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가치투자의 황제 존 네프의 가치투자 공부(윤진기 교수의 경제와 숫자이야기)
  • 윤진기 교수
  • 등록 2018-10-17 09:28:27
  • 수정 2024-02-12 20:19:45
  • 목록 바로가기목록으로
  • 링크복사
  • 댓글
  • 인쇄
  • 폰트 키우기 폰트 줄이기

기사수정


존 네프(Johm Neff)는 가치투자의 황제라고 불리며, 워렌 버핏(Warren Buffett), 피터 린치(Peter Lynch)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투자 업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31년간(1964 ~ 1995) 뱅가드 윈저 펀드(Vanguard's Windsor Fund)를 운용하면서 펀드 연평균 수익률 13.7%를 달성하여 펀드 규모를 대략 57배로 성장시켜* 윈저 펀드를 미국 내 최고의 펀드로 만들었다.


가치투자자 존 네프(Johm Neff) [사진=구글]

그의 주식투자 공부는 군대 시절에 시작되었다. 스무 살 즈음이다. 가치투자를 공부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나이다. 그는 한국전쟁이 치열하던 무렵에 징병 대상 연령이 되어 해군에 지원하게 되었다. 입대하기 전에 그의 아버지는 에이로 이큅먼트의 주식을 사두라고 권유하면서 혹시 손해가 생기면 자신이 그만큼 보상해주겠다고 제의했다. 우리나라에 이런 아버지가 몇 사람이나 있을까 궁금해진다. 그래서 그는 저금을 모두 털어서 에이로의 주식을 사고, 해군에 입대하면서 난생 처음으로 주식시장의 일원이 되었다.

 

그는 군복무 중에 투자와 관련된 책을 한 권 사서 아예 끼고 살다시피 했다. 투자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그는 주주가 되면 기업이 얻는 막대한 보상을 나누어 가질 수 있다는 것과 잘못된 투자를 하는 경우에는 엄청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군복무를 하면서 처음으로 갖게 된 주식에 대한 관심은 그의 투자 인생의 출발점이 되었다. 결손 가정 출신인 그는 군에 입대하기 전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세일즈를 하다가 아버지 회사에 들어가 일을 하기도 하고 다시 나와 자동차 세일즈 일을 하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부에는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던 그가 군대에서 투자에 관심을 가지면서 사회에 복귀하면 대학에 들어가 공부를 더해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은 꽤나 흥미로운 현상이다.

 

1953년 1월에 제대한 그는 아버지의 집이 있던 오하이오 주 톨레도로 돌아와 사흘 뒤에 톨레도 대학(University of Toledo)에 입학했다. 학비와 생활비의 일부는 제대군인원호법을 통해 해결하고, 부족한 생활비를 벌기 위해 그 지역에서 유명한 남성용 전문점에서 구두 판매원으로 일했다. 그는 일주일에 30시간이나 일하면서도 학교 수업을 전혀 빼먹지 않을 정도로 성실하게 일하고 공부했다. 그는 군에 입대하기 전에도 세일즈로 번 돈을 거의 대부분 저축할 정도로 성실하였다.

 

그는 대학에서 산업마케팅을 전공했는데, 투자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시드니 로빈스( Sidney Robbins) 교수에게 투자 관련 과목을 배웠다. 시드니 로빈스 교수는 당시 펀더멘털 분석학파의 거두인 벤자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과 데이비드 도드(David Dodd)의 후계자로 자타가 공인하는 사람이었다. 따라서 금융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였을 뿐 아니라 활발한 기고 활동을 통해 투자기법을 널리 전파하였다.(존 네프, L.S. 민츠 저, 김광수 역, 가치투자, 주식황제 존 네프처럼 하라, 시대의창, 2017, 70면)

 

당시 로빈스 교수는 투자과정을 강의했는데, 존 네프는 이 강의를 들으면서 투자의 기초, 즉 매수와 매도, 수익률, 영업이익, 현금흐름 등과 같은 개념을 배웠다. 그리고 투자에 대한 교수의 열정과 심오한 통찰력에 매료되어 그때부터 로빈스 교수를 열렬히 따르게 되었다. (위의 책, 70면)

