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라면시장에선 「중식(중국 음식) 전쟁」이 뜨거웠다. 상반기 프리미엄 짜장라면 경쟁에 이어 연말엔 짬뽕라면 신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출시 2개월만에 2000만개 이상 팔린 히트상품도 등장했다. 가격이 1500원대로 기존 라면(800∼1000원대)보다 500∼700원 안팎 비싸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인기다.
별미로 먹던 짜장라면과 짬뽕라면 판매량이 늘면서 일반 라면 매출이 꺾이는 추세도 나타나고 있다. 26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전체 매출 중 일반 라면 매출 점유율은 62.2%로 전년 동기 대비 9.8% 줄었다. 2013년 70.2%, 2014년 70.6%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 수치다.
올 상반기 짜장라면 전쟁에 불을 당긴 건 굵은 면발을 앞세운 농심 '짜왕'이다. 올 4월 출시된 짜왕은 한달만에 국내 라면시장 판매 2위까지 올랐다. 짜왕 열풍을 본 경쟁 업체들은 앞다퉈 굵은 면발 짜장라면을 내놨다.
시장 조사 기관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짜장라면 시장은 올해 농심 '짜왕'과 오뚜기 '진짜장'(7월), 팔도 '팔도짜장면'(7월), 삼양식품 '갓짜장'(9월) 등 고급 짜장 라면의 잇따른 출시로 올 들어 9월까지 판매액(1920억원)이 지난해 전체 규모(1810억원)를 넘어섰다.
짬뽕라면 시장을 평정한 건 오뚜기 진짬뽕이다. 진짬뽕은 지난 10월15일 출시된 뒤 2개월만에 판매량 2000만개를 돌파했다고 24일 밝혔다. 출시 두 달 만에 1600만개가 팔린 올해 라면업계 최고 히트상품 짜왕을 넘어선 기록이라는 게 오뚜기측 설명이다. 오뚜기에 이어 농심 '맛짬뽕', 팔도 '불짬뽕', 삼양 '갓짬뽕', 풀무원 '꽃새우 짬뽕' 등도 쏟아져 나왔다.
하얀국물 라면을 시작으로 매운라면, 짜장라면, 짬뽕라면으로 이어진 라면시장 유행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도 관심시다. 지난 2011년 팔도 '꼬꼬면'이 출시되며 하얀국물 라면 열풍을 불러 일으켰지만 금세 인기가 시들어 최근엔 점유율이 미미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라면과 차별화된 제품들은 출시 직후 반짝 인기를 끌 수는 있지만 짜파게티(농심), 비빔면(팔도)처럼 스테디셀러 반열에 오르기는 쉽지 않다"며 "소비자들이 다시 일반 라면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짜장, 짬뽕 등 중식 열풍이 얼마나 지속될 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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