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연구소=이민주 발행인] 워렌 버핏의 집에서 자동차로 약 10분 거리에는 고라츠 레스토랑(Gorat's Restaurant)이 있습니다. 버핏의 단골 레스토랑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레스토랑 입구의 문을 열고 들어섰더니 이 레스토랑의 창업주라는 루이스 고라츠(Louis Gorat)의 근엄한 표정이 담긴 대형 초상화가 내걸려 있더군요. 초상화 아래에 있는 소개의 글을 보니 1944년에 이 레스토랑을 창업했다고 쓰여 있습니다.
버핏은 이곳에 오면 오로지 티본 스테이크(T-bone stake)만 주문하기 때문에 종업원들은 버핏이 레스토랑 문을 열고 들어서면 으레 이 메뉴를 준비한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버핏은 식습관이든 뭐든 규칙적이고 꾸준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음료수는 평생 콜라만 마시고, 사는 곳도 50년 넘게 그대로이고... 이것도 투자자로 성공하기 위한 조건이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봤습니다.
버핏은 이곳에서 유명인사를 초청해 식사를 자주 합니다. 제가 레스토랑 여종업원에게 "버핏이 자주 이곳에 오느냐"고 했더니, "오늘 정오 무렵에 버핏이 빌 게이츠와 함께 여기에 들러 점심을 함께 했다”고 알려주더군요.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 파라마운트 픽처스의 최고 경영자(CEO)를 지낸 마이클 아이스너가 이곳에서 버핏과 식사를 했습니다.
워렌 버핏은 이 레스토랑을 투자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장소로 활용한 적도 있습니다. 그는 1963년에 카드 사업체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주식을 매입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고민한 적이 있다. 당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직원의 부정 행위 스캔들로 인해 주가가 65달러에서 35달러로 추락한 상태였고, 신문 방송은 이 회사가 내일 당장 문을 닫을 것처럼 보도했다고 합니다.
당시 워렌 버핏은 며칠간을 이 레스토랑의 계산대 옆에 서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를 사용하는 손님의 숫자를 세보았다고 합니다. 그 결과 회사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전혀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자신의 펀드 자산의 40%에 해당하는 1,300만 달러를 털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주식을 매입했다고 합니다.
2년 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주가는 3배로 뛰었고 버핏은 2,000만 달러(약 180억원)의 수익을 올리게 됩니다. 이는 버핏의 초기 투자의 가장 전설적인 성공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버핏의 집과 고라츠 레스토랑, 버크셔 해더웨이 본사 사무실 등을 들러 보니 성공하는 가치 투자자의 모습이 그려지더군요. 소박함, 규칙적인 생활, 분석하고 연구하는 것... 이런 단어들이 떠올랐습니다. 버핏이 월스트리트가 있는 맨해튼에서 살았다면 투자자로서 성공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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