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PEG 계산 공식을 혁신한 짐 슬레이터의 PEG 계산 방법
  • 윤진기 명예교수
  • 등록 2022-01-14 08:25:19
  • 수정 2024-02-12 18:29:38
  • 목록 바로가기목록으로
  • 링크복사
  • 댓글
  • 인쇄
  • 폰트 키우기 폰트 줄이기

기사수정


밸류에이션 지표인 PEG가 소문만 무성하고 실제로 잘 사용되지 않는 이유는 계산 방법에 따라 결과가 달라져서 일반투자자들이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영국의 저명한 투자자인 짐 슬레이터(Jim Slater)가 PEG 계산 공식을 혁신하여 일반인들도 쉽게 PEG를 계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PEG 계산의 불명확성이 다소 완화되었다.


PEG는 PER을 EPS증가율로 나누어 계산하기 때문에 변수인 PER과 EPS를 어떤 것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계산 결과가 달라진다.


PER은 과거 (LY, Last Year) EPS를 사용하느냐, 최근 4분기 (TTM, Trailing Twelve Month) EPS를 사용하느냐, 1년 후의 EPS, 아니면 향후 2년치 또는 3년치 (forward) EPS의 평균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PER의 값이 달라지고 PEG의 값도 달라진다. *


EPS증가율도 과거 3년치 또는 5년치의 연평균증가율(CAGR, 연평균복합성장률)을 사용하느냐, 1년 후의 EPS증가율을 사용하느냐, 아니면 향후 2년치 또는 3년치의 예상 연평균증가율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EPS증가율이 달라지고 PEG의 값도 달라진다.


PEG의 계산에 과거 EPS성장률을 사용한다는 자료도 있고, ** 최근 4분기의 PER을 사용하는 자료도 있다. *** 또 예상 EPS증가율을 사용한다는 자료도 있는데 그 공식이 구체적이어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는 것도 있다. **** 학자들은 EPS증가율 대신에 ROE를 사용하여 PEG를 계산하여 연구를 하기도 한다. *****


자료: Beyond the Zulu Principle by Jim Slater, Jan 1, 1998
https://www.amazon.com (2022.01.10. 검색)

지금까지 알려져 있는 PEG 계산 공식은 사람마다 다르기도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수치를 사용했는지 명확하지 않아서 관심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심지어는 PEG를 가장 많이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피터 린치(Peter Lynch)가 PEG를 계산할 때 예상 EPS증가율을 사용했는지 아니면 과거 EPS증가율을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생각한다.

짐 슬레이터는 PEG 계산 공식의 이러한 애매함을 다 정리해 버리고, 화끈하고 명백하게 PEG 계산 공식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

 

PEG=1년 후 예상 PER / 1년 후 예상 EPS증가율
PEG≤0.75이면 투자하기 좋은 기업

 

필자가 짐 슬레이터의 PEG 계산 공식을 혁신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복잡한 변수들의 계산기간을 1년으로 통일시켜 버리고, (이렇게 함으로써 종종 EPS증가율이 CAGR로 계산되지 않았던 골치 아픈 문제가 사라졌다) 예상 PER을 변수로 사용하고, 과거 EPS증가율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예상 EPS증가율로 EPS증가율 변수를 고정시켜 버렸기 때문이다.

주가를 기업 미래실적의 종속변수로 보는 필자는 예상 EPS증가율로 고정시켜 PEG를 계산하도록 한 것이 매우 마음에 든다. 물론 예상 EPS증가율을 계산하는 것이 쉽지 않고, 짐 슬레이터 자신도 한때 좋은 주식을 고르는 조건으로 최근 5년 동안의 과거 EPS증가율을 매우 중요한 조건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 과거 EPS증가율을 전혀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자료: The Zulu Principle by Jim Slater, Jan 1, 1997
https://www.amazon.com (2022.01.10. 검색)

그러나 궁극적으로 1년 후 예상 EPS증가율을 분모로 PEG 계산을 하도록 공식을 제시한 것은 기업 가치평가의 본질에도 맞아 떨어져 매우 혁신적인 발상이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이 점이 마음에 든다. 왜냐하면 투자자들이 이 공식을 적용하려면 언제나 1년 후의 기업실적이 어떻게 변할까를 고민해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점은 눈부실 정도로 환상적이다.


짐 슬레이터의 PEG 계산 공식이 썩 마음에 든 필자는 지난 수년 동안 틈틈이 TS2000 데이터와 접근 가능한 증권사 데이터를 가지고 이 공식을 검증해 보았는데, 밸류에이션 분야의 공식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특히 기업의 매출액이 해마다 증가해도 EPS는 음수(적자)로 나타나는 기업도 많고, 대부분 해마다 기업의 EPS가 들쑥날쑥하여 1년 후의 EPS증가율 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공식의 적용이 쉽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여러 가지 문제에도 불구하고, 짐 슬레이터가 제시한 PEG 계산 공식은 지금까지 애매했던 PEG 계산을 명확하게 하고, 밸류에이션의 본질에도 가장 가까운 것으로, 몇 가지 기업 분석 요소만 고려하면 일반투자자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PEG에 대한 짐 슬레이터의 생각이 매우 혁신적이다. 이것은 다분히 PEG에 대한 그의 관심과 회계사로서의 전문지식, 그리고 오랜 투자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된다.


