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저평가주 시리즈」는 실적이 우량하면서 적정 가치 대비 낮게 거래되고 있는 기업의 경영 현황과 투자 포인트를 소개합니다. 현금, 부동산, 증권 등의 자산 가치가 풍부한 기업도 소개합니다. 철저한 분석과 「안전 마진」(Margin of Safety. 내재 가치 대비 싼 것)을 고려한 투자는 재산 증식과 성공 인생의 길잡이임을 제시하겠습니다]
[버핏연구소=김승범 기자] 한국거래소 상장 1호 기업. 그래서 주식 코드번호(000050)가 국내 상장사를 통틀어 가장 앞에 있는 기업. 한국인이 설립한 최초의 주식회사…
경방은 일제가 한국을 강점하던 1919년 김성수 동아일보 창업주와 김연수 삼양사 창업주가 전국을 돌며 1인 1주 공모 방식으로 자본금을 마련해 세웠다. 회사 이름은 '경성방직'이었고, 주식 2만주 모두가 한국인 소유였다. 주력 사업은 면과 실을 생산하는 면방업. 1980년대까지 전성기를 누렸던 면방업은 인건비 상승으로 이제 사양 산업으로 전락한 상태. 경방은 어떻게 돼 있을까?
면방업의 사양화로 한때 어려움을 겼었던 경방은 이제 자산가치가 풍부한 기업으로 거듭나 있다.
▶ 부동산 가치, 시가총액 훌쩍 뛰어 넘어
경방은 2006년 서울 영등포에 있던 방적 공장 부지에 복합 쇼핑몰 타임스퀘어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공사는 성공적으로 진행됐고 3년이 지난 2009년 9월 타임스퀘어는 오픈했다. 총면적 37만m²(약 11만 평, 쇼핑공간 30만 2,000m²)의 초대형 복합 쇼핑몰인 타임스퀘어는 오픈 6개월만에 총 방문객 3,500만명, 매출 4,800억 원을 기록하면서 서을시 서남부권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내부 전경. 사진 제공=경방.
타임스퀘어 쇼핑몰은 지하 2층, 지상 5층에 패션, 잡화 및 레스토랑, 라이프스타일, 카페 등의 다양하고 특별한 매장을 구비하고 있다. 이 복합쇼핑몰에는 신세계 백화점, CGV 영등포, 이마트, 교보문고, 아모리스홀, 주요 패션브랜드와 잡화, 식음매장 등 약 200여 개의 매장이 입점해있다. 이 가운데 백화점 사업부분은 (주)신세계, 호텔사업 부분은 매리어트호텔에 각각 경영을 위탁한 상태다.
이 결과 경방은 부동산 가치가 뛰어난 기업으로 변모했다. 타임스퀘어의 시가는 4,375억원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는 5일 현재 경방의 시가총액 3674억원 보다 많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방이 보유하고 있는 용인 공장(1906억원), 반월 공장(479억원), 광주 공장(230억원)의 시가를 감안하면 경방의 부동산 가치는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 영등포 복합쇼핑몰 영등포 타임스퀘어는 경방의 실적도 개선시켰다. 타임스퀘어 오픈 이전까지 1000억원대 후반이던 경방의 매출액은 이후 3000억원대로 증가했고, 흑자 전환했다.
▶ 인건비 저렴한 베트남으로 공장 이전해 원가 절감
경방이 영위하고 있는 면방업은 노동 집약 산업으로 과거 1970~80년대에 전성기를 이뤘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가중되는 인력난과 저개발 국가들로부터 수입되는 값싼 제품들로 인하여 경쟁력이 약화됐다. 이에 따라 국내 면방 산업은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에 경방은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했다.
1970년대 방적 공장의 내부 모습. 자료:경방 홈페이지.
경방 베트남은 2008년 법인 설립을 했고 2013년 2월 공장 준공 및 3월 가동에 들어갔다. 베트남 현지에서 우수한 품질로 호평을 받아 지난 2016년 4월부터 2공장 증축을 완료해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경방의 본사는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동4가 442번지에 있고, 용인공장(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삼계리 46)과 반월공장(경기도 안산시 초지동 658), 광주공장(광주시 광산구 장덕동 977-1) 등 3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방직협회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국내방적설비(정방기) 보유 기준으로 경방은 점유율 10.87%로, 전방(000950)(21.40%), 태광산업(003240)(18.61%), 일신방직(003200)(17.83%), 국일방직(10.90%)에 이어 5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 방적설비 보유현황. 자료:경방 2017년 3분기 보고서.
▶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 필요
타임스퀘어 오픈 이후 경방은 3000억원대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300~4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최근 추가적인 성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경방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실적을 확정지었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9% 감소한 42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41%, 14.11% 줄어든 3608억원, 253억원으로 집계됐다. 경방의 매출구성은 섬유사업부 55%, 임대 및 백화점 사업부 45%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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