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5년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21.8%(457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5가구 중 1가구 이상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것이다. 이는 2010년 17.4%에서 5년 만에 4.4% 늘어난 수치다.
반려동물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사료, 의료, 콘텐츠 등 반려동물 관련 사업들을 다루는 업종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애완’의 개념과 달리 ‘가족’으로 편입된 동물이기 때문에 금전적 투자도 확대되는 데다가 1인 가구 증가와 인구 고령화 등과 같은 인구구조 변화로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르는 동물’에서 ‘더불어 사는 동물’… 인식 전환
반려동물은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을 뜻하는 말이다. 1983년 오스트리아빈에서「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를 주제로 하는 국제 심포지엄에서 처음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2007년 동물보호법 개정 이후 반려동물 이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펫팸족(Pet+Family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펫팸족이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을 이르는 말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령화와 더불어 1인 가구 확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가족에서 소규모 가족으로 전환되면서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지난 2012년 기준 한국의 1~2인 가구 비율은 전체 가구의 50.5%로 추계되고 있으며, 이 중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16%인 320만 가구로 집계됐다. 인구로는 1,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망된다.
주목받기 시작한 반려동물 관련주
반려동물 시장은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존 애완동물이던 시각 자체가 사람과 더불어 사는 「반려」로 변화하면서 프리미엄 사료,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 관련주들도 덩달아 주목받기 시작했다.
반려동물들도 녹내장, 백내장, 치아, 피부병 등의 질병에 실달리게 되면서 예방접종 수요, 골절 치료 등 다양한 수요가 발생한다. 현재는 2013년 1월 반려동물 등록제의 시행으로 삼성화재와 롯데손해보험에서 반려동물 의료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반려동물에 대한 사료에도 고급화가 추진되고 있다. 현재 사료 시장의 상당 부분은 다국적 회사가 점유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동물 사료 시장의 69%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기업은 마스(Mars), 네슬레(Nestle) 등이다. 이들 업체를 포함 상위 5개 기업은 세계 사료 시장의 85%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국내 시장에서도 7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며 주로 수익성이 높은 고급 사료 시장에 진출해 있다.
그 가운데 이글벳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글벳의 반려동물 사업부는 2002년 설립돼 미국, 캐나다 업체로부터 사료, 간식 등 관련 제품들을 들여와 유통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76%에 달한다.
국내 기업들 역시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성을 인식하고 사료의 고급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유통과정이 긴 글로벌 수입 브랜드에 비해 국내 업체들은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신선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CJ제일제당은 「오프레시」와 「오네이처」라는 펫푸드를 출시했다. 동원F&B는 「뉴트리플랜」, 롯데네슬레코리아는 「퓨리나」라는 상품이 있다. 사조산업은 「사조 로하이 캣푸드」, 이마트는 「엠엠도그」라는 이름의 고급 사료를 판매하고 있다.
사료뿐만 아니라 반려동물 사업은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KT는 집에 혼자 남겨진 반려동물이 심심하지 않게 TV를 시청할 수 있도록 애완전용 「도그TV」 서비스를 송출하고 있다. 아울러 혼자 있는 반려동물을 관찰하기 위한 CCTV 상품도 출시됐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폰으로 집안에 설치된 CCTV 화면을 확인할 수 있는 「맘카2」 서비스를 선보였다.
김영각 현대증권 연구원은 『반려동물 시장은 20~30대 층의 1인 가구 증가, 연금을 받아 경제력이 있는 노인인구의 증가, 결혼했지만 아이는 가지고 싶어 하지 않는 신혼부부 등, 다양한 수요가 있다』며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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