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국내 라면업체들의 가격인상을 두고 업계 1위 농심과 3위 삼양식품이 「수익성 사수」를 목표로 가격 인상을 진행했고, 반면 2위 오뚜기와 4위 팔도는 「점유율 확대」을 위해 가격 유지를 고수하는 모습이다. 가격인상에 대한 라면 업체들의 전략이 엇갈리면서 향후 결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이달 1일부터 라면값 인상을 단행했다. 삼양식품의 주력상품인 불닭볶음면과 삼양라면을 비롯해 12개 제품의 소비자가격을 평균 5.4% 인상했다. 삼양식품의 가격 인상은 2012년 8월 이후 4년 9개월 만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인건비, 물류비, 수프 재료비 등 원가 상승 압박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했다』고 말했다.
앞서 라면 시장 점유율 1위인 농심은 지난해 12월 신라면, 너구리 등 12개 브랜드의 가격을 평균 5.5% 인상한 바 있다. 신라면은 780원에서 830원으로, 너구리는 850원에서 900원으로, 짜파게티는 900원에서 950원으로 각각 올랐다.
농심 관계자는 『2011년 11월 이후 5년1개월 만의 인상으로, 비용 부담 압력(가격 인상 당시) 때문에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농심의 라면 가격 인상으로 경쟁 업체들의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으나, 업계 2위 오뚜기와 4위 팔도는 올해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뚜기 관계자는 『2008년 가격 인상 이후 아직까지 일단 인상 계획은 없다』며 『올해 안에 가격을 올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8월 라면 가격 인상이 마지막인 팔도 관계자도 『가격 인상 필요성은 느끼고 있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없는 상태이며,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오뚜기와 팔도는 각각 농심과 삼양라면의 점유율을 뺏어오기 위해 「가격 유지 정책」을 펴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라면 품질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같은 품질이라면 가격을 따지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가격을 올린 농심·삼양과 달리 오뚜기와 팔도는 올해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Copyrigh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I.H.S 버핏연구소(buffettla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