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워렌 버핏의 '보르샤임 보석 가게'는...
  • 관리자
  • 등록 2014-09-06 16:10:36
  • 수정 2024-02-02 19:54:57
  • 목록 바로가기목록으로
  • 링크복사
  • 댓글
  • 인쇄
  • 폰트 키우기 폰트 줄이기

기사수정

[버핏연구소=이민주 소장] "보석을 모르면 보석가게를 알아야 한다"(If you don’t know the Jewelry, know the Jeweller) 

-워렌 버핏-


오마하 도심을 관통하는 닷지(Dodge) 스트리트를 서쪽으로 달리다 보면 버크셔 해더웨이 자회사인 보르샤임 보석가게(Borsheim's Fine Jewelry)가 나옵니다.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 있는 보르샤임 보석가게. [사진=버핏연구소]

이 가게는 해마다 5월초에 열리는 버크셔 해더웨이 주주총회의 전야제 장소라는 점에서 유명합니다. 버크셔 주주총회 개막일 하루 전이면 이 보석가에의 널찍한 앞마당에 야외 그릴과 테이블이 설치되고 각국에서 온 주주들이 담소를 나눕니다. 앞마당 한켠의 가설 텐트에서는 맥주 파티와 함께 공연이 펼쳐집니다.


버크셔 해더웨이 전야제는 보르샤임 보석가게의 '대목'이기도 합니다. 전야제에 참가한 주주 3만여명이 보르샤임 보석가게에 들러 물건을 구매하기 때문입니다. 2007년 5월 버크셔 해더웨이 전야제 행사 때 이 가게에 들어가봤습니다. 손목 시계, 벽 시계, 팔찌, 귀걸이, 접시 등이 진열돼 있었는데,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중저가에) 판매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디자인이 정교하고 고급스럽더군요.


가령 손목 시계에는 아주 작은 보석들이 정교하게 박혀 있었는데 미국인이 어떻게 이런 걸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 생활을 해본 분은 아시겠지만 미국인들은 손놀림이 참 서투르지요. 인도나 중국에서 만들어 수입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게 한 켠에 놓인 카탈로그를 펼쳐봤더니 워렌 버핏의 '보석을 모른다면 보석가게를 알아라(If you don’t know jewelry, know the jeweller)'라는 구절이 쓰여 있었습니다.


이 가게에는 약 1,800제곱미터(550평)의 매장에 약 400명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습니다. 보르샤임 보석가게는 프랜차이즈를 두고 있지 않고, 단일 매장으로 운영됩니다.


보르샤임 보석가게는 1870년 루이스 보르샤임(Louis Borsheim)이라는 미국인이 설립해 보르샤임 가족이 운영하다가 1947년 루이스 프리드먼(Louis Friedman)과 아내 레베카에게 인수됩니다. (레베카 프리드먼은 버크셔 버크셔 해더웨이 자회사인 네브라스카 퍼니처 마트의 설립자 로즈 블룸킨 여사의 여동생입니다. 그러나 블룸킨 여사는 워렌 버핏에게 보르샤임 보석가게를 추천하지 않았고, 버핏이 독자적으로 보르샤임 보석가게를 인수했다고 합니다)

1948년 루이스의 아들 이사도르가 이 보석가게에 합류해 가게를 세계 일류의 보석상으로 발전시켰고, 1989년 버핏이 인수해 버크셔 해더웨이 자회사로 편입됩니다.


미국 오마하의 보르샤임 보석가게에서 손님이 제품을 살피고 있다. [사진=버핏연구소]

<워렌 버핏이 선택한 CEO들>을 보면 버핏이 이 가게를 인수하기까지의 과정이 나와있습니다.


앞서 1988년 겨울 워렌 버핏이 반지를 구입하기 위해 이 가게에 들릅니다. 버핏이 이 가게에 들렀던 적이 여러 번 있었으므로 임직원들은 특별히 놀라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사도르의 사위인 도널드 예일이 이렇게 소리쳤다고 합니다.


"워렌에게 반지를 팔 게 아니라 가게를 팝시다!"


