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성공한 사람을 모방하라고 합니다. 평소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 뿐 아니라 그가 보유한 미국 우량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채우고 싶었던 저는 올해 미국 주식 직접 투자에 뛰어 들었습니다.
저가에 주식을 사라는 버핏의 조언을 따르기 위해 저는 모든 종목이 싸진 지난 3월부터 분할 매수에 나섰습니다. 총저의 「바구니」에 모두 17개 종목을 담았습니다. 버핏 관련주인 버크셔 해서웨이 B주, 코카콜라, IBM, 웰스파고를 주로 담았고 나머지는 「신문 국제면에 자주 나오는 기업」으로 골랐습니다. 알리바바, 알파벳 C클래스(구글), 넷플릭스, 테슬라, 스타벅스 등을 매입했고 이밖에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S&P 500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버핏이 칭찬한 아마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다
요즘 제 포트폴리오의 「효자」는 미국에서 가장 ‘핫’한 종목으로 떠오른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기업 아마존입니다. 버핏은 지난 4월 『아마존이 세상을 대대적으로 변화시켰고, 제프 베조스는 고객들을 어떻게 기쁘게 할 수 있는지 안다』고 칭찬했죠. 회사 주가수익비율(PER)이 300배로 비싼데다가 그가 싫어하는 정보기술(IT) 기업을 운영하는 최고경영자(CEO)인데도 말입니다.
게다가 베조스(아래 사진)는 아마존 주가 상승으로 세계 부호 3위로 등극한 상태입니다. 버핏의 세계 부호 순위(2위)를 넘보고 있으며 아마존은 버핏이 보유한 월마트의 손님을 뺏어온 경쟁 기업입니다. 그러나 버핏과 베조스는 신문사 오너라는 공통 분모가 있기도 합니다. 버핏은 버팔로 뉴스와 리치몬드타임스 디스패치, 오마하 월드 헤럴드의 소유주이고 베조스는 워싱턴포스트를 가지고 있죠. 또 두 부호 모두 미국 대통령 후보로 떠오른 도널드 트럼프를 반대합니다.
여하튼, 아마존 주가는 버핏의 칭찬에다 지난 4분기 실적까지 잘 나와 연일 신고가를 새로 쓰고 있습니다. 덕분에 제가 보유한 아마존 주식은 올해 3월 566달러 매수 이후 지난 3일 종가인 726달러를 기준으로 약 30%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버핏의 칭찬 전에 제가 아마존을 매수한 이유는 이 기업이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에서 소비자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는 판단이 들어서입니다. 뉴스를 보면 아마존이 드론 배송 등 혁신적인 사업을 한다는 소식이 단골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그동안 아마존이 주주 원성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열심히 해왔다는 정보까지 종합해보면 이 기업은 「가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음은 아마존에 관한 국내 주요 보도 제목입니다.
「미국 국민 6분의 1,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 이용」(연합뉴스 2016. 1. 28)
「아마존 「역대 최고」 분기 성적… 베저스 하룻밤 새 6조8000억원 돈방석」(중앙일보 2016. 4.29)
「제프 베조스, 곧 버핏보다 부자된다」 (CNN 2016.6.1.)
「아이폰이 아닌 아마존 에코가 미래 인터넷의 핵심이 될 이유」(뉴스위크, 2016.6.1.)
「아마존 2020년까지 미국 최대 기업 될수도...」 (배런스, 2016. 6.2)
무한 영토 확장하는 아마존
1994년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은 1997년 상장 이후 전자책 단말기, 가정용 음성 인식 기기 에코 등 아이폰에 버금가는 혁신적인 하드웨어 기기까지 만들며 연일 영토확장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추진중인 「30분 드론 배송」(아래 사진)도 향후 물류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서비스 중 하나입니다.
아마존 이용에 대한 만족도 투자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2004년에 아마존에서 처음으로 음악 CD를 구매했는데 이후 제 구매 CD 데이터를 기초로 비슷한 장르의 CD를 추천해 줘서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그러한 추천이 일상화됐지만 당시로서는 놀라웠습니다. 또 주문한 중고CD가 오지 않았다고 이야기하자 곧바로 결제대금을 돌려주는 것을 보고 이 회사에 대해 신뢰를 갖게 됐습니다.
최근에는 자회사 「오더블」의 오디오북 상품을 무료체험 해봤는데 이 역시 만족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또 저는 온라인 의류 쇼핑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아마존 패션몰에서는 모델이 직접 의류를 입고 움직이는 영상을 보여줘 옷맵시를 확인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같은 편리함 덕분인지 시장 조사 업체인 코윈은 아마존이 내년에 메이시스 백화점을 누르고 미국에서 가장 많은 의류를 판매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패션 사업에 식료품 배달, 우주 관광 로켓 개발까지. 아마존의 한계는 없어보이네요. 여담이지만, 이 사이트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딸인 디자이너 이반카 트럼프의 옷도 팔고 있었습니다.
아마존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하자 월가에서도 아마존이 고평가 됐다, 더 간다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마존 주가가 1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는 한편, 거품 껴서 비쌀 때 빨리 팔아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저 또한 차익실현 욕구가 나기도 하지만 버핏의 칭찬을 받은 기업인만큼, 오랫동안 보유할 생각입니다.
버크셔 매입 소식에 애플 추가 매수
버핏이 샀다는 말에 따라 산 주식도 있습니다. 바로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변모한 애플입니다. 지난 4월 말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이 애플 주식을 모두 털었다고 밝혀 애플 주가가 고꾸라졌죠. 그 직전달 「애플빠」인 저는 100달러에 애플 주식을 샀으나 아이칸과 1분기 실적 부진으로 주가는 5월 초 90달러까지 빠졌습니다.
저는 당시 아이칸에게 화가 났습니다. 「저 사람은 조용히 팔고 나갈 것이니 왜 팔았다고 떠들어서 남의 주식 주가를 떨어뜨리는건가」. 화는 났지만 한편으로는 이번 기회에 애플을 추가매수 해야할까 싶기도 했습니다.
기회를 엿보던 중, 버크셔의 애플 투자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그 소식이 전해진 날, 저는 뉴욕 증시 개장 초반 92달러에 추가로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맥북, 아이패드, 아이폰을 모두 사용해본 저는 애플이라는 회사를 무척 좋아합니다. 그런데 가치주가 된 애플을 버핏이 매수했다? 저로써는 안살 이유가 없었습니다. 저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는지 ‘버핏 효과’에 힘입어 애플 주가는 곧 100달러대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보면 저는 버핏을 무모하게 따라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짧은 시간에 그런 결정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평소에 그 주식에 관심을 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워렌 버핏과 조지 소로스의 투자 습관’에 따르면 자신이 좋아하는 비누의 50퍼센트 세일을 기다리던 고객이라면 실제로 바겐세일 공지가 났을 때 살지 말지를 고민하지 않고 수퍼마켓으로 달려갑니다.
투자의 대가들 역시 매수 매도를 기계적으로 진행합니다. 버핏과 소로스는 그들의 브로커에게 주문할 때 다른 투자자들처럼 이를 뽑을 때처럼 망설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주식을 매수할 때 망설이는 이유는 자신만의 투자 기준이 없어 자신의 투자 아이디어의 가치를 측정할 수 없기 때문이죠.
현재 제 미국 주식 계좌 전체의 수익률은 5%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저는 제가 매수했던 가격 이하로 내려가면 추가로 주식을 매입해 수익률을 높일 계획입니다. 여러분도 존경하는 투자의 대가가 언급한 주식이 출렁이면 이를 좋은 투자기회를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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