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칼럼에서 가치투자에 대한 몇가지 오해를 짚어봤습니다. 이번에도 가치투자자 분들이 간과하고 있는 몇가지를 짚어볼까 합니다.
많이 하락하면 사면 된다
가치투자를 할 때 저평가된 주식을 사야한다고 합니다. 가치투자자는 좋은 기업이라도 좋은 가격이 아니면 사지 않습니다. 워렌 버핏도 코카콜라의 매수 기회를 엿보다 1987년 대폭락 때 남들이 던진 주식을 쓸어 담았지요. 그는 「바겐세일」이 없으면 투자를 하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주가가 「바닥인줄 알았는데 지하실로 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싸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비싸게 산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를 쓴 가이 스파이어는 이와 관련해 자신의 경험담을 적었습니다.
『나는 유망종목을 발굴했다고 확신했으므로 2007년 스마트 밸런스를 샀다. 문제는 단 하나였다. 너무 비싸게 샀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비싸게 샀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바로 얼마전 정점에서 30% 이상 하락한 가격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주식을 매수하기 전에 『절대 기준으로 싼 가격인가?』라는 질문을 내 자신에게 던졌어야 했다. 그런데도 정점에서 대폭 하락했으므로 상대적으로 싸게 샀다고 안심하고 있었다.
5년 동안 보유하고 마침내 처분했을 때, 나는 약 30%에 이르는 손실을 보았다. 회사가 잠재능력을 모두 발휘했을 때에나 정당화되는 높은 가격에 사들인 탓이다. 그러나 저평가된 가격에 사면 나는 온갖 실수를 저지르고서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버핏은 주식 매수에 매우 신중할 것을 주문한 바 있습니다. 그는 『평생 20번 투자할 수 있다는 원칙을 세운다고 생각한다면 깊이 생각한 종목만 사게 돼 투자실적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종목 선정 뿐 아니라 매수 가격도 매우 신중히 결정해야 투자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장기투자를 한다고 해도 보유 종목이 오랫동안 횡보한다면 마음고생이 심하기 마련입니다. 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에 의하면 의지력은 한정된 자원이므로 고갈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를 투자적인 관점으로 해석하자면 주가 하락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 교란요인이 생기면 향후 투자에 필요한 의지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남들이 잘 모르는 종목을 사야한다
이른바 「슈퍼 개미」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보석을 캐내 부자가 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들어 태양, 이글루시큐리티, 조광피혁은 상대적으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들입니다.
가치투자자들은 롯데나 삼성 등 대형주들은 좋은 회사지만 비싸게 거래되는 점 때문에 사람들이 잘 모르는 저평가주를 찾습니다. 하지만 버핏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기업을 주로 매수했습니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보유 상위 4개 종목은 아메리칸익스프레스(15.6%), 웰스파고(9.8%), 코카콜라(9.3%), IBM(8.4%)입니다.
대형주도 적정가치보다 싸게 산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종목이 될 수 있습니다. 또 투자회수에 걸리는 기간을 중소형주보다 단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평가 여부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자신이 잘 아는 회사인지가 더 중요하겠지요.
특히 초보자인 경우에는 잘 알려진 종목이 상대적으로 「안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년 영업적자에 관리종목인 코데즈 컴바인이 시가총액 2위까지 간 것을 보면 우리나라 코스닥 시장은 아직 세력에게 취약한 시장이라는 것을 알수가 있습니다. 물론 애초에 거래정지나 상장폐지 당할 종목을 사지 말아야겠지만 대형주는 오래 보유해도 상대적으로 이런 일을 겪을 확률이 적습니다.
가치투자자는 손절매를 하지 않는다
성공 투자를 위해서는 손실을 내지 않아야 합니다. 물론 손실을 내지 않고 투자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가치 투자자도 손실을 보고 매도를 해야 하는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애초의 투자 아이디어가 빗나갔을 때입니다. 주식을 매입할 당시의 전제와 가정이 시간이 흐르면서 빗나가면 투자 아이디어도 빗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애초의 투자 아이디어가 빗나갔다고 생각되면 깨끗하게 매도하는 것도 성공 투자에 이르는 방법입니다. 오히려 그것이 더 큰 손실을 막는 방법입니다.
손실을 내고 매도했다고 해서 낙심하기보다는 왜 그런 일을 겪게 됐는지를 복기하는 습관을 기른다면 손실은 더 큰 수익으로 회복될 수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하기 마련입니다.
※출처를 밝히면 자유롭게 인용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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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텍(TaeguTec)은 워렌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투자한 회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라테크는 최근 3개월 동안 6,500원(2월 12일)에서 9,230원(4월4일)까지 오르고 있네요. 그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먼저 유라테크는 자동차용 점화 코일, 점화 플러그를 제조 및 판매하는 기업입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39억원)과 당기순이익(65억원)으로 크게 증가하면서 그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도 현대와 기아차향 자동차 점화장치 부품의 수주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꾸준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다음은 이른바 반기문 테마주로 엮이면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해석이 됩니다. 유라테크의 주요주주인 엄병윤 씨가 반기문 사무총장과 서울대 외교학과 동문이자 같은 충북출신으로 알려지면서 유라테크가 반기문 테마주에 속하게 된 것입니다. 현재 엄병윤 회장은 서울대 외교학과 동문회 부회장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여야 대선주자의 지지율 조사에 의하면 반기문 사무총장이 19.1%로 지지율이 상승하며 문재인(18.4%)을 제쳤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반기문 테마주에 속한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코데즈컴바인이 최근에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영업이익이 적자이며 당기순손실도 124억이나 되는 기업의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유통주식수가 매우 적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유통주식수가 25만주(0.67%)에 불과했기 때문에 주가가 왜곡되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지요. 일부 동호회 회원들이 이런 「품절주」에 주목해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했고, 이에 상한가까지 기록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3위까지 올랐습니다. 이런 이상급등으로 인한 시장 교란을 막기 위해 최근 한국거래소가 유통주식 수가 적은 「품절주」에 대해 매매거래 정지 처분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즉, 유통주식 수가 10만주 미만인 종목에 대해 매매를 막겠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