새해가 지난 뒤 얼마되지 않아 버핏은 이사도르 가족이 정말로 보르샤임 보석가게를 팔 의향이 있는지 문의합니다. 워렌 버핏은 말합니다.


"보석 산업은 행복 산업입니다. 행복한 사람들을 상대하고, 특별한 일을 기념하도록 도와주는 일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보석 비즈니스를 좋아합니다."


1989년 2월 프리드먼과 워렌 버핏이 만납니다. 그리고 10분만에 보석 가게 매매에 관해 합의에 이르렸다고 합니다. 버핏은 단지 다섯가지 질문만 했다고 하는군요.


"매출은 얼마입니까?"


"총수입은 얼마입니까?"


"비용은 얼마입니까?"


"재고는 얼마나 있습니까?"


"이 가게를 계속 운영할 의향이 있습니까?" (버핏은 회사를 인수하더라도 기존의 경영진이 그대로 회사를 운영토록 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습니다)


며칠 뒤 버핏은 말했다고 합니다.


"방금 전에 있었던 일을 잊어버리고, 이제까지 하던 그대로 하십시오."


버핏은 보르샤임즈 지분의 80%에 해당하는 금액을 수표로 써서 건넸고, 프리그먼 가족은 나머지 20% 지분을 보유하고 가게를 그대로 운영합니다. 매입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버핏은 이런 방식으로 70여개의 회사를 매입해 자회사로 두고 있습니다. 그는 자회사의 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최고경영자(CEO)로서의 버핏의 면모가 엿보이는군요.

hankook66@naver.com

'버핏연구소' 구독하기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삼양바이오팜 분할 출범, 삼양홀딩스는 순수 지주사되고 경영 효율성↑ 삼양홀딩스에서 삼양바이오팜이 인적분할되면서 삼양홀딩스는 순수 지주사로 색깔이 선명해지고 그룹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양홀딩스가 의약바이오 부문을 인적분할해 지난 1일 삼양바이오팜을 출범시켰다. 이 분할은 의약바이오사업의 가치를 시장에서 재평가받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환경에 ...
  2. NI스틸, 건축자재주 저PER 1위... 6.38배 NI스틸(대표이사 이창환. 008260)이 11월 건축자재주 저PER 1위를 기록했다.버핏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NI스틸이 11월 건축자재주 PER 6.38배로 가장 낮았다. 이어 한일현대시멘트(006390)(6.63), 노루홀딩스(000320)(6.64), 삼표시멘트(038500)(6.8)가 뒤를 이었다.NI스틸은 지난 3분기 매출액 652억원, 영업이익 8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15.81%, 영업...
  3. [버핏 리포트]DL이앤씨, 영업이익 예상 수준...수익성 리스크 완화 시 가치 부각 기대 - 메리츠 메리츠증권이 7일 DL이앤씨(375500)에 대해 매출 및 수익성 리스크가 해소된다면 안정적인 방어주, 가치주로서의 역할이 부각될 전망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5만3000원을 '유지'했다. DL이앤씨의 전일종가는 3만9900원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DL이앤씨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1168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추...
  4. [버핏 리포트] 롯데웰푸드, 코코아 가격 하락 시작…인도 법인 성장까지 더해져 마진 반등 본격화 - 한국 한국투자증권은 21일 롯데웰푸드(280360)에 대해 글로벌 코코아 가격이 톤당 5000달러 아래로 내려오며 원가 부담이 완화되고, 내수·해외 가격 인상 효과가 더해지면서 4분기부터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 17만원을 제시했다. 롯데웰푸드의 전일 종가는 12만3700원이다.강은..
  5. [버핏 리포트] 아모레퍼시픽, 북미·유럽 고성장 지속…에스트라 매출 급증 - 삼성증권 삼성증권은 7일 아모레퍼시픽(090430)에 대해 “라네즈의 미국·유럽 호실적이 이어지고, 미국 신규 론칭 브랜드 에스트라의 성장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5만2000원을 유지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 6일 종가는 11만8600원이다.이가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연결 매출액은 1...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