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연구소=이민주 소장] 버크셔 해더웨이 주주총회는 미국 오마하 시내 외곽의 퀘스트센터에서 열립니다. 이 센터의 1층에는 면적이 축구장 보다 넓은 상품 전시장이 있는데, 버크셔 해더웨이 주주총회가 열리는 기간에는 버크셔 해더웨이 자회사 70여곳의 상품이 전시됩니다. 참가자들은 이 곳에서 버크셔 해더웨이 자회사의 상품과 제품을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습니다.
전시장 곳곳에서는 공연도 펼쳐집니다.
캐주얼 웨어 전문 업체인 저스틴 브랜즈 부스 옆에서는 이 회사를 상징하는 카우보이 부츠와 청바지를 입은 남녀가 바이올리과 기타를 연주하면서 관객의 눈길을 끌고 있었습니다.
저스틴 브랜즈는 미국인들에게 서부 개척 시대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브랜드입니다.
이밖에도 코카콜라 부스에는 높이가 어른 키를 훌쩍 넘는 코카 콜라 모형이 세워져 있었고 주변에 코카 콜라가 박스째로 놓여 있었습니다.
버크셔 해더웨이 계열사로 내의(inner wear)를 판매하는 프루츠 오브 더 룸(fruits of the loom)이 있습니다. 이 회사를 상징하는 초록색, 파란색 과일로 분장한 모델들이 피아노 반주에 맞춰 합창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습니다(아래 사진 참조).
이날 워렌 버핏이 예고 없이 상품 전시장에 등장해 기자들과 즉석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버핏의 뒤로 얼룩 젖소들이 보이네요. 낙농 제품 판매 회사인 데어리 퀸을 홍보하기 위해 실제로 얼룩 젖소를 상품 전시장에 갖다 놓은 겁니다.
키가 아주 큰 큰 백인 기자가 성큼 버핏에게 다가서더니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더군요. 이 남자의 옆에서 버핏에게 마이크를 들이대는 남자에게서 'CNBC'라는 로고가 보였습니다. 이 백인 기자에 이어 각국에서 온 기자들이 경쟁적으로 버핏과 인터뷰를 했는데, 저도 '기자 정신'을 발휘해 용감하게 인터뷰를 했습니다. 다음날 공식 기자회견장에서도 다시 한번 용감하게 버핏과 질의 응답을 주고 받았습니다.
버핏과의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 매장 한 켠의 북스토어에 들렀습니다. 버핏의 인생과 투자에 관련된 이런저런 서적과 CD가 진열돼 있었습니다. 버핏의 평생 동반자 찰스 멍거 버크셔 해더웨이 부회장, 버핏과 오랫동안 우정을 나누고 있는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 소프트(MS) 회장에 관련된 서적도 있더군요. 저도 몇권의 책과 CD를 구입했습니다.
상품전시장을 들러본 느낌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버크셔 해더웨이는 주주와 하나가 돼 있는 기업'이라는 사실입니다. 한국에도 이런 주주총회가 열렸으면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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