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연구소=이현지 기자] 순식간에 기업이 명멸하는 현대 비즈니스 업계에서 '지속 가능 기업'(Going concern)은 경영자들의 꿈이다. 워런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 사업 보고서를 통해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한 원칙들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 사업보고서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7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경영진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
“버크셔 해서웨이 계열사의 경영진의 대부분은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의 주주이기도 합니다. 자급자족하는 셈이죠."(버크셔 해서웨이 2013년 사업 보고서 103쪽)
기업 경영자가 자기 회사 지분을 상당량 보유했다면 연봉을 늘려 자신에게만 혜택이 돌아오게 하는 대신 회사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이는 회사의 장기적 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경영진이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주주 이익과 경영진의 이익을 더 잘 일치시킨다. 이를 통해 경영진은 주주처럼 생각한다. 경영진의 지분이 많으면 많을수록 자기만의 이기적 결정을 통해 주주 가치를 파괴할 가능성이 더 줄어든다.
2. 주당 내재 가치의 성장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업
“우리는 버크셔의 경제적 중요성이나 성과를 그 규모로 측정하지 않습니다. 주당 성장으로 측정합니다."(버크셔 해서웨이 2013년 사업 보고서, 103쪽)
버핏은 주당 기준으로 주주 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을 여러번 강조하고 있다. 신주를 발행하면서 기업을 키우는 것은 주주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버핏은 말하고 있다. 100만 달러짜리 기업의 지분 10%를 소유하는 것은 1,000만 달러짜리 기업의 지분 1%를 소유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전체적인 기업의 성장에만 집중하면 신주 발행을 통해 자본을 늘릴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주주 가치를 희석한다.
3. 평균 이상의 자기자본 수익률을 창출하는 기업
“목표 달성을 위해 우리가 선호하는 것은 현금을 창출하고 지속적으로 평균 이상의 자기자본 수익률을 올리는 여러 기업을 골고루 직접 소유하는 것입니다."(버크셔 해서웨이 2013년 사업 보고서, 103-104쪽)
버핏은 자기자본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이 지속가능기업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자기자본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이란 쉽게 말해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높은 기업을 말한다. 평균 이상의 자기자본 수익률을 올리는 기업이 강력한 경쟁 우위를 갖췄을 가능성이 더 높다. 향후 몇 년(또는 몇십 년) 동안 사용 기업을 보호하면서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량 기업으로 다각화한 포트폴리오는 지속적으로 주주들을 위한 현금을 창출하며, 이 현금을 이용해 선순환 사이클로 더 많은 우량 기업을 매수할 수 있다.
버크셔해서웨이 로고. 사진=버크셔해서웨이 홈페이지
4. 투자자들에게 기업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
“우리는 여러분에게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는지 알려준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버크셔의 사업을 평가할 뿐 아니라 경영과 자본 배분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식 또한 평가할 수 있을 겁니다."(버크셔 해서웨이 2013년 사업 보고서 104쪽)
버핏은 투자자(주주)에게 기업 정보를 제공하면 더 나은 피드백이 이뤄져 회사가 지속가능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5. 부채를 보수적으로 활용하는 기업
“찰리와 제가 사용하는 금융 미적분에서는 추가로 몇 % 수익률을 위해 편안한 잠을 포기하는 따위를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버크셔 해서웨이 2013년 연례 보고서. 104-105쪽)
기업이 부채를 늘리면 파산이나 부도 리스크가 높아지고, 기업의 지속경영을 어렵게 한다. 버핏에 따르면 부채는 미래의 수익을 당겨쓰는 것이며 이를 이용해 현재의 성장을 더 빠르게 하는 것이다 . 단기적으로는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되겠지만 미래의 성장 체력은 저하될 수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을 30% 안팎으로 낮게 유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채 부담이 큰 기업일수록 기업 경영과 관련한 단기적 사건이라도 심각한 문제로 비화한다. 보수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이 경기 둔화와 사업 침체에 더 잘 대비한다.
사진=픽사베이
6. 좋은 비즈니스는 절대 매각하지 않는 기업
“가격이 얼마 건 관계없이 우리는 버크셔가 보유하고 훌륭한 기업을 매각하는 데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우리는 또한 적어도 어느 정도의 현금 창출이 기대되는 한, 그리고 경영진과 노사관계가 괜찮다고 생각되는 한, 평균 이하의 기업이라도 매각에 대해서는 아주 심각하게 고려합니다."(버크셔 해서웨이 2013년 연례 보고서. 105-106쪽)
버핏은 일단 주식을 매입하면 쉽사리 매도하지 않고 장기 보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면 어느 것을 팔고 어느 것을 살까 고민하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제쳐두고라도 중개 수수료, 가격 슬리피지 및 세금을 비롯한 마찰 비용이 소요된다. 간단한 매수 후 보유 전략은 비용을 낮춰주고 뒤늦은 후회와 걱정을 덜어준다.
7. 장기 가치 성장률이 S&P 500을 능가하는 기업
“우리는 정기적으로 버크셔의 주당 장부 가치 성장률을 S&P 500 성장률과 비교해봅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는 버크셔가 이 척도를 넘어서길 희망합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어떤 투자자가 우리를 원하겠습니까?"(버크셔 해서웨이 2013년 사업 보고서. 106쪽)
버핏에 따르면 기업의 장기 주당 내재 가치는 S&P 500보다 빠르게 성장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그렇지 못한 기업에 투자하느니, 저비용 인덱스 펀드에 돈을 넣어두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고 버핏은 말한다.
결론적으로 버핏의 관점에서 지속 가능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주주를 기업 소유주로 대우하고, 우량 기업을 경영하면서, 장기적으로 주당 내재 가치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업으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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