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4월 1일 기준으로 자산 총액이 5조원 이상인 65개 그룹을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했다. 셀트리온, 카카오, 하림, SH공사, 한국투자금융, 금호석유화학 등 6개 기업집단이 새롭게 지정됐다.
홈플러스와 대성 등 2곳은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대기업 집단의 수는 작년(61개)보다 4개 증가했다. 민간집단은 전년 대비 3개 증가(52개)했으며, 공기업 집단은 1개 증가했다.
공정위는 2009년부터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고 공정거래법·상법·금융지주회사법 등 30여 가지 법률로 대기업을 규제한다. 계열사 간 상호출자와 신규 순환출자, 채무보증이 금지되는 것은 물론 대규모 내부 거래, 비상장사 중요 사항 등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셀트리온과 카카오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에 출범한 벤처기업이 대기업으로 올라선 유일무이한 기업이 됐다. 셀트리온과 카카오는 각각 시가총액 13조 3,436억원, 6조 6,967억원으로 코스닥 시장 1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두기업은 다른 대기업들과는 달리 IT와 바이오 분야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다. 셀트리온과 카카오는 아직까지 대기업 집단 중에서 하위권(셀트리온 59위, 카카오 65위)에 속하고 있지만, 최근 IT와 바이오 업종의 급격한 성장세를 미루어 볼때 두 기업집단의 순위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셀트리온은 국내 제약바이오 벤처기업 사상 처음으로 대기업 집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제조업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바이오 벤처가 이룬 성과라 더욱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지난해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셀트리온의 지난해 매출액은 6,034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8.5% 늘어난 2,59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40%가 넘는 영업이익률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 두번째로 높은 수치다.
셀트리온은 이번 대기업집단 선정으로 인해 전일대비 3,600원(3.15%) 오른 11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카카오는 대기업집단 선정으로 전일대비 2.46% 하락한 99,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대기업집단 지정으로 카카오의 인터넷은행 사업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로 인해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많지만, 어차피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대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2~3년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지금 당장 사업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며 『지금의 주가 하락은 이슈화로 인한 단기적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1990년대 출범한 포텁업체 다음커뮤니케이션이 2014년 카카오와 합병하면서 급성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 총액 5조 1,000억원, 계열사 수 45개로 대기업집단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
이와 함께 국내 닭고기 전문 업체인 하림도 설립 30년 만에 대기업집단 대열에 들어섰다. 하림은 지난해 6월 해운업체인 팬오션을 4조 2,000억원에 인수하며 자산총액이 9조 9,000억원으로 올랐다. 재계 서열 38위로 껑충 뛰어 오른 것이다. 현재 하림의 계열사는 58개다.
그밖에도 서울시 산하 SH공사와 금호석유화학, 한국금융지주 등이 대기업집단에 포함됐고, 홈플러스, 대성 등 2개 사가 지정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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