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Buffet story] 4회 : 지금은 투자에 나서야 할 때
  • 관리자
  • 등록 2014-09-06 15:51:19
  • 목록 바로가기목록으로
  • 링크복사
  • 댓글
  • 인쇄
  • 폰트 키우기 폰트 줄이기

기사수정

[Buffet story] 4회 : 지금은 투자에 나서야 할 때

1974년 11월의 어느날, 버핏은 미 금융 전문지 <포브스>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인터뷰 주제는 주식 시장의 장세 진단과 향후 전망이었다. 당시 버핏은 미국의 신문 지면에 “오마하에서 놀라운 수익률을 거둔 40대 투자자”로 이따금씩 실리고 있었다. 당시 버핏은 44세였다.
주식 시장이 침체에서 좀체 벗어나지 않자 이른바 ‘투자 고수’를 불러 향후 장세 전망을 물어본 것이었다. 지금이나 당시 그다지 달라지지 않는 미디어의 모습이다.
포브스 기자는 버핏을 소개하면서 ‘오마하의 전설(Saga of Omaha)’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지금의 ‘오마하의 현인(Oracle of Omaha)’보다는 격이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미국 전역에 이름이 퍼진 유명 인사는 아니었다.
포브스 기자가 버핏에게 던진 첫번째 질문은 “현재의 주식 시장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였다.
그러자 버핏은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성욕에 가득찬 남자가 사창가(Whorehouse)에 있는 기분입니다.”

이어 버핏은 “지금은 주식 투자를 시작할 때”라며 주식 투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하고 있다.
포브스는 황급히 ‘사창가’를 ‘하렘(Harem)’으로 수정했다. “성욕에 가득찬 남자가 하렘에 있는 기분”이라는 표현은 알고 보니 포브스와 버핏의 합작품이었던 것이다.

버핏의 포브스와의 인터뷰를 더 살펴보자. 포브스 기자는 버핏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그(버핏)는 말을 많이 하지 않았지만, 일단 그가 말을 하면 경청할 가치가 있었다. 그의 타이밍 감각은 놀랄만하다. 5년전인 1969년 그는 당시 39세의 나이에 투자 파트너십을 청산하고 투자자들에게 돈을 돌려줬다. 그전까지는 그는 증시가 나쁘거나 좋거나 시장 평균을 앞섰다. 1957년부터 69년까지 그는 약 3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1만 달러 투자자금이 30만 달러로 늘었음을 의미한다.

그런 그가 주식투자를 그만둔 이유는 더 이상 주식투자를 할만한 가치가 없음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주가가 너무 올랐던 것이다. 모든 똑똑한 MBA(경영학석사)들이 앞 다퉈 투자 비즈니스에 나서고 있을 때 그는 조용히 빠져 나왔던 것이다.

그는 1928년에 주식을 모두 팔아치우고 1933년까지 낚시를 하러 다녔던 전설속의 투자자와 닮았다. 그런 사람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버핏은 1969년부터 1974년까지 (실제로) 낚시를 하러 다녔다. 만약 그가 이 기간에 주식 시장에 머물러 있었다면 그는 결과가 좋지 않았을 것이다.“

버핏의 스스로 밝히는 자신의 투자 철학도 나온다.

“나는 투자를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비즈니스라고 부른다. 야구에서처럼 스윙을 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당신이 야구장의 스탠드에 들어서면 투수는 당신에게 제너럴 모터스(GM)를 47 달러에, US스틸을 39달러에 던진다. 아무도 당신에게 스트라이크를 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투자에서는 기회를 놓치더라도 패널티가 없다. 하루 종일 당신은 마음이 드는 공이 오기를 기다릴 수 있으며 그러다가 필더가 졸면 당신은 타석에 달려가 공을 치면 된다.
증권기관에 있는 프로는 불쌍하다. 그들은 달성하기 불가능한 목표를 달성하느라 희생되는 사람들이다. 마치 베이브 루드가 50만명의 관중이 보는 앞에서 서 있고 야구단 오너가 “스윙만 나와봐라. 이 바보야”라고 외치는 상황과 마찬가지다. 그들은 만약 다음 공에서 스윙을 잡지 않으면 옷을 벗어야 한다는 사실에 강박관념을 갖게 된다.”

