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연구소=김인식 기자] 대한항공(003490)의 올해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목표 주가를 잇따라 상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 참여자들 사이에 대한항공의 내재가치(intrinsic value)와 적정주가가 얼마인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Q 어닝 서프라이즈 전망... 유가·환율 동반 하락 수혜
24일 더밸류뉴스 취재 결과 최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화증권 3곳이 대한항공 목표주가를 일제히 3만6000원으로 상향했다. 이전의 목표주가는 3만3000~3만5000원이었다. 24일 현재 대한항공 주가는 2만5600원이다.
대한항공의 목표주가가 상향된 이유는 뭐니 뭐니 해도 실적 개선 기대감 덕분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액 3조5920억원, 영업이익 4856억원, 순이익 2510억원을 기록했다고 15일 공시했다(이하 K-IFRS 연결).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24.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7.2%, 52.7% 감소했다. 수익성이 감소한 이유는 연료비(유가)와 인건비 증가 때문이다. 그렇지만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의 수익성이 향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달 12일께 발표 예정인 대한항공 2분기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가 전망되고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4442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27.5% 상회하고 KB증권의 기존 전망을 216.7% 상회할 것"이라며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빈 좌석이 부족해 대한항공의 2분기 국제선 여객 수익(Yield)은 132.6원의 양호한 수준을 유지한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사의 이같은 전망은 대한항공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3대 변수(유가·환율·금리)가 대체로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실적은 이들 3대 변수가 모두 낮아질 수록 유리하다.
이 가운데 유가는 가장 큰 변수이며 유가가 낮아지면 대한항공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약 35%)을 차지하는 연료비가 절감된다. 그런데 유가가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4일 현재 미국 서부텍사스유(WTI)는 배럴당 77.07달러로 지난해 이맘때의 98달러 대비 20% 가량 낮아졌다.
또, 원·달러 환율의 경우 10원이 하락하면 대한항공의 연간 영업이익이 222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24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282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와 환율이 대한항공에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다만 금리가 낮아지면 대한항공의 이자비용이 감소하는데 향후 금리는 완만한 상승이 점쳐지고 있다.
◆리오프닝 수혜 기대감↑... 여객 수요 증가세
대한항공의 매출액에 영향을 미치는 여행 업황도 양호하다. 항공업은 지난해 하반기 국내외 방역 규제 완화에 따른 리오프닝으로 과도기에 진입한 분위기다. LCC(저비요항공사)를 포함한 대다수의 항공사들의 국제여객부문 매출은 증가하고 있고, 화물 매출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대항항공 역시 화물노선 매출액 비중은 지난 2021년 77%에서 지난해 58%로 감소했고, 국제 여객노선은 지난 2021년(9%)대비 20% 상승한 29%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국제여객노선 매출액이 화물노선의 매출액을 앞질렀다. 올해 1분기는 국제 여객노선 매출액은 1조6670억원으로 전체 매출액 비율 중 52%를 차지했다. 반면 화물노선은 올해 1분기 1조48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체 매출액 비율 중 32.8%로 지난해 57.6%에서 약 25% 감소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리오프닝 이후 여객노선은 꾸준한 회복세에 있다”며 “여객수요의 증가로 2분기에도 여객사업 매출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대한항공의 가치평가(valuation)를 해보면 PER(주가수익비율)이 한자리수(8.32배)이다. PER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순익으로 나눈 값으로 낮을 수록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이다. 대한항공의 주가가 최근 상승했지만 아직은 내재가치에 수렴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성사되면 '대한항공 기업가치'↑
대한항공의 기업가치와 주가에 영향을 미칠 또 하나의 변수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성사 여부다.
현재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 만약 합병이 이뤄지면 국내에서의 독점적 지위 확보는 물론 해외 경쟁사들까지 위협할 초거대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이에 미국과 EU(유럽연합)은 자국 항공업의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고 보고 부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지만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강력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사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대한항공의 기업가치는 다시 한번 점프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르면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2023년 정기평가 결과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대한항공이 재무구조가 미흡한 아시아나 항공을 인수하면 대한항공 재무지표가 악화되고 통합비용 발생에 따라 수익성이 하락할 것”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지위 강화, 과당 경쟁 완화, 기재·네트워크 효율화,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 원가 절감 등 경쟁력이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대한항공의 유동자산은 8조4447억원으로, 불과 3년만에 유동자산을 2배 가까이 불렸다. 지난 2020년 4조25억원, 지난 2021년 6조6410억원, 지난해 8조909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유동자산이 크게 증가한 것에 대해 관계자는 “기내식사업부 매각, 유상증자 및 차입 등으로 유동성을 확보한 결과다”며 “추가로 지난 2020년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단기적으로 업황이 어려웠으나 이후 화물사업의 영업이 잘되면서 현금성 자산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ESG 관점에서도 대한항공은 유리하다. 대한항공은 국내 최대 ESG 평가 및 의결권 자문기관인 한국ESG기준원(KCGS)에서 실시한 ESG 평가에서 3년 연속 ‘통합등급 A등급’을 획득했다.
대한항공은 이사회 내에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 4인으로 구성된 ESG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회사의 ESG 관련 정책 및 전략 검토, 주요추진과제 관리감독, 기타 주주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안건에 대해 최고 의사결정 및 자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환경부문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항공업계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지속가능 항공유, 수소 등 새로운 항공기 기술, 탄소포집·저장 기술 등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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