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연구소=김승범 기자] 이케아 매장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이 회사 창업자인 잉그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부호 2위인 워렌 버핏과 121위인 잉그바르 캄프라드, 두 인물은공통점이 아주 많다.
잉그바르 캄프라(왼쪽) 이케아 창업자와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잉그바르 캄프라드는 다국적 가구 매장 이케아(IKEA)의 창업자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생활해본 분이라면 이케아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이마트와 유사하게 생긴 대형 매장인데, 실내가구 책상 의자 책꽂이 등 오로지 가구에 관련된 것들만 팝니다. 튼튼하고 품질이 뛰어난 가구를 믿기 힘들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팔기 때문에 유학생과 서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캄프라드는 세계 최초로 조립식 가구를 생산한 가구 업자이다. 그의 나이 스물여섯이던 1952년, 캄프라드는 조립식 가구의 효용성을 간파하고 생산에 나섰다.
조립식 가구는 캄프라드를 세계의 부호로 만들었다. 조립식 가구는 자동차의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에 비견될 정도로 가구 업계의 혁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생산자 입장에서 보면 가구를 조립식으로 제작하면 부품을 표준화할 수 있으므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또, 운반할 때 공간 효율성이 높아져 완성품 가구 때보다 훨씬 많은 양을 수송할 수 있다. 운반 과정에서 파손의 위험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가구 생산업자들은 가구를 완성품으로 운반하다가 파손하는 일이 많았다.
조립식 가구는 소비자에게도 이익이다. 조립식 가구는 평평한 판넬(panel) 형태로 판매되기 때문에 자동차 트렁크에 쏙 들어간다. 집까지 운반하기가 쉽다는 뜻이다. 만약 매장에서 가구를 완성품의 형태로 구입한다면 별도 비용을 지불해 트럭이나 밴을 부르지 않고는 가구를 운반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소비자들은 조립식 가구를 자동차로 집까지 운반한 다음에 판넬에 들어 있는 렌치(Wrench)라고 불리는 작은 나사 키를 이용해 완성품을 만들면 된다(아래 사진).
소비자들이 이케아 가구를 차량으로 운반하고 있다. 사진=이케아 홈페이지.
지금의 우리는 가구를 조립해서 쓰는 것을 흔히 보아왔기 때문에 조립식 가구를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처음 그것을 생각해낸다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콜럼버스의 달걀인 셈이다. 당시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가구 = 완제품으로 판매되는 것'이라고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캄프라드만 다르게 생각한 것입니다. 이것이 캄프라드를 오늘의 부호로 만들었다.
캄프라드의 재산을 정확히 추정하기란 쉽지 않다. 그의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케아(IKEA) 그룹은 비공개 기업입니다. 비공개 기업은 가치 평가가 쉽지 않다. 게다가 캄프라드는 외부에 드러난 이케아 그룹 외에 인터 이케아 그룹과 이카노 그룹이라는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 그런데 인터 이케아 그룹과 이카노 그룹은의 재무현황은 베일에 쌓여 있다.
캄프라드가 포브스 선정 세계 11위로 선정된 것은 외부에 드러난 이케아 그룹의 재산만을 기초로 한 것이다.
캄프라드를 워렌 버핏과 비교해보면 차이점이 많은 것 처럼 보인다. 캄프라드가 사업체를 일궈서 부를 쌓았다면 버핏은 투자가로서 인생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금만 들여다보면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다.
우선, 캄프라드는 버핏과 마찬가지로 자수성가형(Self made) 억만장자다. 그는 스웨덴 남부의 아주 작은 마을 엘아구나리드에서 태어났다. 다섯살 때에 성냥을 팔면서 처음 이윤을 남기는 재미를 알게 됐고 17세에 아버지로부터 받은 용돈을 밑천 삼아 지금의 이케아를 창업한다.
버핏이 미국의 중부의 소도시 오마하에서 태어나 코카 콜라를 팔면서 돈을 버는 재미를 갖기 시작한 것을 연상케 한다
또, 캄프라드는 억만장자가 된 지금도 청빈한 삶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바지 뒷주머니에 항상 플라스틱 스푼을 휴대하고 다닌다. 언제라도 무료 시식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그가 비행기나 기차로 출장할 때면 항상 3등석(Economy class)를 이용한다는 것을 잘 알려진 사실이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가장 저렴한 여관이나 호텔에 투숙하고 방을 한개만 빌려 임직원들과 같이 사용한다. 2000년대 초반 그는 여관이나 호텔을 이용하지 않고 자동차 안에서 잠을 잔 적도 있다.
