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육계가격 상승으로 닭 관련주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계육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닭고기 생계 가격(대)은 1,300원에서 2,300원으로 올랐다. 한 달 사이에 76.9% 상승한 것이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109.1% 올랐다.
보통 육계값은 초복 1주일을 앞두고 크게 오른 뒤 중·말복 사이에 등락을 거듭하다가 떨어진다. 하지만 현재 산지값은 말복(8월16일)이 지나고서도 오히려 상승하는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다. 초복(7월17) 1주일 전 1,800원대인 육계값은 8월 들어 1,400원대로 하락했다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뒤 16일엔 2,200원까지 올랐다. 이어 22일까지 2,300원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육계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로 「지속되는 폭염」을 꼽았다. 8월 내내 전국적으로 사상 유례없는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폐사한 닭이 많은데다 소비자들이 보양식으로 닭고기를 찾는 빈도가 잦아졌기 때문이다.
가축재해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NH손해보험에 따르면 가축 폐사로 인한 보험 지급액이 평년보다 대폭 늘었다. NH손해보험 측은 이번 폭염피해로 인해 8월 10일 기준 지급보험금이 84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2013년 50억원, 2014년 21억원, 2015년 74억원과 비교해 가장 많은 액수다.
보통 육계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때문에 주가가 상승하곤한다. 그러나 최근 닭 관련주들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육계가공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하림은 지난 5월 25일 종가 4,315원이었다. 25일 오후 2시 5분 현재 하림은 전일대비 0.92% 하락한 4,305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5월 30일에 주가가 5,77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다시 하락한 상황이다.
마니커 역시 전일대비 1.55% 하락한 888원에 거래되면서 동전주로 전락했다. 3개월 전만 하더라도 1,170원 수준과 비교하면 주가가 최근에 많이 하락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동우도 현재 주가 4,115원으로 3개월 전 주가(4,165원)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닭 관련주들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이유로 중국에 판매되는 삼계탕이 기대 이하의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무역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올 6월 29일 전북 군산항에서 중국 수출용 삼계탕 20t이 처음 선적된 이후 이달 20일까지 모두 61t이 수출됐다. 약 7만 마리 분량이다. 삼계탕은 수출 지정업체인 하림·참프레·농협목우촌·사조화인코리아·교동식품의 제품으로, 중국 내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업계에선 『수출 물량이 기대 이하』라는 반응이다. 정부는 2006년 수입 허용 요청 이후 10년 만에 중국의 검역·위생 등 비관세장벽을 해결해 수출길을 열었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하지만 『시장 개방 요구만 했지 시장 조사 등 준비엔 미흡했다』는 평가다.
중국 수출이 부진한 이유로는 ▶부실한 시장 조사 ▶현지 바이어 확보 난항 ▶낮은 인지도 등이 꼽힌다.
하림 관계자는 『중국 현지의 유통구조 파악이나 마케팅 전략 수립에 어려움이 있다』며 『중국 내 1,7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최대 유통그룹인 쑤닝과 수출 계약을 체결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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