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정유업체들이 이번주부터 2분기 실적을 공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유업체들의 2분기 실적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나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26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에쓰오일을 비롯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영업이익 합계액은 1조2,000여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분기(2조8,497억원)와 지난 1분기(2조2,705억원) 대비 거의 절반 수준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비정유 부문에서 고수익을 올리면서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으나, 2분기에 정제마진과 벤젠 및 PX 등 주요 화학제품 가격 하락 등으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정제마진은 휘발유나 경유와 같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유통 가격 등을 뺀 이익을 뜻하며 중요한 수익지표 중 하나다. 정제마진이 지난 2분기 동안 지속적으로 하락해 수익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제 유가 하락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는 평가다. 지난해 12월부터 배럴당 50달러를 웃돌던 두바이유는 지난 3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뒤 지난달엔 배럴당 46.47달러까지 하락했다.
유가가 하락할 경우 원자재 수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경기는 물론 세계 경제까지 악역향을 미쳐 석유화학 제품 수요 부진으로 이어진다. 이는 주요 화학제품 생산량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정유업계에는 직접적인 타격이 된다.
또 유가 하락은 정유사들의 원유 비축분 재고 손실(재고평가손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구입해 석유제품을 만들어 파는데 걸리는 데 약 한 달 이상의 시간을 소요한다. 이 기간동안 국제유가가 하락할 경우 정유사는 손실을 볼 수 밖에 없다.
한편 정유사들은 실적 하락 우려에도 불구하고 느긋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 실적과 관련해 낙관적인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3분기는 차를 몰고 휴가를 떠나는 이른바 「드라이빙 시즌」으로 세계적으로 휘발유와 경유 소비량이 증가하는 특성이 있다. 정유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정유업체가 수입원유를 정제해 남기는 이익)도 이달 배럴당 7달러대로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동부증권의 한승재 애널리스트는 『유가 하락, 정제마진 정체로 인해 국내 정유업계의 2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이라면서도 『6월 이후 개선되고 있는 정제마진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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