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연구소=이상협 기자] "LG헬로비전의 이번 3분기 최고 실적은 일회성이다. 주력 사업 업황도 우호적이지 않다. LG헬로비전의 투자의견 '중립'(Neutral)을 유지하고 목표 주가를 하향한다."(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
"LG헬로비전이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내년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투자의견을 '매수'(BUY)로 상향한다."(최관순 SK증권 연구원)
LG헬로비전(037560)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과 ‘매수’의 상반된 증권사 보고서가 나란히 나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증권사 보고서의 ‘중립’은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간주된다. 보고서를 발간하는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기업과의 IB(투자은행)부문 등 이해관계가 있어 ‘매도’ 의견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실상 매도 의견이 나온 것이다.
◆SK증권, "일회성 수익 제거해도 양호-매수(BUY)"
중립과 매수 의견이 나란히 나온 계기는 LG헬로비전의 3분기 실적이다.
LG헬로비전은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액 3259억원, 영업이익 180억원, 당기순이익 13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22%, 59.6%, 71.9% 증가했다. 787억원 규모의 교육청 스마트 단말 판매 수익이 반영됐고, 렌탈 등 신사업을 개척하며 성장 노력을 기울인 결과이다.
그런데 이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증권사 보고서는 상반됐다.
SK증권은 LG헬로비전에 대해 올해 분기 사상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내년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며 투자의견은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했고 목표주가 6300원을 유지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7일 보고서에서 “올해 3분기 700억원 규모의 교육청 스마트 단말 판매 영향으로 영업수익이 증가했다”며 “영업이익도 분기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회성 요인을 제거하더라도 비교적 양호한 실적”이라며 “VOD(주문형비디오) 매출액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유지에 성공하며 TV 매출액이 전기 수준으로 유지됐으며, 인터넷 매출액은 전기 대비 6.9%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효율적인 비용통제를 통해 영업이익도 개선되며,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6.6%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LG헬로비전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LG헬로비전의 주가는 7일 기준 5060원이다. PER(주가수익비율)은 10.99배, PBR(주가순자산비율) 0.6배다. 동일업종의 PER 33.84배다.
◆IBK투자증권, "3Q 호실적은 일회성 수익-중립(Neutral)"
반면 IBK투자증권은 3분기 LG헬로비전의 최고 실적은 일회성 수익 덕분이고 주력 사업 시장 구조가 우호적이지 않다며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목표주가는 7000원에서 5500원으로 하향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4일 보고서에서 “주력사업이면서 매출비중이 가장 높은 TV는 전 분기 수준이고,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며 “인터넷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와 전 분기 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고 실적은 기타수익과 일회성 수익 덕분”이라며 “지난해 12월 경상남도 교육청에서 수주한 787억원 규모의 스마트 단말기 보급 사업이 올해 1분기 250억원 납품에 이어 나머지가 반영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주력 사업은 시장 구조가 우호적이지 않아 다시 성장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며 “경쟁 방송 IPTV(인터넷TV)가 유료방송업계를 주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렌탈사업에 이어 전기차 충전 사업 등은 구독서비스 개념에서 기존 사업의 가입자들을 연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적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며 “인수 초기에 비해 수익성이 많이 올라온 것은 모회사의 수익 제고 능력과 다르지 않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매출 비중은 TV가 가장 높지만, 성장은 인터넷과 기타수익이 주도한다”며 ”기타수익의 규모에 따라 전체 매출 규모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LG헬로비전, "렌탈 등 신성장 동력으로 성과낼 것"
증권사 보고서의 전망이 엇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LG유플러스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이 그만큼 복잡하고 불확실성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로 케이블TV,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VoIP), 광고, MVNO(알뜰폰), 렌탈 할부판매 등 사업을 하고 있다. 유튜브를 필두로 하는 영상 신기술의 등장으로 비즈니스 환경이 그야말로 날마다 급변하고 있는 분야다.
올해 1~3분기 사업 부문별 매출액은 방송 2324억원, 인터넷 905억원, 광고서비스 1988억원, 부가서비스 1890억원, 상품 1747억원을 기록했고, 매출액 비율은 각각 26.3%, 10.2%, 22.5%, 21.3%, 19.7%이다. 방송 매출액이 그간 30% 비율을 유지했는데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4%포인트 줄은 26.3%를 기록했다.
이는 방송 매출액이 감소하고, 다른 사업부문 매출액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3분기 방송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82% 감소한 반면, 방송을 제외한 4개 부문은 모두 증가했다. 이 중 증가폭이 가장 높은 사업은 상품이다. 상품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7.35% 증가했다. 이어 부가서비스 10.81%, 인터넷 7.49%, 광고서비스 1.7% 각각 증가했다.
LG헬로비전측은 향후 사업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3분기 실적과 관련해 LG헬로비전 관계자는 “교육청 스마트 단말 수익뿐 아니라 렌탈, 기타 수익 부문 성장세를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며 “알뜰폰, 인터넷 가입자도 연속 순증세를 이어오고 있어 실적 성장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또, 내년 방향성에 대해 “상품 서비스 고객중심 혁신, 케이블TV의 강점인 지역성을 바탕으로 지역채널 커머스 방송이나 지역중심 특화사업 강화할 것”이라며 “방송통신을 넘어 렌탈 등 신사업 성장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LG헬로비전을 이끌고 있는 송구영 대표는 LG유플러스 홈·미디어부문장 전무를 거쳐 지난 2020년 LG헬로비전 대표로 취임했다. LG유플러스 근무 당시 CJ헬로 인수추진단장을 맡아 CJ헬로 인수를 주도했으며 지난 2019년 LG헬로비전 임시주주총회에서 LG헬로비전의 첫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송구영 대표는 올해 3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내는 등 실적 개선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달 인사에서 유임됐다. 연세대와 동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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