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모닝과 스파크를 각각 앞세운 기아자동차와 한국지엠의 경차 시장 점유율 전쟁이 불이 붙었다.
차량 가격을 100만원씩 깎아주는 「파격 프로모션」에 이어 200만원대 냉장고·에어컨 등이 경품으로 등장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경차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경차는 기아차의 모닝이었다. 기준이 800cc에서 1,000cc로 바뀌면서 줄곧 월간 판매 순위 1위를 지켜왔다.
대우 시절부터 티코·마티즈 등으로 시장을 지배해온 한국지엠은 모닝 등장 이후 2위 자리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한국지엠이 지난해 7월 쉐보레 스파크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하면서, 8월부터 신형 스파크는 경차 1위 타이틀을 7년 8개월만에 탈환했다.
올해 분위기도 비슷하다. 기아차 모닝의 2016년 1~5월 판매량은 2만 8,959대. 스파크는 같은 기간 3만 5,128대가 팔렸다. 스파크는 신차효과를 등에 업고 올해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62.9%나 늘었다. 반면 모닝은 풀체인지 주기가 다가오면서 성적이 18.5% 나빠졌다.
위기감을 느낀 기아차는 지난해부터 「100만원 현금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경품으로 100만원이 넘어가는 에어컨 등이 등장했다. 이에 질세라 한국지엠도 연말부터 비슷한 수준의 할인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이들의 경쟁은 지난 5월 절정에 이르렀다. 한국지엠은 스파크 구매 고객에게 100만원 할인 또는 230만원 상당의 LG 냉장고를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기아차는 모닝 구매자에게 100만원 할인 또는 200만원 상당의 삼성 에어컨을 선물하는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전문가들은 『차값이 1,000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경품의 가격은 상당한 셈』이라며 『경차의 마진율이 크지 않은데다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지지 않는 상황이라 자칫 「치킨게임」이 펼쳐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닝과 스파크의 경우 판매량은 많지만 이익이 많이 나는 차는 아니다. 특히 스파크의 경우 한국지엠 전체 내수 판매의 40% 수준을 차지할 정도의 주력차종』이라며 『각 업체들은 ‘외형 유지’를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출혈 경쟁을 펼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 5월에는 기아자동차 모닝과 한국지엠 스파크의 치열한 맞수 경쟁과 개별소비세 인하 등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국내 경차 판매량이 준중형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4월 한 달간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판매된 경차는 14만 5,000여 대로 같은 기간 국내 승용차 판매량의 10.7%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4월 판매된 준중형차는 전체 승용차 판매의 10%인 13만 6,000여 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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