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벌써 여름이 눈 앞입니다. 칼럼을 시작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덥다니 놀랍습니다. 이번 5월에는 임시 공휴일 지정으로 인해 반짝 휴일이 있었지요. 저도 그 때를 기회 삼아 어머니를 모시고 일본으로 짧게 여행을 하고 왔답니다. 급하게 여행 일정을 잡다 보니 항공기 가격이 준 성수기에 비할 만큼 비싸서 저가 항공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어요. 대형 항공사의 비행기에 비하면 좁긴 했지만 기장님의 이륙, 착륙 솜씨는 부드러워서 생각보다 괜찮았답니다. 상대적으로 값싼 가격,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비행 솜씨가 인상 깊어 이번에는 저가 항공에 대해 조사해보았습니다.
국내 유일의 「상장」 저가 항공사
저가 항공사는 영어로 「Low Cost Carrier(LCC)」의 줄임말입니다. 한국에는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의 다섯 개 저가 항공사가 있습니다. 모두 급성장 중이지만 이 중 유일하게 상장된 곳은 제주항공 뿐이더라구요. 제가 이용했던 항공사는 다른 항공사였지만 같은 LCC라는 차원에서 이번 달에는 제주항공에 대해 조사해보았습니다.
제주 항공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그것이 속해있는 산업인 LCC에 관하여 알아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앞서 말했듯, 저가 항공사(LCC)는 기존의 프리미엄 항공사에 비해 아주 낮은 가격으로 국내 및 해외를 여행할 수 있다는 데에서 여객들의 반응을 끌어내고 있는 산업입니다. 저가 항공사에 주목하게 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저가 항공사는 출범한 지 이미 10여 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저가 항공사는 비행기란 큰 마음을 먹고 선택해야 하는 교통 수단이라는 인식을 바꾸며 산업을 성장시켰습니다. 단순히 기존 여행객의 수요만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인식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며 저가 항공사는 급속도로 성장하였습니다. 현재 국내선 여객의 시장 점유율은 제주 항공을 포함한 저가 항공사가 55%를 차지하며 프리미엄 항공사(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저원가 구조가 경쟁력
그렇다면 저가 항공사는 어떻게 낮은 운임을 달성할 수 있었을까요? 바로 대답하자면, 이는 운행에 있어 드는 비용을 크게 줄인 결과입니다. 기내 서비스를 줄이거나 보유 항공기의 기종을 통일하여 유지관리비 등 비용을 줄임으로써 결과적으로 값싼 운임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이번 제 경험에 비추어 보니 이것이 더 이해가 잘 되었는데요. 이번에 비행기를 타고 놀러 갈 적에, 기내 서비스의 경우 항공기에 TV를 달지 않고 비상시 안전 대책의 안내도 승무원이 직접 시범을 보여주었습니다. 또, 음료는 무료로 제공하지 않고 대신 판매를 했습니다. 항공기를 보면 크기가 상당히 작았고, 올 때와 갈 때 비행기는 같은 기종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프리미엄 항공사에는 있는 「비즈니스 석」 같은 자리는 없이 전 좌석이 같은 등급의 자리였습니다. 제 개인적인 체험에 의한 것이지만 조사해보니 이들은 저가 항공사의 전형적인 특징이었습니다.
제주 항공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모든 항공기를 같은 기종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B737-800이라는 기종인데요, 중단거리에 적합하며 기내에 최대 189명까지 수용할 수 있습니다. 비슷하게 중단거리용 기기인 A320-200보다 10여 석 더 많이 보유하여 이 항공기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같은 기종을 여러 대 보유하는 것이 비용을 절감하는 장점이 될까요? 여러 종류의 항공기를 갖추어서 장거리와 단거리의 노선을 모두 운행하는 것보다는 단일 항공기로 중단거리에 특화 하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12시간짜리 한 대와 2시간짜리 한 대를 갖추어서 다양한 노선을 가는 것보다 4시간짜리 노선과 그에 적합한 중단거리용 비행기를 3번 돌리는 것이 수익률이 높다고 해요. 그 외에도 여러 기종을 운항하면 정비나 운항 교육 측면에서 비용이 추가적으로 들지만 단일 기종을 선택하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서의 비용도 줄일 수 있습니다. 좌석이 등급 없이 통일되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도 없어 그 비용 또한 절감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비행기 티켓 가격은 저가 항공사답게 매우 저렴합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면 대부분의 경우 최저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주항공의 비용과 가격을 살펴보았는데요, 항공 산업의 특성상 비행기에 대한 리스료, 유지 비용, 공항료, 직원 교육비 등 고정적으로 나가는 비용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가격은 최저가구요. 그렇다면 수익은 어떻게 양을 늘리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주항공의 매출 비중은 97%가 여객 운송에서 창출되며 그 외 화물 운반 등이 나머지 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여객을 싣는 지에 따라 수익성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항공기 탑승객의 항공사 선택 기준은 첫째가 가격이라고 합니다. 저가 항공사이니만큼 가격 경쟁력은 확실하지요.
둘째는 직항여부입니다. 제주 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는 중단거리용으로 일본의 각지와 중국, 동남아시아, 대양주에 노선을 갖추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내 저가 항공사는 유사한 노선을 갖추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노선을 보유한 것이 제주항공입니다. 또, 항공기 보유 대수는 2015년 국토교통부의 항공기 등록현황 기준 20대로 국내 저가 항공사 중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셋째로 안전도 및 호감도, 마지막의 브랜드 인지도와 관련하여는 항공기 자체의 안전한 정도, 승무원들의 교육 등이 관건이 되겠습니다. 제주항공 항공기는 평균 기령이 11.32년으로 LCC 중에서는 티웨이항공 다음으로 낮으며 국내 프리미엄 항공사와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지도와 관련하여는 회사의 홍보대사에 많은 주의를 기울여 선정한 것이 보이는데요, 배우 이민호, 김수현, 송중기를 잇달아 선정하며 국내 여객은 물론 한류 마케팅을 이용한 해외 여객도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외에도 최근LCC 얼라이언스인 ‘Value Alliance’에 가입하며 노선을 증대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치열한 경쟁 진행중
제주 항공에도 물론 리스크는 많이 있습니다. 항공 산업은 여러 경제, 사회, 문화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작년의 경우, 메르스 여파로 여행객들이 크게 감소했었지요. 또, 프리미엄 항공사들도 저가 항공사의 선전을 그냥 보고 있지만은 않습니다.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 아시아나의 이름으로 최저가에 항공 티켓을 팔고 자회사인 저가항공사 진에어의 항공기에 그들을 탑승시키는 등의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브랜드 인지도에서 압도적인 프리미엄 항공사들이 저가 항공사와 비슷한 가격에서 운임을 책정할 수 있다면 굉장히 큰 위협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프리미엄 항공사의 역공도 걱정이 되지만 제주항공은 현재까지 매우 큰 폭으로 성장하며 각종 재무비율도 좋은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날씨도 많이 더워졌습니다. 곧 휴가철이 되고 여행객도 늘어나겠지요? 제주항공은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 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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