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부라더 미싱'을 기억하십니까? 변신 거듭해온 일본 기업 '브라더'
  • 이민주
  • 등록 2018-01-20 10:02:47
  • 목록 바로가기목록으로
  • 링크복사
  • 댓글
  • 인쇄
  • 폰트 키우기 폰트 줄이기

기사수정

"죽지 않기 위해 우리(브라더)는 변신하고, 또 변신해야만 했습니다.
한국인에게 '브라더(Brother)'라는 이름은 향수로 남아있다. 1960년대에 브라더는 '부라더 미싱'이라는 재봉틀로 시장을 석권했다. 부라더 미싱은 지금도 판매되고 있다. 예전의 뭉툭하고 볼품에 신경쓰지 않는 미싱과 달리 이제는 트렌드에 맞춰 디자인이 깔끔하다. 
최근 헬로키티 캐릭터 재봉기 GS2786K(사진)가 여기에 해당한다. 소비자 가격 42만원.

2016083102109923809010[1]

일본 나고야 브라더 본사에서 만난 도시카즈 고이케(사진) 회장은 브라더 역사를 '도전과 응전'이라고 말했다.  

 

브라더 미싱 55

 

1908년 재봉틀 수리업체로 출발한 브라더는 1932년 재봉틀의 핵심 기술인 셔틀훅(실을 감는 기계)을 개발하며 직접 재봉틀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회사 이름이 '브라더'로 정해진 데는 사연이 있다.
"창업주인 야스이 마사요시는 브랜드를 '시스터(sister)'로 하려 했습니다. 재봉틀 사용자 대부분이 여성이기 때문에 당연한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시스터'는 이미 다른 재봉틀업체에서 등록한 상태였습니다. 하는 수 없이 '브라더'로 등록했습니다."
경쟁사 시스터는 진작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렇지만 브라더는 반세기 동안 승승장구하며 절대강자로 군림했다. 이미 1950년대 미국과 유럽 지역에 지사와 공장을 건립하며, 일본 기업 중에서도 글로벌 시장 개척에 가장 앞장선 기업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부터 매출이 급격히 줄며 브라더는 위기에 빠졌다. 핵가족화가 확산되고 재봉 서비스를 해주는 세탁소가 늘면서 재봉틀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브라더는 당시 급성장하던 타자기 시장에 주목했다.
"재봉틀과 타자기는 물체에 충격을 주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유사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브라더는 1984년 LA올림픽 공식 공급업체로 지정되며 다시금 세계 최고 타자기업체로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이어 브라더는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비장의 무기인 팩시밀리 개발에도 성공했다. 당시 600달러를 호가하던 경쟁사와 달리 브라더는 400달러 수준의 저가형 모델인 '팩스600'으로 미국 시장을 휩쓸었다. 브라더는 혁신을 멈추지 않았다.
"타자기와 팩스의 성공 덕에 트렌드를 읽는 눈을 키워 재빨리 프린터 시장으로 눈을 돌려 세계 최초로 고속 도트-매트릭스 프린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세계시장의 11%를 차지한 브라더는 프린터, 스캐너 등 IT 복합기 전문 제조업체로 휴렛패커드(40%), 캐논(19%), 삼성전자(16%) 등과 자웅을 겨루고 있다. 매출도 급성장해 지난해 말 기준 5160억엔(약 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까지 7500억엔(약 8조4000억원) 달성이 목표다.
도시카즈 회장은 "여전히 변화를 위한 노력을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강자들이 우글거리는 데다 다른 경쟁사들과 달리 프린터가 주력 상품인 브라더는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더욱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동시에 브라더는 구글글라스 등장 이후 각광받고 있는 헤드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 개발에도 성공하며 신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절대우위를 보유한 재봉틀도 포기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매출액으로는 전체 중 7%에 불과하지만 여전히 상당 규모에 달하는 산업용 재봉틀 시장을 캐시카우로 이어간다는 계산이다. 대신 제품은 IT 기술을 접목해 첨단화했다.
LED 포인터와 레이저 기술을 재봉틀에 적용해 정밀한 재봉을 가능하게 했다. 브라더는 한국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도시카즈 회장은 "재봉틀 업체로서 이미지가 너무 강해 IT기기 업체로서 인지도를 쌓는 데 방해가 되고 있다"면서도 "한국인의 인식이 개서되고 있다"고 말했다.

ihs_buffett@naver.com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버핏 리포트] 포스코홀딩스, 철강·리튬 동반 상승 임박...목표가↑-NH투자 NH투자증권이 31일 포스코홀딩스(005490)에 대해 향후 철강은 중국 부양책 영향, 리튬은 공급 제한 영향으로 가격 상승이 전망된다며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했고, 목표 주가는 기존 51만원을 유지했다. POSCO홀딩스의 전일 종가는 34만원이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포스코홀딩스의 매출액은 18조3210억원(YoY -3.4%), 영업...
  2. [버핏 리포트] 삼성중공업, 4Q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 예상...수주 목표 56% 달성 -유진 유진투자증권이 25일 삼성중공업(010140)에 대해 모잠비크 Coral Sul 2 수주, 미국 델핀과 캐나다 웨스턴 FLNG 등 해양 수주를 늘릴 것이고 안정적인 실적이 예측된다며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1만6000원을 유지했다. 삼성중공업의 전일 종가는 1만50원이다.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의 3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2조3229억원(YoY +15%...
  3. [버핏 리포트] 삼성E&A, 정산이익으로 3Q 선방했지만…수주 불확실성 지속-유안타 유안타증권이 25일 삼성E&A(028050)에 대해 수주 이후 착공까지의 시차가 상대적으로 짧고 손실 리스크도 제한적인 캡티브(Captive) 물량 축소가 가시화되고 있어 오는 2025년 매출과 이익의 감소폭이 기존 추정치 대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했고, 목표 주가는 기존 3만8000원에서 3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4. 바텍, 건강관리장비와용품주 저PER 1위...6.35배 바텍(대표이사 김선범. 043150)이 11월 건강관리장비와용품주 저PER 1위를 기록했다.버핏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텍은 11월 건강관리장비와용품주 PER 6.35배로 가장 낮았다. 이어 레이언스(228850)(6.47), 디알젬(263690)(7.55), 세운메디칼(100700)(8.41)가 뒤를 이었다.바텍은 지난 3분기 매출액 873억원, 영업이익 12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
  5. [버핏리포트] LG전자, 수익성 감소했지만 구조개선 효과 나타나 수요 회복-대신 대신증권이 25일 LG전자(066570)에 대해 3분기에 구조개선 효과가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 13만원을 유지했다. LG전자의 전일 종가는 9만7200원이다.조대형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3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22조1764억원(전년대비 +10.7%), 영업이익 7519억원(전년대비 -20.9%)을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이는 전기차 판매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