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유보율이 높으면 회사에 현금이 많을까?(윤진기 교수의 경제와 숫자 이야기)
  • 윤진기 교수
  • 등록 2018-05-07 19:53:49
  • 수정 2024-02-13 09:03:02
  • 목록 바로가기목록으로
  • 링크복사
  • 댓글
  • 인쇄
  • 폰트 키우기 폰트 줄이기

기사수정


유보율은 현재까지 누적된 잉여금이 자본금보다 얼마나 많은 상태인지 그 비율을 나타낸다. 회사의 잉여금은 이익잉여금과 자본잉여금으로 구성되어 있고, 유보율은 이것을 자본금으로 나눈 값이다. 공식으로 표시하면 아래와 같다.

 

유보율 = (이익잉여금+자본잉여금)/자본금×100(%)

이익잉여금 = 회사 창립 시부터 발생한 당기순이익의 누적액-모든 배당금지급액의 합계액

 

그런데, 2016년 30대 기업의 유보율 평균이 8682%로, 너무 높아서 현금이 넘치는데 투자는 하지 않고 있어서 법으로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유보율을 좀 더 풀어서 살펴보자. 회사를 만들 때 자기가 가진 돈(자본)으로 회사를 만들면 이 돈이 자본금이다. 이것이 곧 회사를 설립할 때 들어가는 납입자본금이고, 주식의 액면가와 일치한다. 이 돈만으로는 회사를 경영하기 어려우니 은행이나 타인에게 돈을 빌려서 회사를 운영한다. 이때 빌린 돈이 부채이고, 이 자본금과 부채를 합하여 회계에서 자산(총액)이라고 한다. 회사를 경영하여 돈(이익)이 남으면 일부 주주들에게 배당을 주고, 나머지는 회사에 둔다. 이것이 이익잉여금이다. 사업을 잘 하는 기업은 이것이 매년 쌓여간다.


회사가 돈을 잘 벌어서 회사 가치가 올라가면 회사는 회사 주식을 두 배나 세 배에 팔 수도 있고, 원래 1주 가격의 두 배나 세 배로 주식의 수를 늘려서 외부의 사람들에게서 자금을 들여올 수도 있다. 어느 경우에나 이때 자본거래로 인하여 발생한 이익, 즉 거래차익은 자본잉여금이 된다. 신주를 발행하여 자본을 늘린 경우 주식 수는 늘었지만, 동시에 자본잉여금이 늘어나서 회사의 전체 자본총액은 늘어나게 된다. 신주 발행의 경우 자본금은 아래와 같이 계산된다.

 

자본금 = 최초 발행주가(액면가) × 전체 발행주식 수

자본잉여금 = (신주발행 가격-최초 발행주가) × 당해 발행주식 수

 

따라서 회사에 있는 돈은 자본금, 이익잉여금, 자본잉여금으로 이루지게 된다. 이 외에도 자본조정이나 기타포괄손익누계액 등도 있으나 대체로 미미하여 재무분석에서는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회사는 이 돈으로 원자재도 사고, 직원들 월급도 주고, 단기간에 현금화 할 수 있도록 은행이나 금융상품에 넣어두기도 하고, 공장도 짓는다. 기술개발에 돈이 큰 들어가기도 하고, 외국에 가서 공장을 짓기도 한다. 이렇게 쓰는 돈이 자본총액이다. 이 돈이 모자라면 빚을 내어 보태어서 사용한다. 자본총액에 빚(부채)까지 보태면 회사의 총자산이 된다. 이익잉여금이 좀 많이 생겼다고 해서 이 돈이 회사에 현금으로 남아 있다고 보는 것은 매우 단순한 생각이다.


유보율이 높다는 것과 회사에 현금이 남아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회사에 현금이 여유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지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이 계산한다.

 

현금비율 = (당좌자산-매출채권)/유동부채×100(%)

 

위 공식은 제품(재고)의 판매와 외상값 회수 없이도 부채를 갚을 현금이 충분한가를 나타낸다. 대체로 현금비율이 100% 이하라면 보유한 현금만으로는 급한 부채를 모두 갚을 수 없다고 해석한다. 유보율이 아무리 높아도 회사는 현금비율이 현저하게 낮으면 현금이 부족하여 부도가 날 수 있다. 유보율이 매우 높다고 기업에 현금이 넘친다고 하는 것은 사정을 잘 모르고 하는 말이다.

 

ⓒ저작권은 저자에게 있습니다.

sunhwa771@naver.com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KG이니시스, IT서비스주 저PER 1위... 4.54배 KG이니시스(회장 김영달. 035600)가 1월 IT서비스주 저PER 1위를 기록했다.버핏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KG이니시스가 1월 IT서비스주 PER 4.54배로 가장 낮았다. 이어 헥토이노베이션(214180)(5.17), 링네트(042500)(5.43), 에스넷(038680)(5.93)가 뒤를 이었다.KG이니시스는 지난 3분기 매출액 3379억원, 영업손실 5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5%, 117...
  2. [버핏 리포트]한미약품, 실적은 아래로, 분쟁은 봉합으로, 모멘텀은 그대로 – 현대차 현대차증권은 17일 한미약품(128940)에 대해 지난해 4분기 일시적인 부진이 지속됐고 기저효과와 독감 지연으로 매출이 하락했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38만원으로 하향했다. 한미약품의 전일 종가는 25만8000원이다.여노래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625억원(YoY -14.2%. QoQ +0.1%),...
  3. [버핏 리포트] 유한양행, 마리포사(MARIPOSA) 유럽 승인·알러지 신약 임상...상반기 주목-메리츠 메리츠증권이 17일 유한양행(000100)에 대해 지난 4분기 영업이익 실적 추정치 하회하나 마리포사(MARIPOSA, 유한양행의 ‘렉라자’와 J&J의 ‘리브리반트’와 병용 투여하는 임상시험) 유럽 승인 및 올해 중 나올 최종 임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예상한다며  투자의견 ‘매수’로 유지, 적정주가는 22만원으로 상향했다. 유한...
  4. [버핏 리포트] CJ ENM, 시장 컨센서스 부합에도 실적 추정치 반영해 목표주가↓-메리츠 메리츠증권이 17일 CJ ENM(035760)에 대해 매출액이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할 전망이지만 실적 추정치 변경을 반영해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9만원으로 종전보다 14.3% 하향했다. CJ ENM의 전일종가는 5만4200원이다.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CJ ENM의 4분기 매출액을 1조3916억원(+10.5% YOY), 영업이익은 750억원(+27.7 YOY)으로 추정했다..
  5. [버핏 리포트] HS효성첨단소재, 지난해 타이어보강재 선방...올해 수익성 지속 전망 -SK SK증권이 17일 HS효성첨단소재(298050)에 대해 올해 안정적인 타이어보강재 본업 체력이 지속되고 탄소섬유 역시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지만, 실적추정치 하향 조정과 피어그룹의 밸류에이션 하락을 반영해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25만원으로 하향했다. HS효성첨단소재의 전일 종가는 18만5500원이다.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HS효성...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