 

[주석]
* PER의 계산 방법에 대한 간단한 차이와 공식에 대해서는 윤진기, “PER×(1/(1+i)^n)의 공식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할 수 있을까?”, 버핏연구소, 투자칼럼 (윤진기 교수의 경제와 숫자이야기) 2019. 07. 11. https://buffettlab.co.kr/wordpress/calum-1/?pageid=2&mod=document&keyword=%EC%9C%A4%EC%A7%84%EA%B8%B0&uid=28759 (2022.01.10. 검색) 참조.
** 정호성과 임동민은 과거 5년 동안의 연평균복합성장율을 사용하고 있다. 정호성, 임동민, 『투자공식 끝장내기』, 부크홀릭, 2011, 174-175면. 존 리즈(John P. Reese)는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투자하고 전략을 짤 수 있도록 투자전략 비교분석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그는 이 시스템에서 과거 3년, 4년, 5년 성장률의 평균을 사용했으며, 추정 미래성장률을 사용하지 않았다. 존 리즈, 잭 포핸드(Jack M. Forhand) 저, 김숭진 역, 『천재투자자들』(The Guru Investor), 도서출판 길벗, 1990, 10면, 189-190면.
*** 한국에서는 PEG를 계산해서 결과를 제공하는 HTS가 거의 없는 같다. 필자는 연구용으로 몇몇 증권사의 HTS를 사용하고 있는데, 그중 이베스트의 HTS가 유일하게 TTM 방식으로 계산한 T.PEG를 제공하고 있지만 일부기업에 대해서만 그 결과가 제공되고 있는데 구체적인 계산 방식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 폴 라슨(Paul Larson), 모닝스타(Morningstar, Inc.) 저, 조성숙 역, 『좋은 기업을 찾기 위한 12가지 투자 분석』(How to Select Winning Stocks), 이콘출판㈜, 2008, 148-149면; 존 프라이스(John Price) 저, 김상우 역, 『워렌버핏처럼 가치평가 활용하는 법』(The Conscious Investor: Profiting from the Timeless Value Approach), 부크온, 2014, 191면. 데이비드 립슈츠(David Lipshutz)는 향후 12개월의 추정 EPS를 기준으로 계산한 PER과 5년 이익예상치를 이익증가율로 사용해 PEG를 계산했다. 위의 책, 193면.
***** 고승의, “한국 주식시장에서 성장주와 가치주의 초과수익률 비교연구”, 한국금융학회논문지 제9권 제7호, 2018, 215-216면. 이 논문에서는 “PEG=PER/ROE”의 공식을 사용하고 있다. 존 프라이스는 ROE를 사용하여 PEG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존 프라이스 저, 김상우 역, 앞의 책, 295면 이하 및 519-521면. 그러나 이것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필자가 실제로 EPS증가율 대신에 ROE를 사용해서 계산해본 결과 양자의 결과값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 짐 슬레이터 저, 김상우 역, 『돈이 불어나는 성장주식 투자법』(Beyond the Zulu Principle), 부크온, 2017, 51, 54, 65, 169면.
******* 짐 슬레이터 저, 김상우 역, 『줄루 주식투자법』(The Zulu Principle), 부크온, 2016, 50, 80면. 다만 그가 기업재무정보 서비스(기업 REFS)를 개발할 때에는 최종적으로 성장주의 조건으로 과거 5년 동안 (주당순이익이 증가해야 한다는 조건 대신에) 단 한 해도 손실을 기록해서는 안 된다는 정도로 양보하였다. 짐 슬레이터, 앞의 책(돈이 불어나는 성장주식 투자법), 46면.

 

저작권자 Ⓒ 윤진기.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출처를 표시하여 내용을 인용할 수 있습니다.

sunhwa771@naver.com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바텍, 건강관리장비와용품주 저PER 1위...6.35배 바텍(대표이사 김선범. 043150)이 11월 건강관리장비와용품주 저PER 1위를 기록했다.버핏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텍은 11월 건강관리장비와용품주 PER 6.35배로 가장 낮았다. 이어 레이언스(228850)(6.47), 디알젬(263690)(7.55), 세운메디칼(100700)(8.41)가 뒤를 이었다.바텍은 지난 3분기 매출액 873억원, 영업이익 12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
  2. CJ CGV, 3Q 매출액 5470억 전년比 34.9%↑..."CJ올리브네트웍스 시너지가 실적 견인" CJ CGV(대표이사 허민회, 079160)가 올해 3분기 매출액 5470억원, 영업이익 321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이하 K-IFRS 연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9%, 5.2% 증가했다. 지난 6월 자회사로 편입된 CJ올리브네트웍스와의 시너지가 본격화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올리브네트웍스는 매출 1830억원, 영업이익 164억원을 기록했다. 대외사업 수주 확대 및...
  3. 코웨이, 3Q 매출액 1.1조 전년比 9.2%↑..."동남아 매출이 성장 견인" 코웨이(대표이사 서장원, 021240)가 3분기 매출액 1조1003억원, 영업이익 207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K-IFRS 연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 6% 증가한 수치다. 코웨이는 3분기 국내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6608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여름철 아이콘 얼음정수기 판매 확대와 비렉스(BEREX) 매트리스 및 안마의자의 꾸준한 ..
  4. 네이버, 3Q 매출액 2.7조 전년동기 比 11.1%↑..."검색 및 광고사업 호조" 네이버(대표이사 사장 최수연, 035420:NAVER)가 3분기 매출액  2조7156억원, 영업이익 5253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이하 K-IFRS 연결). 전년동기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11.1%, 38.2% 상승했다. 숏폼, 피드 서비스를 통한 체류시간 광고 상품 개선 등으로 발생한 검색 및 광고사업의 호조세가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5. 휴온스, 3Q 영업익 87억...전년동기比 41.9%↓ 휴온스(대표이사 송수영 윤상배, 243070)가 3분기 매출액 1469억원, 영업이익 87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이하 K-IFRS 연결).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6.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1.9%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영이 시작된 2공장 관련 비용과 상대적으로 원가율이 높은 품목의 매출 비중이 늘며 매출원가율이 상승했으나, 외형 성장은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