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양계 기업 하림그룹이 대기업 집단에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병아리 10마리에서 지난해 팬오션을 인수해 자산만 9조원에 달하는 기업을 일군 김홍국(아래 사진) 하림그룹 회장은 '대기업 집단 총수'가 된다. 그러나 그룹 내부에서는 새로 받는 규제로 인해 오히려 성장이 저해될 것으로 보여 우려가 가득한 상황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식음료회사 중 하림, 동원, 농심, 삼양사, 애경 등 5개사를 대기업집단 지정대상으로 점찍고 지난 1월 자료제출 공문을 보낸 가운데, 팬오션 인수 등으로 덩치를 키운 하림이 2016년 대기업집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4월 1일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기업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해 발표하고 있다.
하림그룹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일감 몰아주기, 상호출자 및 채무보증 금지 등 새로운 규제를 받는다. 하림그룹은 당장 내부거래 비중도 줄여야 한다. 중소기업이 중견 기업으로 성장하면 58가지 지원이 중단되면서 동시에 16가지의 규제를 받고, 다시 대기업으로 성장할 때 35개 규제가 더해진다.
지난해 하립그룹으로 편입되며 법정관리를 졸업한 팬오션이 하림과의 거래를 시작했다. 팬오션이 하림그룹에 인수될 당시 곡물 운송에서 시너지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첫 거래 물량은 하림그룹 소비량의 극히 일부고 매출액도 적지만 팬오션은 물량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팬오션은 2015년 4분기 하림과의 거래에서 29억 원의 매출액을 창출했다. 작년 7월 최대주주가 하림그룹 지주회사 제일홀딩스로 바뀐 이후 발생한 첫 번째 거래였다. 하림은 팬오션을 통해 곡물 6만 7000톤을 수입했다.
팬오션은 하림그룹에 편입된 이후 곡물사업실을 신설했고, 미국 현지법인 팬오션 아메리카는 미 농무성(USDA)으로부터 곡물 수출허가를 취득하는 등 글로벌 곡물 유통사업을 추진해왔다. 하림의 물량을 포함해 지난해에만 국내 도입 곡물 31만 5000톤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월 팬오션은 국내 사료업체에서 공동 구매한 남미산 옥수수 7만 1500톤을 운송해 인천항에 처음으로 하역했다. 작년 9월 계약한 물량으로 12월 브라질 산토스항에서 팬오션 선박에 선적돼 인천항에 들어왔다. 나머지 곡물은 오는 5~6월 도착할 예정이다. 하림그룹은 연간 230만 톤의 곡물을 사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팬오션이 하림그룹의 곡물 120만 톤 수준을 운송하면서 약 25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의 14%에 해당하는 규모다. 팬오션은 2016년 100만 톤 이상의 하림그룹 곡물 운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팬오션 관계자는 "올해 내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예단하기 어렵지만 캡티브 물량을 늘려가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며 "하림그룹뿐만 아니라 곡물 유통사업은 우리나라에 필요한 사업으로 과거 곡물 운송 관련 경험이 있는 팬오션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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