 

존 네프의 가치투자 공부는 이렇게 해서 시작되었고, 그는 벤자민 그레이엄 교수로부터 시작된 가치투자 이론을 계승하게 되었다. 사실 처음에 투자를 누구에게서 배우는가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것이 그 이후 한 투자자의 거의 모든 것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존 네프가 군복무 시절 끼고 살았던 책이 어떤 것인지 매우 궁금하다. 올바른 투자이론을 소개하는 투자서적을 읽는 것이 입문자에게는 너무나 중요하다. 존 네프처럼 대학에서 가치투자의 전통이론을 계승한 교수에게 투자이론을 배울 수 있는 행운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그가 처음 읽은 투자서적이 어떤 것인지에 따라 투자 역정이 즐겁기도 하고 또 그 반대이기도 할 것이다.

 

만약 국내에서 주식투자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우연히 폴 라슨(Paul Larson)과 모닝스타(Morningstar, Inc.)가 공동으로 저술하고 조성숙이 번역한 「초보 투자자를 위한 12가지 투자기초(How to Get Started in Stocks)」**를 읽게 되었다면, 그는 존 네프처럼 대학에서 정통 가치투자 이론을 배우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행복한 투자를 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주석] 

* 존 네프 당시의 윈저 펀드 평균 수익률이 14.8%라는 자료도 있고, 전체 성장률도 자료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https://www.valuewalk.com/john-neff/ (2018.10.14. 검색) ;

https://www.validea.com/john-neff (2018.10.14. 검색)

** 이 책은 모닝스타의 성공투자 가이드 시리즈(Investing Workbook Series: Stocks 1,2,3) 중 첫 번째 책이다. 이 시리즈는 ‘이콘출판(주)’에서 번역하여 2006, 2008년에 국내에 출판하였다.

sunhwa771@naver.com

'버핏연구소' 구독하기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장마감] 코스피 0.68%↓(3130.09), 코스닥 1.31%↓(777.61) 20일 코스피는 전일비 21.47 포인트(0.68%) 하락한 3130.09으로 마감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3927억원, 2326억원 순매도했고, 기관은 5163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은 전일비 10.35 포인트(1.31%) 하락한 777.61으로 마쳤다. 이날 개인은 1572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26억원, 856억 순매도했다.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전일비 21.47...
  2. [시황] 미국증시, AI 버블 논란 관련 기술주 중심 매도 및 반발 매수세에 혼조 마감 미국은 AI 버블 논란과 관련해 기술주 중심 매도와 반발 매수세가 동시에 나타나며 혼조 마감했다. AI 재무 성과 우려를 보여준 MIT 보고서 때문에 기술주 중심 매도와 반발 매수세가 같이 나타났다.유럽은 방산주 약세 및 영국 증시 상승에 혼조 마감했다. 우-러 전쟁 종식 기대감에 방산주가 약세이고 영국 증시 소비재 중심 상승에 혼조세가 ...
  3. [버핏 리포트] 엠씨넥스, 프리미엄·구동계·전장 ‘삼박자’로 상반기 최고 성장 – 대신 대신증권은 21일 엠씨넥스(097520)에 대해, 삼성전자향 중견 카메라모듈 중 상반기에 최고 실적을 시현했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3만7000원으로 유지했다. 엠씨넥스의 전일 종가는 2만9200원이다.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2025년 상반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가 1.19억대로 전년동기대비 4.5% 증가했고, MX 매출...
  4. [버핏 리포트]파마리서치, 2Q 리쥬란•화장품 고성장...3Q 광고비 감소로 수익성 개선 – 교보 교보증권이 21일 파마리서치(214450)에 대해 2분기는 리쥬란과 시술용 및 일반 화장품 고성장으로 수익성이 개선됐고 3분기에는 2분기에 집행된 TV 광고비 제거로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80만원으로 상향했다. 파마리서치의 전일 종가는 65만3000원이다.교보증권의 정희령 애널리스트는 &ldq...
  5. [환율] 위안-달러 7.1756위안 … 0.07%↓ [버핏연구소] 21일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위안/달러 환율은 7.1756위안(으)로, 전일비 0.07% 하락세를 보였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