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연구원]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완료로 중국의 경제 보복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유통업체들의 영업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지 사업에 실패한 이마트는 중국 철수를 결정한 이후 현지 사업 정리가 급속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마트의 중국 사업 정리는 적자 누적이 주요 원인이지만 사드 사태 여파로 반한 감정이 일어나는 등 사업 환경이 더욱 악화한 것도 철수 결정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에 이마트는 중국 매장 5곳을 태국 CP그룹에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P그룹은 중국에서 슈퍼마켓 브랜드 「로터스」를 운영하며 유통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중국 사업 철수를 위해 다양한 옵션을 검토 중』이라며 『매각 등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올해 내에는 철수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마트는 1997년 중국에 진출해 한때 현지 매장이 30개에 육박했지만, 적자가 쌓여 구조조정을 하면서 현재 6곳만 남은 상태다. 이마트는 지난해 중국에서 216억원의 손실을 보는 등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영업적자만 1,500억원이 넘는다.
롯데마트도 큰 피해가 예상된다. 다만 롯데마트는 이마트와 달리 현지 점포가 많아 쉽사리 철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는 중국 사업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롯데마트는 현재 중국 내 점포 112개 중 87곳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나머지 점포도 사실상 휴점 상태와 다름없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 3,600억원 규모 자금을 긴급 수혈한 데 이어 최근 3,400억원을 추가로 수혈하기로 했다. 매출은 거의 없지만 임금 등 고정비는 계속 나가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연말까지 롯데마트의 피해액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3억 인구의 중국시장은 포기할 수 없는 중요시장이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현지화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 때문에 최근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 등으로 눈을 돌리며 시장다변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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