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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 버핏 되기] 가치투자는 쉽고 단순하다?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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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8-03-06 09: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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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가치투자 대가' 워렌 버핏의 투자법을 한국 주식 시장의 종목들을 바탕으로 소개하는 '워렌 버핏 되기'를 연재합니다. 1956년 고향 오마하에서 가족과 지인들로부터 10만달러를 투자 받아 정식으로 투자 인생을 시작한 그가 세계 최고의 투자 대가가 되기까지의 과정도 정리해해봅니다. 칼럼을 맡은 이민주 버핏연구소 설립자는  2017년 5월 미국 오마하에서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 미팅을 취재하고 워렌 버핏 인터뷰했습니다. 저서로는 <지금까지 없던 세상> <워렌 버핏> <대한민국 업종별 재무제표는 법> 등이 있습니다]

 

이민주 버핏연구소 설립자. 전 대표

 

워렌 버핏이 선호하는 종목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생활속의 기업' 이다. 코카 콜라(음료), 질레트(면도기), 아메리칸 엑스프레스(신용 카드) 등 그에게 100% 이상의 고수익을 안겨준 종목은 대부분 고전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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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사진=구글 이미지 캡처

 

현재 그가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계열사를 살펴보면 그의 이런 원칙이 지금도 지켜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버크셔 해서웨이는 100여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데, 아이스크림(데어리퀸), 부츠(저스틴 브랜즈), 캔디(시즈캔디), 가구(네브라스카 퍼니처 마트), 절삭 공구(이스카) 등 사실상 100%가 생활속의 기업이거나 굴뚝 기업이다. 굳이 첨단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계열사를 찾자면 플라이트 세이프티(비행사 훈련), 네트 제트(항공기 임대) 정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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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요 자회사들. 사진=버핏연구소

 

그가 이런 기업을 선호하는 이유는 잘 알려져 있다.  버핏은 말한다.
"부(富)의 축적을 막는 실수 첫 번째는 이해하지 못하는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다. 열살 짜리 아이도 알아들을 수 있는, 그런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주식을 매입하라.”
그런데 그의 이런 성향 때문에 주식 시장에 퍼진 오해 가운데 하나가 ‘가치투자는 쉽다’는 생각이다. 다시 말해 가치투자란 생활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종목을 매입해서 기다리면 저절로 수익이 나는 투자법이라고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여기고 있다. 요즘에는 '가치투자는 공부를 많이 할 필요가 없는 투자법'이라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가치투자, 원리는 단순하지만...

 

가치투자는 쉽다? 과연 그럴까?
실은 가치투자는 쉽지 않다. 버핏도 가치투자가 ‘쉽다(easy)’고 말한 적이 없다. 그는 “가치투자의 원리는 단순하다(simple)”고 말하고 있을 뿐이다. 구체적으로, 그는 “가치투자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된다. 그래서 가치투자의 원리는 단순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의 화법을 주목하라.
가치투자가 원리는 단순하지만 실제로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사실은 버핏 본인이 체험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1993년 버핏은 신발 제조업체 덱스터(Dexter)를 4억 3,300만달러(약 4,900억원)에 매입했다.
신발 제조업?

얼마나 단순한가.
그런데 버핏은 2008년 주주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덱스터를 매입한 것은 최악의 실수였다”고 고백하고 있다.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여겨진 이 기업은 중국산 신발의 공세에 허무하게 무너졌다. 버핏은 덱스터의 신발 제조 사업을 접고 다른 사업으로 전환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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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터가 생산하는 신발제품.  사진=덱스터 홈페이지

 

사람과 화물을 실어 나르는 대가로 돈을 버는 항공 산업도 얼핏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그에게 큰 손실을 안겨줬다. 그는 항공업의 성장성을 믿고 1989년 미 항공사 유에스에어 우선주 3억 8,500만 달러(약 4,300억원) 어치를 매입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투자금의 75%를 평가 손실 처리했다. 항공 산업이 막대한 자본 투하를 필요로 하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이후 그는 이런 유머를 만들었다.
“주식 투자로 10억원을 만드는 것은 쉽다. 항공주 100억원 어치를 사면 된다.”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졌음에도 그를 애먹인 기업은 뭐니뭐니해도 버크셔 해서웨이일 것이다. 그는 1960년대 중반 직물 사업을 하던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을 매입하고 경영권을 취득했지만 직물 사업으로 수익을 내지 못해 20년 동안 고전했다. 그는 1985년 직물 사업을 접었다. 그는 아주 많은 시간과 노력 끝에 버크셔 해서웨이를 투자 회사이자 지주 회사로 변모시켰다. 오늘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지만 그에게는 시행착오의 산물인 셈이다.

 

부단히 공부하고 분석해야

 

정리해보면 단순한 것은 가치투자의 원리일 뿐이다. 가치투자는 시간이나 노력을 투입하지 않고 저절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법이 아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버핏은 직장인, 자영업자 등 본업이 있는 사람이라면 인덱스 펀드가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고 권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투자자는 가치투자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가 분명해진다. 가치투자에 성공하려면 시간과 노력을 어느 정도 투입할 각오를 해야 한다. 따지고 보면 이 세상의 모든 이치가 결국에는 똑같다. 왜 가치투자에서만 예외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버핏의 성과도 지속적인 학습과 연구의 산물이다.
가치투자로 수익을 낼 생각을 했다면 시간을 들여 기업 지식, 산업 지식, 경제 지식을 갖춰야 한다. 이것이 가치투자로 수익을 내는 출발점이다. 그리고 이런 각오를 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보답하는 것이 가치투자이기도 하다. 한국 주식 시장의 성공한 가치 투자자들이 이 평범한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hankook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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