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연구소=노성훈 기자]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을 통칭하는 GAF(Google, Amazon, Facebook)의 성장 역사는 M&A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업한지 20년이 채 안된 이들은 공격적인 M&A를 통해 단기간에 ICT 산업의 판도를 변화시키며 글로벌 ICT 기업으로 거듭났다.
GAF가 인수한 기업은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범위가 매우 넓으며 포트폴리오 또한 다양하다. KT경제경영연구소(DIGIECO)는 보고서를 통해 GAF의 창업부터 현재까지의 M&A 흐름을 분석하고 주요 사례를 분석했다.
◇ 페이스북,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동영상, VR/AR 시장 선점
페이스북은 앞선 기업들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새로운 'M&A(인수합병) 포식자'로 부상하고 있다. 창업 직후인 2005년~2008년까지 1단계(Phase1) 기간동안 페이스북은 M&A에 소극적이었다. 아이디어 도용 문제와 관련해 윙클보스 쌍둥이 형제와 법정 공방까지 벌였던 커넥트유, '좋아요' 기능을 추가한 프렌드피드 인수가 그나마 대표적인 M&A 사례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2단계(Phase2) 기간부터 페이스북은 M&A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지금까지 약 60여개 기업을 사들였다. 2단계(Phase2)에서는 소셜과 모바일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M&A가 집중된 시기였다. 당시 스마트폰 증가, 유사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등장으로 시장의 경쟁이 치열했다.
페이스북은 경쟁우위를 지키기 위해 '친구 찾기' 기술을 보유했던 옥타젠, 사진 공유 업체인 디비샷(Dvvyshot)을 인수하며 사용자 경험을 강화하는데 집중했다.
디비샷. 사진=디비샷 홈페이지
또한 경쟁사였던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에 인수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인스타그램은 13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작은 스타트업 이었지만 4000만명의 회원 수를 확보하며 급성장하고 있었다. 페이스북은 IPO를 한 달 정도 앞둔 상황에서 M&A를 통해 경쟁사를 자기 편으로 만들 수 있었다.
UI/UX 전문 업체들을 적극적으로 인수한 것도 눈에 띈다. 모바일 앱 개발 업체 스냅투, 디자인 전문회사 소파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디자이너 인재를 확보하고 페이스북의 모바일 서비스 품질을 높였다. 예를 들어 스냅투는 페이스북에 인수된 후 피처폰용 페이스북 모바일 앱을 만들었다. 페이스북은 이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피처폰 사용자를 공략할 수 있었다.
2012년 이후 현재까지 Phase3 기간은 동영상 스트리밍, AI, VR/AR 분야 M&A를 확대하고 있다. 트래픽, 체류시간 증가를 통해 광고 매출 향상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며, 동영상 스트리밍 기술 업체인 퀵파이어를 인수하며 페이스북의 동영상 서비스 품질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AI 분야는 이미지, 음성 인식 기술 확보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데,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 기업인 페이스닷컴, 음성 인식 API를 개발하는 위트에이아이(Wit.ai)가 대표적인 사례다.
페이스북의 VR/AR 시장 진출은 23억달러라는 거액으로 오큘러스를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는 VR을 문자, 동영상 이후의 차세대 미디어로 보고 인수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주커버그는 페이스북 2015년도 2분기 실적 컨퍼런스에서 "가상현실은 사람들의 생각을 공유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다"라고 선언하며 오큘러스를 VR 사업의 핵심 플랫폼으로 육성할 의지를 나타냈다.
앞으로 페이스북의 M&A 방향을 가늠해보기 위해서는 페이스북 개발자 컨퍼런스 'F8 2016'에서 발표된 '페이스북 기술 로드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커버그가 직접 발표한 기술 로드맵은 향후 3년, 5년 그리고 10년에 걸친 세 단계로 구분 되어있다. 향후 3년 페이스북 에코시스템 구축에 역량을 집중, 5년은 비디오, 검색, 메신저,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 제품 강화. 10년은 AI, 모바일 VR, 소셜 VR,
드론, 인공위성, 통신 인프라 등 ICT 융합에 집중하겠다고 되어있으며, 로드맵에 있는 계획들을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 GAF의 4대 전략은 핵심사업 강화, 거점확보, 기술융합, 인재확보
지금까지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의 M&A 전략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핵심 사업 강화' 전략이다. 핵심 사업 시장의 빠른 시장 선점과 경쟁자를 물리치기 위해 M&A를 적극 활용하는 방법이다. 구글이 사업 초기에 지도, 광고, 동영상 등 검색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인수한 것이나, 페이스북이 '좋아요', '친구 찾기', '사진 공유' 등의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인수한 것이 이에 해당된다.
두 번째는 '거점 확보' 전략이다. 핵심 플랫폼을 선점하고 관련 서비스 업체를 빠르게 인수하는 방법이다. 구글은 홈 IoT 플랫폼 업체 네스트랩스를 인수한 후 온라인 에너지 모니터링 업체 마이에너지, 홈 모니터링 업체 드롭캠, 홈 자동화 업체 리볼브를 연달아 인수하며 스마트 홈 사업에 진출했다.
세 번째는 '기술 융합형' 전략이다. 아마존의 인공지능 서비스 알렉사의 음성 인식기술은 기존에 인수했던 음성 인식 업체 얍, 문맥 검색 업체 이브이아이(EVi), TTS(Text To Speech)업체 아이보나의 기술을 조합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R&D 차원의 M&A 전략으로 주목 받고 있다.
네 번째는 '인재 확보' 전략이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은 수익모델이 없더라도 자사 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인재와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라면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인수합병을 통한 인재 확보를 뜻하는 Acqu-hire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다.
M&A가 실패할 확률은 최소 50%~90%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은 M&A를 적절히 활용해 ICT 산업의 경쟁 구도를 지속적으로 바꾸고 있다. 앞으로도 이들의 M&A 행보를 지속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nsh@buffettla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I.H.S 버핏연구소(buffettla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