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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서] 『호모 데우스』인간이 재설계된다 (평점 ☆☆☆☆☆)
  • 이민주 버핏연구소장
  • 등록 2017-07-08 16:03:24
  • 수정 2026-02-13 10: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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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재설계된다.『호모 데우스』 평점 ☆☆☆☆☆

유발 하라리 지음. 김병주 옮김. 김영사 펴냄. 2017년 5월 


'우리는 아메바에서 출발해 물고기, 도마뱀을 거쳐 지금의 '호모 사피엔스'가 됐다. 그리고 이후 600만년을 살아왔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600만년의 장구한 호모 사피엔스 시대를 끝내고 '호모 데우스'(Homo Deus)라는 새로운 종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말, 유발 하라리 교수가 <사피엔스>의 차기작으로 2017년에 내놓을 <호모 데우스>의 주제를 이같이 소개했을 때 이 차기작의 내용이 몹시 궁금했었다. 국내 번역본은 당초 예상보다 늦게 나왔다. 교보문고 서울 강남점에 들렀다가 <호모 데우스>가 있길래 집어 들었는데 표지만 '호모 데우스'인 홍보용이어서 실망해 돌아온 적도 있었다. 이런 사연끝에 손에 쥐게 된 <호모 데우스>는 느낌이 달랐다.


◆낯선 세상이 온다


<호모 데우스>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앞으로 10년만 지나도 세상은 근본적으로 바뀐다. 그런데 바뀐 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지금의 우리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바뀐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 


이는 그간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모든 것, 예를 들어 결혼과 가족 제도, 선과 악의 가치체계, 인본주의 등이 종말을 고하고 새로운 질서와 체계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하라리 교수가 이렇게 말하는 근거는 우리가 '인간'이라고 말할 때 떠오르는 생물학적 특성이 600만년만에 바뀌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는 "인류 역사는 그간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격변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딱 한가지의 상수가 있었는데 그것은 인류 그 자체였다"고 운을 뗀다. 우리가 기원전 그리스의 소포클레스의 비극과 중국의 공자의 사상을 읽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이런 고전을 창조한 그들도 우리와 동일한 생물학적 특성과 마음의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기술의 발전으로 바로 그 '인류'라고 할 때의 특성과 구조 자체가 변화하고 있는 중이라고 하라리 교수는 지적하고 있다. 


"생명공학자들은 오래된 사피엔스의 몸을 가져다 유전암호를 고치고, 뇌 회로를 바꾸고, 생화학 물질의 균형을 바꾸는 것은 물론 새로운 팔다리까지 자라게 할 것이다. 그런 식으로 새로운 신을 창조할 것이고, 그렇게 탄생한 ‘호모 데우스’(신적 존재)는 지금의 사피엔스와 완벽하게 다를 것이다.(70 페이지)


그래서 지금은 인류의 역사가 끝나고 완전히 새로운 과정이 열리는 시작점이라는 게 하라리 교수의 진단이다. 


◆ 인간 마음이 재설계된다 


그렇다면 지금의 인류 시대 너머의 새로운 단계는 어떤 모습일까? , 


이 궁금증에 대해 하라리 교수는 "알 수 없다"고 답변하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와 같은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 (생명공학으로) 무엇을 할까? 라는 질문에는 여러가지 현명한 대답이 존재하지만 '우리와 전혀 다른 종류의 마음을 지닌 존재가 생명공학으로 무엇을 할까? 라는 질문에는 대답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많은 학자들이 2100년 또는 2200년에 세계가 어떤 모습일지 예측하려고 시도하지만 이는 시간낭비다.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은 생명공학으로 자신의 마음을 재설계할 것이고,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현재의 마음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정도이다."(74 페이지)


이 정도로 근본적으로 모든 것이 바뀌는 지점에 내가 살고 있다는 것은 행운인가? 불행인가? 


그렇지만 하라리 교수는 "미래 세상을 우리는 알 수 없다"고 대답하면서도 몇가지 확실한 것은 제시하고 있다. 

우선, 그는 미래 세상에서는 인본주의가 종말을 고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인본주의란 인간이 세상과 우주의 중심이며 존귀하게 대접받아야 한다는 믿음이다. 


우리는 인본주의를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하라리 교수는 인본주의가 세상의 지배적 믿음이 된 것은 불과 300여년 전 자본주의의 등장 이후부터라고 말한다. 


"자본주의 체제는 튼튼한 군인과 노동자, 더 많은 군인과 노동자를 낳을 건강한 여성, 아파서 집에 쉬는 대신에 오전 8시 정각에 꼬박꼬박 출근할 관료들이 필요했기에 인본주의를 채택했다. 


복지제도도 원래는 궁핍한 사람들을 위해서가아니라 국익을 위해 기획됐다. 19세기 말 독일에서 오토 폰 비스마르크가 국민연금과 사회보장제도를 도입했을 때, 그의 주된 목적은 국민의 행복을 증진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충성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70세가 되면 나라가 당신을 보살펴줄테니 40세에는 세금을 내라는 것이다."(53 페이지)


그런데 인공지능(AI)이 주도하게 될 미래 세상에서 인간은 효용 가치가 떨어지므로 인본주의도 설 자리를 잃게 된다는 것이 하라리 교수의 진단이다. 



◆ 모든 것이 재설계된다 


다음으로, 가족, 결혼, 자녀에 관련된 제도와 개념이 바뀔 것으로 하라리 교수는 내다보고 있다. 


"오늘날 결혼한 사람들은 '죽음이 우리를 갈라 놓을 때까지' 함깨 살 것으로 기대하고, 인생의 대부분을 아이를 낳고 기르는데 보낸다. 그런데 사람의 한평생이 150년이라고 상상해보라. 40세에 결혼해도 이후 함께 사는 기간이 110년이다. 결혼 생활이 110년 동안 이어지는 것이 과연 현실적일까? 가톨릭 근본주의자들도 대답을 주저할 것이다. 그리하여 현 추세인 연속결혼(Serial marriage)이 강화될 것이다.“(46 페이지)


그는 “40대에 두 자녀를 낳은 여성은 120세가 되면, 아이들을 기르며 보낸 세월을 아득한 옛일로 기억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부모 자식간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이고 있다(46 페이지)


끝으로, 신양인에게는 거북한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종교가 현저히 약화될 것으로 그는 내다보고 있다. 종교가 다루는 죽음과 내세를 과학자들이 탐구하면서 비밀이 벗겨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금과는 근본적으로 딴판인 세상, 이것은 인류에게 복음인가, 흉조인가? 


이 질문에 대해 그는 "우리는 그런 세상을 지금 두렵게 생각하지만 반드시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의 몰락을 긍정적인 변화로 생각한다. 그런데 만약 당신이 고대 이집트 시대로 돌아가 누군가에게 "파라오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면 그는 아연실색하며 "파라오없이 어떻게 삽니까? 누가 질서와 평화, 정의를 보장합니까?" 라고 대꾸할 것이다. 우리가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며 어쩌면 인본주의 붕괴, 가족제도의 붕고는 좋은 일일지도 모른다.“(103 페이지)


이 책의 책장을 덮고 나면 우리는 600만년의 역사상 처음으로 특이한 지점에 들어서는 세대이며, 미래는 지금과는 아주 많이 다를 것이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hankook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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