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한국경제신문 1월 15일자에 개재된 이민주 버핏연구소장의 서평입니다]
버핏의 투자법 "크리스마스 카드, 반값 되는 1월에 사라" / <워런 버핏 가치투자를 넘어서> / 프렘 자인 지음 / 김세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380쪽 / 1만6000원
워런 버핏의 투자법은 언제나 세인의 관심 대상이다. 17세기 초반 현대적인 의미의 투자가 시작된 이래 버핏만큼 평생에 걸쳐 지속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인물은 찾기 힘들다. 1956년부터 1969년까지 13년 동안 그가 지인들의 자금을 모아 운용한 ‘파트너십’(일종의 펀드)의 연평균 수익률은 29.5%였다. 13년에 걸쳐 해마다 29.5%씩 돈이 불어나면 원금 5000만원은 14억4000만원이 된다. 이 시절에 버핏에게 돈을 맡긴 지인들은 부자가 됐다.
버핏이 최대주주이면서 경영을 맡고 있는 벅셔해서웨이의 주가는 1965년 8달러에서 51년이 지난 현재 19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 돈으로 8000원가량이던 주가가 2억2000만원이 된 것이다. 해마다 21.5%씩 주가가 상승한 셈이다.
그의 투자 성과를 보면 신비롭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런 궁금증과 의문이 생긴다. ‘그의 투자법을 따라 할 수 있을까?’
《워런 버핏 가치투자를 넘어서》는 이 같은 세속적인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선다. 저자인 프렌 자인은 버핏이 주주에게 보내는 편지, 벅셔해서웨이 사업 보고서는 물론이고 버핏과 주고받은 편지를 바탕으로 그의 투자법을 정리한다. 저자는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회계와 재무를 가르치고 있다.
그가 내린 결론 한 가지는 버핏의 투자법이 단순하다는 것이다. “버핏은 경영대에서 가르치는 효율적 시장 이론, 베타와 변동성, 옵션가격 결정이론 등이 수익을 내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지식이 아니라고 조언한다. 학교에서 재무 지식을 습득하지 않은 사람이 오히려 성공 투자에 유리하다는 것이 버핏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성공 투자를 위해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뭘까. 바로 ‘싸다’와 ‘비싸다’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다. 버핏은 성공 투자의 핵심을 “1달러짜리 지폐를 50센트에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버핏의 가치투자(value investing)다.
버핏은 말한다. “나는 1달러 지폐를 50센트에 산다는 개념이 몇몇 사람들에게는 즉시 받아들여지는 반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의아하다. 만약 이 개념이 어떤 사람을 즉시 매료시키지 못한다면, 아무리 그에게 수년 동안 설명을 하고 기록들을 보여 주고 해도 그를 변화시키지 못한다. 이는 IQ나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순간적인 인식의 문제인 것 같다.”
여기까지 들으면 버핏의 투자법을 일반인이 따라 하기가 쉬운 것 같다. 그런데 왜 실제로는 쉽지 않은 걸까. 그 이유는 투자자가 대중의 심리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다시 말해 주식시장은 군중의 심리, 인간의 광기와 탐욕의 영향을 받는 공간인데, 투자자는 여기에 휩쓸리기 쉽다는 것이다.
저자는 “크리스마스 카드는 12월에 가장 비싸게 팔리고 1월에는 절반 가격에 거래된다. 대다수가 관심을 갖지 않는 ‘1월 카드’를 미리 사놨다가 다음 크리스마스 때 쓴다면 투자금 대비 100% 수익을 얻을 것이다. 그런데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한다. 가치투자에는 인내심이 필요하고 대중에서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말하는 핵심은 “버핏의 투자법은 단순하지만 인간 본성과 심리를 이겨내야 한다는 걸림돌이 있고, 그렇기에 도전해볼 만하다”로 요약할 수 있다. 부동산 신화가 종말을 고하고,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시대에 안전하고 확실한 가치투자의 개념이 궁금하다면 이 책이 해답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이민주 I.H.S 버핏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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