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구 연구원]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부 매각 협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도시바는 「신 미·일 연합」과 「한·미·일 연합」, 「훙하이 연합」 등 3개 진영과 다시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메모리반도체 매각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도시바는 『도시바메모리 매각 협상 제안을 검토했지만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내년 3월 매각 완료를 목표로 여러 매각 제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동안 도시바의 협상 판도는 크게 변동했다. 처음으로 매각이 유력했던 후보는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가 이끄는 한미일 연합이었다. 지난 6월 말 우선협상대상자로 한미일 연합이 선정됐을 때만 하더라도 매각이 쉽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도시바 측은 sk하이닉스가 향후 지분을 확보한다는 우려감으로 『웨스턴디지털(WD), 훙하이 측과도 협상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도시바는 사외이사 등이 참여한 경영회의에서 WD 진영에 독점교섭권을 주기로 결정하고 이사회에 안건으로 올렸다. 도시바와 WD는 매각 가격 2조엔(약 20조4100억원), 기업공개(IPO), 일본 측의 의결권 과반 확보 등에 대해서는 합의했으나, 1주일 넘게 WD의 출자비율 상한 등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원점으로 돌아갔다.
다시 3파전으로 돌입하는 데 큰 역할은 한 것은 애플이었다. 애플은 최근 3,000억엔(3조1500억원)을 대기로 하고 한미일 연합에 동참했다. 애플은 도시바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최대 고객이라는 점이 3개 진영과 다시 매각 협상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가 내년 3월 말까지 매각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각 국의 이해관계가 걸리면서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도시바는 매각을 원활히 마무리 짓지 못할 경우 2년 연속 자본잠식으로 상장 폐지될 수도 있다.
[Copyrigh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I.H.S 버핏연구소(buffettla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