실제로 버핏은 시장 참여자들이 공포에 빠져 있던 이 시기에 주식 매입에 나섰다. 그가 매입한 주식은 블루침 스탬프, 오마하 선, 가이코 등이다. 이미 백만장자가 돼 있었던 버핏은 주식을 충분히 매입할 수 있었다. 1976년 그는 가이코 주식의 3분의 1을 매입했다.

다음은 버핏의 주식 매입에 한창이던 1977년의 투자 포트폴리오다. 버핏의 나이 47세의 일이었다.

[워렌 버핏의 1977년 투자 포트폴리오. 단위 1,000달러 ]

------------------------------------------------------
주식수 회사명 지불가격 시장가격
------------------------------------------------------
220,000 캐피털 시티즈 . $ 10,909 $ 13,228
1,986,953 가이코 우선주 19,417 33,033
1,294,308 가이코 보통주 4,116 10,516
592,650 인터퍼블릭 그룹 4,531 17,187
324,580 카이저 알루미늄&케미컬 11,218 9,981
1,305,800 카이저 인더스트리즈 778 6,039
226,900 나이트 리더 . 7,534 8,736
170,800 오길비 .. 2,762 6,960
934,300 워싱턴 포스트 10,628 33,401
기타 34,996 41,992
-------------------------------------------------------
총계 $106,889 $181,073

버핏은 1974년 주식 매입에 나섰는데, 그렇다면 실제 수익은 언제 거두었을까. 다음은 이 기간의 버크셔 해더웨이의 투자 수익률과 주가 추이다

[버크셔 해더웨이의 주가 추이]
----------------------------------------------
연도 버크셔 버크셔 S&P500 차이
주가 주가상승률 상승률
----------------------------------------------
1973 71 -11.3 -14.8 3.5
1974 40 -43.7 –26.4 -17.3
1975 38 -5.0 37.2 -42.2
1976 94 147.3 23.6 123.7
1977 138 46.8 -7.4 54.2
1978 157 13.8 6.4 7.4
1979 320 102.5 18.2 84.3
1980 425 32.8 32.3 0.5
1981 560 31.8 -5.0 36.8
--------------------------------------------
*버크셔 해더웨이 주가는 12월 기준

버핏이 주식 매입에 나선 1974년 연말의 버크셔 해더웨이의 주가는 40달러로 전년 동기의 71달러에 비해 절반 가까이 폭락했다. 쉽게 말해 버핏은 바닥을 맞추지 못한 것이다. 버크셔 해더웨이 주가 하락률 43.7%는 S&P지수 하락률 26.4%보다 더 나쁘다.

다음해는 어떤가. 여전히 실망스럽다. 1975년 연말의 버크셔 해더웨이 주가는 38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더 떨어졌다. S&P지수가 그 해에 26.4%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매우 실망스러운 기록이다.
버핏이 실적을 만회한 것은 2년이 지난 1976년부터였다. 그해에 버핏은 147.3%의 수익률을 기록해 S&P500의 23.6%를 압도했다. 주가도 .전년의 38달러에서 94달러로 두 배 이상 폭등했다. 77년에 버크셔 해더웨이 연말 주가는 138달러로 처음으로 세자리수를 기록했다. 그해에 S&P지수가 7.4%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더욱 빛나는 실적이다.

이렇게 된 것은 미국의 주식 시장이 1970년대 말에야 회복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주식시장은 1982년에야 본격적인 강세장으로 진입했다. 1964년 12월 31일에 874.12였던 미 다우지수가 1981년 12월 31일에 874.12였으니 17년동안 주식시장은 지리한 약세장을 이어갔던 것이다. 이 기간에 미국의 주식시장은 박스권을 맴돌았다.

