경동나비엔이 속해있는 경동원그룹의 오너다. 이 그룹의 사실상 지주사인 경동원은 손연호 회장과 친족 및 특수관계법인이 지분 93.72%를 보유하고 있다. '손연호 회장→경동원→경동나비엔'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손연호 회장은 고(故) 손도익(1920~2001) 경동그룹 창업주의 차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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