그의 자가용은 1993년형 볼보 스테이션 웨건(정식 명칭 Volvo 240 GL, 사진참조)이다. 그는 20년 가까이 이 차를 직접 몰고 다닌다(아래 사진).
잉그바르 캄프라드 회장이 타고다니는 1993년식 볼보 스테이션 웨건. 사진=구글 이미지 캡쳐.
그는 현재의 거주지인 스위스 로잔느에서 고국 스웨덴까지 자동차를 몰고 가기도 한다. 자동차를 몰고 가는 것이 비행기나 기차로 가는 것보다 약간 저렴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식당에서 얻은 냅킨은 메모지로 사용하고, 쓰다 남은 서류는 이면지로 사용한다. 그는 낮 12시 이전에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은 언제나 12시 이전에 간다.
버핏이 콜라를 저렴하게 마시기 위해 박스째로 매입하는 것을 연상케 한다.
최근에는 캄프라드에게는 이런 일도 있었답니다. 캄프라드는 스웨덴의 고향으로부터 '고향을 빛낸 인물'로 선정돼 흉상 제막식을 가졌다. 캄프라드는 이 행사에 초청받아 테이프 커팅을 했다. 그는 리본을 가위로 자르는 대신에 조심스럽게 푼 다음에 이렇게 말했다.
“이 리본, 다시 쓸 수 있겠지요?”
그렇지만 캄프라드와 버핏과 비견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삶의 금언들이 아닐까 한다. 그는 자신이 삶의 방식을 이케아 직원들에게 권고하면서 아주 다양한 말들을 만들어냈다. 버핏이 인생과 투자에 관한 조언을 멋진 표현으로 정리하는 것을 연상케 한다.
다음은 캄프라드가 남긴 이니다. 이 가운데 몇가지는 워렌 버핏의 입에서 나온 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다. 위인들은 어느 분야에 있든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낭비는 죄악이다."
(Waste is a sin)
"필요하지 않은 일에 돈을 쓰는 것은 병이다."
(Money that is spent unneeded is a disease)
"사람을 이끈다는 것은 그 사람의 동기를 유발하는 것이다."
(To lead people is primarily to motivate them)
"인간은 잠잘 때만 실수하지 않는다."
(Only those who are asleep make no mistake)
"실수하는 것은 인생을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누리는 특권이다."
(Making mistakes is the privilege of the active)
"단순하게, 상식적인 수준에서 계획을 세워라."
(Let simplicity and common sense charactize your planning)
"당신의 인생을 10분 단위로 쪼개 무의미한 시간이 없도록 하라."
(Split your life 10 minute units and sacrifice as few as possible to futurities)
"최선의 거래는 사는 사람과 파는 모두가 이익을 얻는 것이다."
(The best deal is when neither buyer nor seller loses, but both gain)
"당신 호주머니에 돈이 있어야 당신 앞에 다가오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As long as you can take the money in your pocket, you can take the golden opportunity by the forelock)
"기회는 위기의 형태로 온다."
(Opportunity comes as a form of crisis)
"최소의 수단으로 최대의 결과를 얻어라."
(Reach good results with small means)
"다르게 하라."
(Do it different way)
"한가지에 집중하는 것이 당신 성공을 보장한다."
(Concentration is important to your success)
"무언가 일이 남았다는 것은 멋진 미래가 있다는 뜻이다."
(Most things still to be done means glorious future.)
"현실을 직시하라."
(Strive to face reality.)
"유행은 오고 가지만 좋은 디자인과 우수한 품질, 그리고 낮은 가격을 가진 상품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Trends come and go, but combining a low price with good design and function never goes out of style)
"돈 그 자체는 목적이 아니며 수단일 뿐이다."
(Money is no aim in itself, only a mean)
"‘어떻게’가 아니라 ‘왜?’를 생각하라. 당신이 그것을 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하다면 ‘어떻게?’는 문제되지 않는다."
(Why, not How is the most important thing. If you have the sufficient reason to do it, How may not be the ma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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