이렇게 미 증시가 오르지 않은 것은 미국의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
1981년 미 금리는 20% 수준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오일쇼크로 인한 인플레를 해결하기 위해 폴 볼커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고금리 정책을 유도했기 때문이었다. 카리스마넘치는 인물인 폴 볼커는 1979년 취임하자마자 금리를 2.5배 올렸다. 2.5%가 아니라 2.5배다. 금리는 그로부터 3년동안 최고 21%까지 치솟으면서 미국 경제를 요동치게 만들었다.

결국 버핏은 74년에 매입에 나선 주식 투자에 대한 수익을 2년 뒤인 76년부터 거두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버핏이 74, 75년 2년 연속의 저조한 실적에 좌절했다면 당시 “지금은 투자에 나서야 할 때”라는 말은 기억되지 않고 있을 것이다.

1973년부터 1981년까지의 8년동안 버크셔 해더웨이가 S&P보다 수익률에서 뒤진 해는 74, 75년의 딱 두 해 뿐이었다. 나머지 여섯해에 버크셔 해더웨이는 S&P를 가볍게 추월했다.
주식투자는 역시 장기투자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버핏의 성공 비결은 장기투자와 기다림의 미학에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버핏은 시장을 이긴 것이다.

ihs_buffett@naver.com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바텍, 건강관리장비와용품주 저PER 1위...6.35배 바텍(대표이사 김선범. 043150)이 11월 건강관리장비와용품주 저PER 1위를 기록했다.버핏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텍은 11월 건강관리장비와용품주 PER 6.35배로 가장 낮았다. 이어 레이언스(228850)(6.47), 디알젬(263690)(7.55), 세운메디칼(100700)(8.41)가 뒤를 이었다.바텍은 지난 3분기 매출액 873억원, 영업이익 12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
  2. CJ CGV, 3Q 매출액 5470억 전년比 34.9%↑..."CJ올리브네트웍스 시너지가 실적 견인" CJ CGV(대표이사 허민회, 079160)가 올해 3분기 매출액 5470억원, 영업이익 321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이하 K-IFRS 연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9%, 5.2% 증가했다. 지난 6월 자회사로 편입된 CJ올리브네트웍스와의 시너지가 본격화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올리브네트웍스는 매출 1830억원, 영업이익 164억원을 기록했다. 대외사업 수주 확대 및...
  3. 코웨이, 3Q 매출액 1.1조 전년比 9.2%↑..."동남아 매출이 성장 견인" 코웨이(대표이사 서장원, 021240)가 3분기 매출액 1조1003억원, 영업이익 207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K-IFRS 연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 6% 증가한 수치다. 코웨이는 3분기 국내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6608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여름철 아이콘 얼음정수기 판매 확대와 비렉스(BEREX) 매트리스 및 안마의자의 꾸준한 ..
  4. 네이버, 3Q 매출액 2.7조 전년동기 比 11.1%↑..."검색 및 광고사업 호조" 네이버(대표이사 사장 최수연, 035420:NAVER)가 3분기 매출액  2조7156억원, 영업이익 5253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이하 K-IFRS 연결). 전년동기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11.1%, 38.2% 상승했다. 숏폼, 피드 서비스를 통한 체류시간 광고 상품 개선 등으로 발생한 검색 및 광고사업의 호조세가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5. 휴온스, 3Q 영업익 87억...전년동기比 41.9%↓ 휴온스(대표이사 송수영 윤상배, 243070)가 3분기 매출액 1469억원, 영업이익 87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이하 K-IFRS 연결).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6.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1.9%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영이 시작된 2공장 관련 비용과 상대적으로 원가율이 높은 품목의 매출 비중이 늘며 매출원가율이 상승했으나, 외형 성장은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