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김승준. 2023년 2월 24일.
[버핏연구소=신현숙 기자] 현재 시장에서 건설 업황에 대해 가장 먼저 얘기하는 지표는 미분양의 증가다. 미분양의 증감은 곧 분양의 흥행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분양의 흥행의 정도가 부동산 시장에서 가격에 대한 수요 레벨을 확인할 수 있다. 미분양과 관련해 절대적인 ‘양’을 얘기하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증가하는 ‘속도’다. 지난해 미분양이 증가하는 속도는 앞선 2008년과 유사하며, 분양의 18%가 미분양이 나고 있다. 즉 과거에 비해 높은 레벨로 사람들은 시장에 나오는 분양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얘기다(거꾸로 저렴하다고 느껴지면 사는 사람들은 아직도 많다).
사람들이 분양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다. 주변 시세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실거래가격은 2020년에 거래하던 가격 수준이지만, 분양가격은 2022년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격이 2020년 수준까지 하락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유동성 축소(수요 감소)와 아파트 입주의 증가(공급 증가) 때문이다. 특히 전세의 경우, 저금리에 전세대출(변동금리)을 받아 거주하던 사람들이 대출이자 증가에 따라 전세 수요가 감소했다. 여기에 신축 아파트 공급이 증가하니 전세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었고, 매매가의 하방 지지선이 후퇴됐다. 올해는 전년비 금리는 소폭 상승하며, 신축 아파트 공급도 증가한다.
그럼 분양가를 2020년 수준으로 맞춰서 저렴하게 분양하면 되지 않냐 하는데, 문제는 분양 원가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2020년과 비교했을 때 2022년 아파트 실거래지수는 1.7% 하락한 반면, 건축자재는 35.8% 상승, 임금은 10.1% 상승, 토지가는 7.0% 상승했다. 그리고 금리 상승에 따라 금융 비용도 2배 이상 증가했다. 떨어진 주변시세에 분양 가격을 맞추면, 돈을 벌기는 커녕 잃기만 하게 된다. 저렴하게 토지를 매입하지 않고서야, 분양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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