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TV 홈쇼핑 업체들이 모바일 거래가 확산으로 인한 시청률 하락으로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시도가 눈에 띈다.
1995년 TV홈쇼핑이 도입된 이후 20년이 지난 현재 시장은 약 11조원 규모로 커졌고 취급 상품도 다양해졌다. 한때는 매년 10~20%대의 매출 증가세를 보이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홈쇼핑 채널들이 2014년 매출이 1%정도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기 시작했다. 홈쇼핑 채널의 방송사업 매출이 2004년 9천712억원, 2006년 1조3천384억원 ,2008년 1조5천533억원, 2010년 2조1천616억원, 2012년 3조286억원 등으로 매년 최고 20%대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둔화되었다.
국내 홈쇼핑 시장은 1995년 CJ오쇼핑과 GS홈쇼핑 2개 채널로 시작해 2001년 농수산홈쇼핑, 우리홈쇼핑, 현대홈쇼핑 등 3곳이 추가로 진입했고, 2011년 12월 중소기업 전용 홈앤쇼핑이 새로 뛰어들었다. 지난해 7월 공영홈쇼핑인 아임쇼핑이 신규로 진입해 현재 7개가 운영 중이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TV홈쇼핑 관련 기업은 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 엔에스쇼핑 등 4개 기업이다.(롯데홈쇼핑은 제외)
4개의 홈쇼핑업체는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다. 특히 영업이익에서 모두 감소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내수 부진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신규 홈쇼핑 업체의 등장과 모바일 쇼핑 확대 등에 따른 경쟁 강화가 구조적인 성장 정체로 이어진 것이다.
이에 각 기업들은 오프라인이나 해외시장 등 새로운 판매처로 진출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 업체들이 패션쇼를 열거나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소비자를 직접 만나 상품을 선보이면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CJ오쇼핑은 홈쇼핑 업계 최초로 오프라인 패션쇼와 출장세일에 나선 업체다. 신상품 패션쇼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온라인 투 오프라인(O2O)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월 신세계 사이먼이 운영하는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 오프라인 매장인 「스타일온에어」를 열었다.
인천 복합쇼핑몰 스퀘어원에도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며 향후 오프라인 매장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이들 매장에서는 CJ오쇼핑 인기 패션프로그램에서 선보인 패션 제품들을 직접 살펴볼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달 현대백화점이 오픈한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 오프라인 매장인 '현대홈쇼핑 플러스샵'을 오픈했다. 이 매장은 홈쇼핑 패션 및 잡화, 주방 생활용품 등을 상시 판매하면서 목표 대비 15% 이상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방송에서 세트 구성이었던 의류와 레포츠용품을 단품으로 판매하고 직접 만지고 입어보지 못했던 홈쇼핑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오픈 예정인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과 하반기 문을 여는 현대아울렛 가든파이브점에도 오프라인 매장을 낼 계획이다.
홈쇼핑 업체들은 오프라인 시장 진출 외에도 「쇼핑 한류」를 일으키고 있다.
‘쇼핑 한류’ 바람을 일으킨 두 주인공은 GS홈쇼핑과 CJ오쇼핑. 앞서간 것은 GS홈쇼핑이다. 2014년 말레이시아에 첫 홈쇼핑 회사를 세웠다.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자 지난 1일 CJ오쇼핑이 말레이시아에 진출했다. 두 회사는 말레이시아 홈쇼핑 시장을 100% 장악하며 미국과 일본 등 다른 홈쇼핑 강국이 접근 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CJ오쇼핑은 2004년 중국을 시작으로 인도·일본·베트남·태국·멕시코·말레이시아 등 9개국 11개 지역에서 홈쇼핑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실적 2011년 1조원이었는데 지난해에는 2조원을 돌파했다.
현대홈쇼핑은 중국, 태국, 베트남 총 3개국에 진출해 있다. 2011년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경쟁에 합류한 현대홈쇼핑은 올해부터 TV홈쇼핑사업과 온라인사업을 분리한 ‘투트랙’방식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지역 진출을 추가로 검토 중이다.
한편 엔에스홈쇼핑은 모바일 세대를 겨냥한 새로운 형태의 모바일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앱은 다른 앱과 달리 고객의 건강에 중점을 맞춘 「건강한 앱」 콘셉으로 차별을 둔 것이 특징이다. 이는 고령화, 1~2인 가구 증가 추세에 '건강'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현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 정체에 직면한 홈쇼핑 업계가 온·오프라인 쇼핑 경계가 허물어가는 추세에 발맞춰 오프라인 매장으로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며 『특히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체험형 매장 등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홈쇼핑의 변신은 더욱 다양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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